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문화의 섬으로 가는 첫걸음, ‘만덕’이에요”
“제주가 문화의 섬으로 가는 첫걸음, ‘만덕’이에요”
  • 김은애
  • 승인 2018.09.19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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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창작뮤지컬 '만덕'을 만나다 ② 문희경·남경주 배우

뮤지컬 ‘만덕’, 10월 6일~9일 앙코르 공연 개최
"만덕, 성장하려면 관객의 지속적인 응원 있어야"
연습 중인 문희경 배우. (사진제공=미소)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뮤지컬 ‘만덕’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지난 1월 공연의 미흡점을 보완해 오는 10월 6일부터 9일, 제주아트센터에서 관객몰이에 나선다.

‘무료 공연’의 타이틀을 벗고 ‘제값 내고 보는 공연’이라는 인식이 제주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이번에는 유료로 공연한다. 대신 도민이라면 각종 할인을 통해 거의 절반 가격에 관람할 수 있다.

제작비는 지난번과 같이 7억. 하지만 오케스트라를 추가해 귀의 즐거움은 배가 됐다. 세세한 설정부터 이전 공연에는 없었던 장면도 추가된다.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뮤지컬 ‘만덕’을 연기할 배우들은 공연에 앞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만덕 역의 문희경 배우와 대행수 역의 남경주 배우를 만났다.

(좌)문희경 배우와 (우)남경주 배우가 <미디어제주>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제공=미소)

문희경: 제주는 ‘섬’이잖아요. 그 당시 ‘섬’은 외부와의 만남이 차단된 곳이라 ‘소통의 단절’이라는 것이 존재했을 거예요. ‘제주’라는 섬에는 뭔가 울컥한 감성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만덕을 연기하면서도 그런 경험을 많이 하는데요, 저 역시 제주에서 태어났고 자랐기 때문에 만덕의 정서를 공감할 수 있어요.

배우 문희경은 제주에서 나고 자란 ‘제주인’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제주에서 자랐고, 더 큰 곳에서 꿈을 펼치기 위해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했다.

그녀는 어린 시절 늘 제주를 떠나고 싶었노라 고백했다. 극 중 ‘어린 만덕’이 더 큰 세상을 보고 싶어 했던 것처럼 말이다.

문희경: 제 고향 제주를 사랑하지만, 제 꿈을 펼치기에 제주는 너무 작은 섬이었어요. 그런 면에서는 만덕과 비슷하죠. 늘 제주를 벗어나고 싶었고, 탈출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요, 막상 제주를 떠나니 제주가 그립기도 해요. 그래서 자주 오는 편이에요. 어린 시절 친구들을 만나러, 아직 제주에 뿌리내리고 사는 가족들을 보러 제 고향 제주로 말이죠.

만덕을 사모하지만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는 대행수 역의 배우 남경주는 ‘육지 사람’이다. 하지만 뮤지컬 ‘만덕’을 위해 제주를 공부했고, 그 과정에서 제주 여인들의 한을 알았다.

남경주: 섬을 떠나는 것이 금지되었던 시절, 김만덕처럼 앞선 생각을 했던 이가 있었다는 것이 신기하더군요. 제가 제주 출신은 아니지만, 이번에 공부하며 ‘만덕’이란 인물을 재발견하게 됐어요. 하지만 제가 연기할 대행수는 허구의 인물이에요. 실존했던 ‘만덕’의 이야기를 좀 더 재미있고 원활하게 끌어가는 윤활유 역할을 하죠. 주인공은 아니지만, 누군가를 돕는 조연으로서 역할이 만족스러워요.

뮤지컬 '만덕'의 한 장면. (좌)대행수 역을 맡은 남경주와 (우)만덕 역을 맡은 문희경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미소)

대행수는 뮤지컬 ‘만덕’을 위해 만든 가공의 인물이다. 허구의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남경주는 자신만의 특별한 캐릭터를 설정했다.

남경주: 만덕을 사랑하지만, 고백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만덕과 대행수는 연정은 있지만 실제로 이뤄질 수 없는 사이입니다. 그게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토록 사랑한다면 마음을 고백하면 될 텐데 말이죠. 하지만 배우가 자신이 연기할 캐릭터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관객은 극에 몰입할 수 없어요. 대행수의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저부터 그를 이해해야 했죠. 그래서 캐릭터 분석을 했고, 대행수만의 속사정을 만들었어요. 제가 연기할 대행수는 부인과 아이가 있는 사람입니다. 처자식이 있는 남자기에 만덕과의 사랑은 이뤄질 수 없는 아픔이죠.

뮤지컬 ‘만덕’에서 대행수는 성공한 장사꾼이다. 그는 만덕에게서 장사의 소질을 보고 크고 작은 도움을 준다. 그러면서 대행수가 총명하고 현명한 만덕에게 연정을 품게 된 것은 어쩌면 운명이었다.

남경주: 역사적 인물이라고 해서 너무 신중하게 연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내내 진지한 극이라면 관객 입장에선 다소 지루할 수 있기 때문이죠. 때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직품이어야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어요. 대행수는 그런 역할이에요. 관객이 ‘만덕’이란 인물을 공감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죠.

문희경: 대행수는 만덕이 의지할 수 있는 커다란 인물이에요. 연습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남경주 씨는 큰 산이 되어주는 선배예요. 한 무대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하죠.

