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함식, ‘한반도 평화의 시대’에도 역행하는 일”
“국제관함식, ‘한반도 평화의 시대’에도 역행하는 일”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10.0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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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성명 “제주도를 전쟁 준비하는 섬으로 만들면 안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10일부터 제주해군기지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을 앞두고 강정마을에 있는 재단법인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이사장 강우일 주교, 이하 평화센터)가 국제관함식 행사를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평화센터는 8일 ‘평화의 섬 제주도에 국제관함식 개최를 앞두고’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작은 농어촌 마을인 강정마을에서 시작된 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갈등과 고통이 11년째 지속돼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평화센터는 “마을 사람들과 친척들 사이에 생겨난 깊은 갈등의 골이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고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공동체 파괴, 환경 파괴, 그리고 인권 파괴로 인한 상처 또한 깊게 남아있다”면서 “2016년 2월 26일 준공식을 시작으로 제주해군기지는 군부대가 입주하고 외국 함정을 포함한 많은 군함들이 사용하는 군사기지가 돼 고통의 신음과 함께 참된 평화를 위한 외침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토로했다.

올해가 4.3 70주년이라는 점을 들어 “국가는 제주 4.3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화해와 상생의 정신을 담아 제주를 ‘세계 평화의 섬’으로 지정했지만 피와 눈물이 마르지 않은 고통의 섬에 제대로 된 치유 노력도 없이 대규모 군사기지를 건설한 후에 전쟁 연습을 하는 군사기지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력과 군사력이 아닌 평화적 수단으로 평화를 이루자고 외치는 사람들에게 제주 4.3 때와 마찬가지로 낙인을 찍어놓고 공권력을 탄압을 일삼고 있다”면서 “잘못된 역사를 바로 보지 못한 채 해군기지가 건설된 제주도에는 평화가 제대로 설 곳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특히 평화센터는 이번 국제관함식에 대해 해군이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 과정에서의 상처를 치유하고 민군이 화합하고 상생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마을의 상처를 치유하기는커녕 갈등을 증폭시켰다”면서 “정부와 해군은 국제관함식을 유치하는 조건으로 대통령의 유감 표명과 공동체 회복사업 지원을 약속했지만, 제주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있었던 불법과 폭력에 대해 제대로 된 진상규명도 이뤄지지 않은 채 해군기지 문제를 덮으려고 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제주4.3 70주년인 올해 학살의 책임이 있는 미 해군의 핵항공모함이 제주도에 들어오는 데 대해 “학살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세계 평화의 섬 제주에서 전 세계 해군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국제관함식을 개최하는 것은 남북 정상이 선언한 ‘한반도 평화의 시대’에도 역행하는 것”이라면서 “국제관함식은 제주해군기지를 전 세계에 기정사실화하는 해군의 축제이며 건설 당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는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고 현재는 군사기지로만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평화센터는 “더 이상 제주도를 전쟁을 준비하기 위한 섬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면서 “제주가 지난 세월의 고통을 딛고 일어나 참된 평화의 섬이 되려면 군사력이 제주도를 지배해서는 안 된다. 평화를 외치고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외면하고 탄압해서는 안 된다. 평화는 살아 움직여야 하고, 누구나 꿈꾸며 평화를 위해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평화센터는 “잘못된 역사는 덮여진 진실을 밟고 다시 일어서게 될 것”이라면서 “제주도에 국제관함식이 개최되는 상황 속에서 제주도가 참된 평화로 가는 길을 잃지 않도록 기도하고 적극적으로 연대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는 당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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