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꿈과 가치를 구현할 리더십이 필요하다 (1)
제주의 꿈과 가치를 구현할 리더십이 필요하다 (1)
  • 미디어제주
  • 승인 2018.09.1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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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체계적인 리더 발굴과 육성, 검증 시스템을 확립해야 ”
# 최악의 6.13 제주선거, 제주의 꿈과 가치가 훼손됐다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2018.6.13 제주 선거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과 주문이 많았던 선거였다. 아래 도민들의 반응에서 보듯이 6.13 선거는 최악의 선거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퇴행적 선거를 자행하면서도 후보들은 하나같이 머리를 뻣뻣하게 들고 자신이 제주의 꿈과 가치를 구현할 적임자라며 표를 구걸했다. 이런 낯 부끄러운 수준의 정치 문화 속에서 제주 공동체의 꿈과 가치를 논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일 것이다.

우리 말에 ‘모로 가도 한양만 가면 된다.’는 속담이 있다. 과거 성장 제일주의 시대에서나 필요했을 법한 이 속담이 이제는 없어져야 할 것이다. 수단과 방법이 비정상적이라도 그 결과가 좋다면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사회를 퇴행시키고 위험한 상태에 빠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서 의도와 과정을 중시하는 사회가 진정 휴머니즘을 추구하는 사회이다.

미국의 교과서에서는 더 이상 콜롬버스가 위인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의 위대한 업적인 아메리카 발견은 개인적인 야심에서 비롯되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인디언의 삶과 문화를 파괴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국인들은 설령 인류사회의 발전에 기여했다 하더라도 정당하고 도덕적인 방법이 아니라면 역사적 영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함께 사는 사회를 아름다운 세상으로 가꾸기 위해서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 여기는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도자 반열에 오르려는 제주 정치인들은, 미국인들이 이러한 가치관 속에서 살아가는 이유를 곱씹어 보길 바란다. 더불어 도민들은 최악의 선거 결과를 제주의 꿈과 가치를 회복하고 구현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도록 지혜와 역량을 결집해야 할 것이다.

6.13 선거에 대한 도민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다.

“ 2018.6.13 제주 선거는 응축됐던 적폐들이 하나둘 드러나면서 민생과 현안의 본질은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흑색 선전과 저질 공방만 난무한 최악의 선거였다. 관권 선거개입 등 불거진 각종 의혹에 괜당·패거리 정치에 의한 이합집산의 반복과 대립구도의 형성으로 제주 사회의 파편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었다.”

“ 선거가 가열되면서 폭로·고소·고발이 난무하는 선거판은 마치 저잣거리 시정잡배의 그것과 별 차이가 없었다. 거짓말이 범죄로 연결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수준 때문이였는지 사실 관계 확인보다 일단 폭로부터 하였다. 대표적인 거짓말 범죄라 할 수 있는 사기·무고·위증 사범 발생률이 일본보다 수십 배에서 수천 배까지 높은 게 우리의 부끄러운 현실인데도 말이다. 여기에 더해 정체성 없이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기회주의적 철새 후보들의 정치판을 분탕질하는 추악한 모습은 솔직히 역겨웠다. 특히 후보 간 협잡과 밀실야합의 정치공작 의혹이야말로 반드시 청산되어야 할 적폐 중의 적폐이다.“

“ 선거전이 뜨거워지면서 화려한 포장지로 치장되었지만 내용이 건성건성 대충인 무수한 ‘포퓰리즘 사기성 날림 공약’들이 선거판을 휘저었다. 민주 사회에서 선거 공약은 약속의 교환을 의미하며 신뢰의 최소 요건을 이룬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정치인들은 상황과 유불리와 편의에 따라 자신들의 주특기인 오리발 내밀기, 말 바꾸기를 거듭하며 도민과 약속한 포퓰리즘 공약을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칠 것이 뻔하다.”

“ 6.13 제주 선거는 제주 언론의 민낯을 제대로 보여줬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들은 자신들의 이해 관계에 따라 언론의 기본 사명에 역행하는 행위를 서슴없이 자행하며 제주 사회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도정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언론은 재정의 취약성 등으로 권언유착의 악습을 끊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지만 이전 선거에서보다 권력 나팔수의 횡행은 더욱 심했다. 기레기 언론, 도정의 나팔수, 후보 홍보지 등 언론에 대한 많은 비판과 비아냥이 쏟아져 나온 이유이다. 정작 구조조정과 적폐청산이 필요한 곳은 제주 언론이다. 통폐합·대형화 등 구조조정을 통해 거대 도정 권력에 맞설 수 있는 정론직필의 언론으로 거듭나야 한다.“