만덕과 대행수, 문희경과 남경주. 둘은 지난 작품을 통해 호흡을 맞췄다. (사진제공=미소)

이번에도 함께 호흡하게 될 두 배우. 지난번 공연과 달라진 점이 있을까?

남경주: 일반적으로 공연을 재연할 땐, 초연에서 개연성이 떨어졌던 부분과 연기의 감정선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작업을 거칩니다. '만덕'을 다시 관람하신다면 아마 지난번보다 극의 흐름이 자연스러워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극의 큰 줄기는 달라진 것이 없을 텐데. 과연 무엇이 변했기에 매끄러운 극의 흐름을 자신하는 걸까?

남경주: 예를 들면,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받은 장면에서 일부 대사를 바꾸거나 새로운 장면을 추가시켜 관객의 이해를 도울 수 있습니다. 배우 또한 더 공감가는 연기를 할 수 있고요.

문희경: 뮤지컬이라는 것은 공연을 올릴 때마다 항상 수정∙보완을 거쳐요.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점차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이죠. ‘만덕’도 마찬가지예요. 이번 앙코르 공연을 거치고, 계속해서 공연 햇수가 늘어난다면 공연의 질도 더 높아지겠죠.

뮤지컬 '만덕'의 연습실 모습. (사진제공=미소)

뮤지컬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다. 배우들이 호흡을 맞춰 연기하는데, 이는 수만 개의 조각이 있는 퍼즐을 하나씩 맞추는 것과 같다. 수많은 대사를 주고받으며 합을 맞추고, 이 과정이 되풀이되면 하나의 멋진 그림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뮤지컬의 성장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꾸준히 올릴 수 있는 극장과 이를 관람해줄 관객이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 어느 하나라도 모자란다면 더이상의 성장은 어렵다.

문희경: 제주도는 서울 등 타 지역과 문화를 소통할 기회가 적은 편이에요. 그래서 연기, 노래 등 문화적인 교육을 받을 기회도 매우 적죠. 안타깝지만 제주의 문화예술이 서울보다 뒤처진다는 사실은 인정해요. 하지만 앞으로 ‘만덕’이 제주를 대표하는 뮤지컬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면, 제주지역 배우 육성에도 순풍이 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올해 추진 예정인 '만덕 아카데미'는 뮤지컬 '만덕'에서 공연할 차세대 배우를 양성하는 새로운 시도다. 제주 출신 배우들이 많지 않기에 지금은 육지의 유명 배우들이 무대에 서지만, 나중에는 제주가 육성한 제주 출신 배우들로 '만덕'이 채워질 거라는 계획이다.

문희경은 앞으로 진행될 ‘만덕 아카데미’처럼 도내 배우 육성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지속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리고 이는 시간이 필요한 일이고, 그만큼 도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이 필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문희경: 지난 1월에 뮤지컬 ‘만덕’이 처음 선보이고, 오는 10월 또다시 앙코르 공연에 들어가죠. ‘만덕’은 내년, 내후년에도 올려질 거로 생각해요. 그리고 회가 거듭할수록 보다 공연의 질은 높아질 수 있을 테죠.

뮤지컬 '만덕'의 한 장면. (사진제공=미소)

두 배우는 ‘만덕’이 서울의 공연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한 수준의 뮤지컬이라고 자부한다. 그래서 언젠가 ‘만덕’이 창작 뮤지컬 계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한다.

문희경: 뮤지컬 ‘만덕’은 제주도의 거상 김만덕을 알릴 기회라고 봐요. 그리고 ‘만덕’은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인물이죠. 가진 재산 대부분을 들여 도민들을 먹여 살린 이타정신. 우리 시대 기업들이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남경주: 제주의 상징적 인물인 ‘만덕’으로 도내 공연예술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만덕’이 제주도 문화예술 발전의 첫 단추가 되었으면 합니다.

인터넷과 미디어의 발달로 이미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를 만족시키려면 공연의 질 또한 높아져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뮤지컬 ‘만덕’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하지만 뮤지컬에 관심 없는 이라도 한 번쯤 들어 봤을 법한 창작뮤지컬 ‘명성황후’도 제대로 알려지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걸렸다.

‘만덕’도 그렇다. '만덕'이 제주 고유의 뮤지컬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당장의 성과를 재촉하기보단 천천히 응원해주는 모습이 필요하다.

창작뮤지컬이 기존 유명 작품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관객의 관심을 양분삼아 성장하는 것 뿐이기 때문이다.

뮤지컬 '만덕'의 한 장면. (사진제공=미소)

뮤지컬 ‘만덕’은 오는 10월 6일부터 9일까지 제주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티켓 가격은 1층 R석이 5만원, 2층 S석이 3만원으로 인터파크(1544-1555/ ticket.interpark.com)에서 예매할 수 있다.

도민 40%, 4.3유족 50%, 학생 및 노약자 50%, 만덕주간(10.21~27) 및 만덕탄생일(음력 10.22) 생일자 50% 등 다양한 할인 혜택도 꼭 챙기자.

뮤지컬 '만덕'의 한 장면. (사진제공=미소)
뮤지컬 '만덕'의 한 장면. (사진제공=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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