4.3 학살터에 세워진 중문성당, ‘4.3기념성당’ 됐다
4.3 학살터에 세워진 중문성당, ‘4.3기념성당’ 됐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10.1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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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일 주교, 11일 교구 묵주기도의 밤 행사에서 ‘4.3기념성당’ 선포
제주북교 출발, 관덕정까지 묵주기도 바치면서 촛불행렬 장관 연출
천주교 제주교구 묵주기도의 밤 행사가 지난 11일 저녁 8시부터 제주북초등학교와 관덕정 일대에서 진행됐다. 사진은 강론 중인 강우일 주교의 모습.ⓒ 미디어제주
천주교 제주교구 묵주기도의 밤 행사가 지난 11일 저녁 8시부터 제주북초등학교와 관덕정 일대에서 진행됐다. 사진은 강론 중인 강우일 주교의 모습.ⓒ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 4.3 당시 도내 학살터 중 한 곳이었던 중문성당이 ‘4.3 기념성당’으로 지정됐다.

천주교 제주교구장인 강우일 주교는 지난 11일 제주북초등학교와 관덕정 일대에서 열린 제주교구 묵주기도의 밤 행사에서 중문성당을 ‘4.3 기념성당’으로 선포, 4.3 기념 십자가를 축복하고 주임신부에게 전달했다.

관덕정 앞 광장은 4.3 발발의 도화선이 됐던 1947년 3.1절 발포사건이 발생했던 곳이다.

이날 밤 제주북초등학교와 관덕정 일대에서는 제주교구 내 전 성당에서 참석한 3000여명의 신자들이 70년 전 억울하게 희생된 넋들을 위로하기 위해 한 마음으로 묵주기도 ‘빛의 신비’ 5단 기도를 바치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문창우 주교가 중문성당을 4.3기념성당으로 지정 선포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문창우 주교가 중문성당을 4.3기념성당으로 지정 선포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강우일 주교가 중문성당 주임신부에서 4.3 기념 십자가를 전달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강우일 주교가 중문성당 주임신부에서 4.3 기념 십자가를 전달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문창우 주교는 ‘4.3 기념성당’ 지정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의 자기 낮춤과 부활 안에서 당신의 전능을 신비하게 드러내시고 그 낮춤과 부활을 통해 악을 이기셨던 것처럼 제주 4.3으로 부서진 이 땅에 살아가는 우리도 악에 굴하지 않는 평화의 사도로 다시 태어나기를 다짐한다”고 밝혔다.

특히 문 주교는 “중문성당이 세워진 자리는 일제 강점기 때 신사 사당이 있던 곳이고 4.3의 비극적인 소용돌이에 휘말려 영문도 모른 채 끌려와 총살당한 사람들이 쏟은 무고한 피를 받아낸 곳”이라고 중문성당을 4.3기념성당으로 지정하는 이유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그는 “이 상처입은 땅에 세워진 성당을 제주4.3을 기념하는 성당으로 지정함으로써 우리는 동서 냉전의 틈바구니에서 일어난 참혹하고 한맺힌 죽음들을 그저 시간의 무덤 속에 가둬두지 않고 지금 여기를 살고 있는 우리의 삶 속에서 아프게 마주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사 중 참회의 기도 순서에서는 무장대에 의해 가족들이 희생당한 김병언씨와 북촌마을 학살 당시 생존자인 이양순씨의 증언과 당시 아픈 기억을 되새기는 기도가 이어지기도 했다.

천주교 제주교구 묵주기도의 밤 행사가 지난 11일 저녁 8시부터 제주북초등학교와 관덕정 일대에서 진행됐다. ⓒ 미디어제주
천주교 제주교구 묵주기도의 밤 행사가 지난 11일 저녁 8시부터 제주북초등학교와 관덕정 일대에서 진행됐다. ⓒ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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