“ 저질의 이전투구 선거가 이루어진 가장 큰 이유는, 임기 중 후진적 맹탕 정치를 자행한 후보의 재선 야욕과 로또와 같은 요행을 바라며 별 준비없이 뛰어든 후보 사이에 당선을 위해 죽자살자 물어뜯는 싸움이 선거 기간 내내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서로가 오십보백보로 누굴 탓할 처지가 아닌데도, 자신의 눈에 있는 들보는 못보고 남의 눈에 있는 티만 나무라는 막장 드라마를 부끄럼 없이 연출해냈다. 허탈과 짜증 속에서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는 도민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던 막장 선거였다. ”

“ 금번 선거에서도 후보자들의 당선 가능성을 점치며 줄타기를 하는 관료사회 특유의 생존본능이 어김없이 발동했다. 혀를 내두룰 정도의 노골적 관권 선거개입은 지금까지의 제주 선거에서는 거의 없던 일로서 고스란히 부메랑이 되어 후폭풍이 거세질 것으로 본다.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인한 관료들은 앞으로 제주 사회 곳곳에 지속적으로 관료주의를 서식시키려 할 것이다.

관료주의의 견고화는 제주 사회 모든 분야에서 비효율과 적폐를 양산시키며 도민의 꿈과 제주의 가치를 소멸시킬 것이다. 혁신 역량과 창의성을 핵심자산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관료주의의 심화는 그야말로 독배일 뿐이다. 협치와 관료 혁신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도정에서 치뤄진 선거에서 관권선거가 더욱 횡행해 졌다는 현실은 참으로 역설적이다. 하겠다던 협치와 관료개혁은 못하고 대신 관료들과의 협치에는 성공한 것인가? 관권 개입선거를 영원히 추방하기 위해서라도 제기된 고소·고발건을 유야무야 넘겨서는 안되며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

“ 요즘 제주는 책임있는 어른들의 목소리는 소멸되고 대신 기회주의, 보신주의가 활개친다. 지역의 진정한 어른들이라면 지사의 자질에 의문을 제기하고 오락가락하는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제주에는 도정 난맥을 지적하고 더 나아가 내일의 대체 세력을 만들고 이끌려는 어른이 안 보인다. 그러다 보니 도정은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기울이지도 않는다.

반성과 성찰을 통해 제주 혁신의 선봉장이 되어야 할 제주의 어른들은 6.13 선거에서도 여전히 선거 캠프를 오가며 패거리 정치에 포획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제주의 퇴행적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데에는 이러한 일탈 행위를 지속적으로 자행하는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지금까지 많은 지적과 비판에도 도정의 오만방자와 방약무인으로 일관하는 태도는 제주에 어른이 없음을 깔보고, 제주 사회에 정치 인질로 붙잡아 둔 어른 중심의 괜당 패거리 세력이 많다는 그 나름의 계산이 있기 때문이다.”

“ 제주 정치인들은 스스로 알아서 살 방도를 찾아야 마땅하지만 이들은 두 발로 일어서려 하기 보다는 괜당이나 패거리들의 바짓가랑이만 붙잡고 늘어지며 자신들만을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구태의연한 모습이 여전했다. 이들이 도민을 향해 자신들 선택을 강요하는 건 제주 도민들을 정치적·정신적으로 고문하며 제주 사회를 퇴락시키는 것에 다름아니다.”

“ 원희룡은 재선이라는 전리품을 챙겼지만 오히려 잃은 것이 많았던 상처 뿐인 승리일 수 있다. 선거가 이전투구의 장으로 치닫으면서 그간 감추어졌던 온갖 치부가 들어나 앞으로의 정치 여정에 적잖은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정 출범과 함께 드러낸 퇴행적 정치에 민심은 도정운영 방식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사욕 정치에 매몰되어 도정 출범 당시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의 목소리를 듣고자 했던 초심과 약속했던 협치와 탕평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이러한 결과 임기 내내 잇따른 실정과 권위 상실로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 없이 허송세월하며 갈등만 조장하는 무능한 아마추어 지사라는 낙인만 찍혀 버렸다. 재선에 승리한 도지사로는 기록되겠지만 성공한 정치인으로 이어질 보장은 어디에도 없어 보이는 이유다. 여기에 4년 실정에 대한 반성문과 포퓰리즘 공약의 이행은 새로운 임기내내 원희룡의 발목을 잡을 게 뻔하다.”

“ 6.13 선거는 제주 선거문화의 부끄러운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하지만 유일한 수확이 있었다면 퇴임 권력은 더 이상 영향력을 행사 못하는 죽은 권력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세대 교체에 대한 도민들의 열망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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