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꿈과 가치를 구현할 리더십이 필요하다 (2)
제주의 꿈과 가치를 구현할 리더십이 필요하다 (2)
  • 미디어제주
  • 승인 2018.09.1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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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계적인 리더 발굴과 육성, 검증 시스템을 확립해야 ”
리더가 개인 성향과 소신만을 고집하면 공동체는 파산된다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얼마 전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논란이 불붙고 있다. 이 판결에서 헌재는 종교적 신념을 양심으로 일반화하는 오류를 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정 종교 혹은 개인의 신념에 따른 행위에 왜 ‘양심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줘야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는 것이다. 위장된 양심선언이 범람할 경우 사회적 신뢰를 붕괴시켜 공동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양심 논란의 와중에 한라산신제 집전을 거부했던 원희룡의 4년 전 행보가 데쟈뷰처럼 떠오른다. 한라산신제는 탐라의 신에게 국태민안을 기원하며 열렸던 유서 깊은 제례 의식으로 제주의 꿈과 가치가 배어있는 제주의 대표적 문화축제이다. 2012년 12월31일 ‘제주특별자치도 한라산신제 봉행위원회 지원 등에 관한 조례’가 제정돼 초헌관은 제주도지사가 맡도록 돼 있다.

원 지사는 종교적인 이유로 산신제 집전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개인의 성향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제주의 꿈과 가치를 희생시킨 소아적 이기주의의 발로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임기내내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종교적 양심을 일관성 있게 지키며 도정을 이끌어 왔는지 묻고 싶다.

얼마 전 “구조조정해도 행복한 테슬라(Tesla) 직원들”이란 제하의 보도가 있었다. '혁신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Tesla)가 많은 직원을 잘라내는 구조조정에 돌입해, 분위기가 흉흉하기 그지없을 것 같은데도 해고되는 직원들의 반응을 보면 의외였다는 내용이다. "구조조정은 옳은 결정이다. 그동안 내 모든 것을 테슬라에 바친 걸 후회하지 않는다. 회사에 공헌할 수 있는 마지막 길은 흔쾌히 이별을 고하는 것이다." "테슬라에서 일했다는 것에 늘 긍지를 가질 것이다." "그동안 테슬라의 꿈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테슬라 15년 역사상 최대 구조조정에 이르게 된 책임은 테슬라의 최고경영자인 엘론 머스크에게 있다. 천재 공학자 머스크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우주개발, 초고속 자율주행차용 터널 굴착, 뇌 이식 등 인류 공익 사업에 매진했다. 이런 '꿈' 같은 사업들로 인해 기업 위기설이 터져나올 때마다 직원들은 '꿈'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꿈'을 가진 리더의 사명(使命)과 그 '꿈'에 공감하는 직원들이 위기에 직면한 회사를 지켜내고 있는 것이다. 당장의 시련을 각오하고라도 일관성 있게 '꿈'을 추구하는 공동체는 구성원을 하나로 결집시켜 무너지지 않는다는 걸 테슬라가 보여주고 있다. 단기적 사익추구에 탐닉하며 도민들에게서 ‘꿈‘을 앗아가는 제주 지도자들의 모습과는 크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머스크와 원희룡은 나름의 꿈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결은 너무 다르게 느껴진다. 한 사람은 인류 공익 사업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며 지구촌의 꿈과 가치를 구현하는 반면, 다른 한 사람은 자신의 정치적 야망의 실현을 위해 공동체의 가치와 꿈을 외면하는 모양세이기 때문이다. 누구의 리더십이 공동체에 꿈과 가치를 심어줄 지는 너무나 자명하다. 공익에 앞서 개인적 성향과 소신만을 고집하면 공동체는 난파될 수 밖에 없다. 지금의 제주 상황에서 “제주의 삶에 긍지를 가지며, 그동안 지사의 꿈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는 도민들의 반응을 기대할 수 있을까? 양심과 지각있는 지도자라면 지금이라도 자신의 행위에 책임지는 결연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현대 독일의 기반이 된 것은 동유럽 변방의 프로이센 공국이다. 프로이센을 국가로 도약시킨 주인공은 프리드리히 2세이다. 그가 프로이센과 독일제국 역사를 통틀어 유일하게 대왕으로 불리우는 이유는 뭘까? 왕자 시절 그는 국정에는 관심 없고 예술과 철학 등 개인적인 성향에 빠졌었다. 공적 규율과 훈련에 적응 못해 해외 도피까지도 했었다. 이랬던 그가 왕위를 계승한 후에는 공적인 책무에 충실하면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해 프로이센을 강대국으로 만들었다. 청년기의 개인적 성향을 군주의 공적 역량으로 승화시켰기 때문이다.

중국 춘추시대 송(宋)나라 양공(襄公)은 군주의 본분보다 개인적 소신과 도덕률을 너무 앞세운 나머지 참모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아 전쟁에서 대패해 목숨까지 잃었다. 중국 후한(後漢) 말기 위나라 조조가 오나라 손권과 촉나라 유비의 연합군과 적벽대전에서 맞붙었을 때다. 당시 우월한 전력과 배경을 가진 조조는 상대를 얕보는 확증편향 때문에 부하들의 반대에도 불구 자신의 전술을 고집해, 자신의 100만 대군을 몰살시키고 조조 자신도 간신히 목숨만 부지하는 궤멸적 결과를 초래했다.

리더도 인간이기에 공적 역할과 개인적 성향 사이에서 다양한 갈등이 생겨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리더는 자신의 성향과 소신대로 행동해도 그만인 범인과는 달라야 한다. 리더가 개인적 성향과 공적 책무를 명확히 구분 못하고 사익 추구를 우선한다면 공동체는 번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공적 책무를 우선하는 리더의 능력과 자질이 사회와의 상호보완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회와 공유할 수 있는 꿈과 가치가 있어야 한다. 리더의 꿈과 가치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재원으로 환원되지 못하면 그 사회는 퇴락할 뿐이다.

지난 6.13 선거에서 원희룡은 4년 실정에 대한 반성 속에 제주의 꿈을 일구어내겠다는 약속을 했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리더 역량, 상황과 유불리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정치적 행보, 공적 역할보다 개인적 성향을 우선하는 소아적 이기주의 등 지금까지의 그의 퇴행적 모습을 보면 선거용 전략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더욱이 지금의 자질과 역량으로는 여당의 일방적 승리가 만들어 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제주의 꿈과 가치 구현을 위한 리더십 발휘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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