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8 17:35 (목)
“제주어를 인터넷에서 쓰게 해달라” 국민청원 시작됐다
“제주어를 인터넷에서 쓰게 해달라” 국민청원 시작됐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8.09.11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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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길 시인 “고어는 대한민국 언어문화 뿌리” 청원 당위성 설명
​​​​​​​9월 10일 청원, 10월 10일까지 20만명 넘어야 청와대 답변 가능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시대가 갈수록 빠르게 변하고 있다. IT 기술은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인터넷 환경에서 한글 고어를 표기하거나 검색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제주어는 고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인터넷 환경이 제대로 가동돼야 제주어를 올바르게 표현할 수 있다. 제주어 뿐아니라 인터넷 환경에서는, 세종대왕이 한글을 펴낸 의도를 설명한 ‘훈민정음 서문’조차 표기가 불가능하다.

이같은 갑갑함을 털고, 제주어를 제대로 써보자는 국민청원이 시작됐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란에 ‘한글 고어를 인터넷 환경에서 표기하고 검색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www1.president.go.kr/petitions/374335)라는 국민청원이 진행중이다. 청원은 지난 10일부터 시작됐다. 양영길 시인이 청원을 했다.

양영길 시인은 “한글 고어는 인터넷 환경에서 표기하거나 검색할 수 없다. 표기도 안 되고 검색도 안 되고 있어 한글 고어에 대한 학습이나 연구가 외면받고 있다. 한글 고어는 대한민국 언어문화의 뿌리이다”며 청원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청원을 한 양영길 시인은 한글 고어를 차단하는 것은 ‘독재적’ 발상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세계의 모든 문자 언어는 인터넷 환경에서 표기되고 검색되어 살아 움직이고 있다”면서 “유독 한글 고어만 인터넷 상에 구현하지 못하고 박물관에 잠자고 있다. 우리의 풍부한 언어문화 자원이 디지털 시대에 숨도 못 쉬고 사라져야 할 운명에 처해 있다. 한글 고어의 자유로운 표기의 차단은 아날로그 시대의 유물이자, 독재적 발상이다. 표준화 과정에서의 행정편의주의적 성과(?)이며 일제의 한글 말살정책의 연장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제주어는 고어가 살아 숨쉰다. ‘아래아’를 살려야만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언어가 제주어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세계적인 언어학자들은 제주 지역어를 사라져가는 언어로 분류하고 있다.

양영길 시인은 “제주어에 엄연히 살아 있는 아래아 모음이 기계화 표준화 과정에서 철저히 외면당했다. 제주 사람들은 입으로는 제주어를 구사하면서도 표기와 검색은 제대로 할 수 없는 언어 표현의 이중 고통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영길 시인은 이같은 한글 고어의 표현 제약은 한글 발전에도 걸림돌이 된다는 점을 피력했다.

그는 “e-book 등 전자출판 시대에 한글 고어의 자유로운 표기와 검색의 장애는 세계출판 시장으로 나아가는데 큰 걸림돌이다. SNS 상에서도 한글 고어의 자유로운 소통이 이루어져 국민들의 언어생활 속으로 스며들 수 있어야 한글은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청원은 한달에 20만명이 넘어야 청와대의 답을 들을 수 있다. 이번 국민청원 마감일은 10월 1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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