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에서 무능은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
공공기관에서 무능은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
  • 이정민
  • 승인 2018.09.05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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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칼럼]

# 행정은 무능과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

제주도가 출연한 기관이나, 제주도청이나 마찬가지다. 출연 기관의 담당자는 이사장의 대리인이며, 제주도청의 담당자는 도지사의 대리인일 뿐이다. 대리인은 도지사의 이익을 위해 일하겠지만, 대리인이 한 행동은 본인이 책임을 지는 것이 원칙이다. 도지사는 도민이 선출한 사람이면서, 공공기관 종사자는 도민의 공공복리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일을 해야 한다. 
공공기관은 효율이 떨어지는 한이 있어도, 무능과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재량행위 일탈이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부서의 의견을 듣고 행정행위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이게 기본이다. 
재밋섬파크와 관련하여 더 이상의 기고를 하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지난 주 27일 재밋섬파크 건물매입을 위한 지방재정투자심사가 조건부로 통과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국비(공공예술연습장 조성 공모사업) 15억원을 지원 받기 위해 계약과정이 문제가 있는 사업에 지방비 150억원이 넘는 지방비를 투입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아서다. 그래서 글을 쓴다.

# 첫 단추를 잘못 꿰면

이번 계약과정도 그렇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재밋섬파크와 부동산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제주도 관련부서의 의견을 들은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도청과 협의를 했다면 계약이라는 법률행위 이전에 자산취득에 대한 이사회 의결을 거쳤을 것이고, 지방재정투자심사 이후에 계약했을 것이다. 계약당사자 또한 신한은행이 되었을 것이다. 매매목록에서 부설주차장이 빠진 것도 알았을 것이다. 제주도와 제대로 의논하지 않아서 벌어진 일들이다. 

# 쓸모없는 건축물 매입?

주차장에 대한 얘기를 하겠다. 재단이 건물을 매입하여 활용하겠다는 용도가 재단 사무실과 공공공연연습장이다. 현재 건물은 연면적 9,982.59제곱미터로 위락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 근린생활시설로 되어 있다. 주차장은 기계식 12대, 지하주차장 51대, 옥외지주식 2대 총 65대다. 2003년도에 건축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지금 이 건물에 설치된 주차장만으로도 충분했다. 

2006년 7월 1일자로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주차장 설치 및 관리조례가 여러차례 개정되었다. 2015년 8월 18일 공포된 ‘제주특별자치도 주차장 설치 및 관리조례’에 따르면 문화 및 집회시설은 시설면적 100제곱미터당 1대를 마련해야 한다. 근린생활시설은 예전 그대로 150제곱미터당 1대다. 

재단의 계획대로라면 기존 위락시설과 근린생활시설이 업무시설로 변경된다. 주차장 기준도 현행 조례와 맞아야 한다. 근린생활시설 1,540제곱미터, 위락시설 2,905제곱미터, 영화관이 2,423제곱미터다. 리모델링이 되면 업무시설이 4,445제곱미터, 공연연습장이 2,423이 된다. 업무시설에 따른 주차장이 45대이고, 공연연습장을 위한 주차장이 25대가 필요하다. 총 지금 건축물에서는 70대의 주차공간 확보가 어렵다. 법정 주차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리모델링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게 된다.

이번에 통과된 지방재정투자심사 자료를 구하지 못했다. 아마도 재밋섬파크와 체결한 부동산매매계약서를 기초로 했을 것이다. 리모델링 자체가 불가능한 건물에 대한 지방재정투자심사를 한 꼴 밖에 되지 않는다. 재단이나 제주도 관련부서가 잘 못한 것을 은폐하기 위해 주차장 조례라도 개정해야 하거나 인근지에 주차장 용지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지방재정투자심사를 또 받아야 하는 웃기지 못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 단순착오인가 아니면 기망인가?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고 민법이 정하고 있다. 기망행위는 사기가 될 수 있다. 설령 매도인이 기망하여 부동산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하더라도, 재단과 제주도는 이를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번 일은 재단이 의무를 소홀한 것도 있지만, 의회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매도인에게 놀아난 사건일 가능성도 크다. 계약과정에서 제기되었던 문제 하나하나를 풀려고 하면 풀리지 않는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알렉산드로 대왕이 단 칼로 잘라버린 것처럼 대담한 방법을 써야 풀 수 있는 사안이다. 방법은 제단이나 제주도가 나서서 ㈜재밋섬파크 대표이사를 고발하는 방법이고, 부동산매매계약서 제6조에 근거하여 20억원을 ㈜재밋섬파크에 청구하는 것이다. 이 방법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 감사위원회는 랩독으로 전락하면 ...

매도인인 ㈜재밋섬파크가 의도적으로 삼도이동 827-15번지를 제외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재단이나 제주도 소관부서가 수사의뢰를 하지 않으면, (할 가능성도 없는 것 같지만) 감사위원회가 나서서 수사의뢰를 해야 한다. 재단과 제주도 소관부서는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 무지든 무능이든 상관없다. 직무유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만약 감사위원회가 수사의뢰를 하지 않는다면, 제주도정을 충실히 조사하고 감사해야 하는 워치독(Watch Dog)이 아니라 도지사 무릎팍에 기대 주인의 손길만 기다리는 랩독(Lap Dog)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랩독으로 전락하는 순간 제주도의 공공복리 증진은 물 건너가게 될 뿐이다.

<칼럼 내용은 미디어제주의 편집 방향 및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정민 칼럼

이정민 칼럼니스트

1989. 홍익대학교 도시공학과 입학
2002. 홍익대학교 대학원 도시계획과(공학박사)
1995. 국토연구원 연구원
2003.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원
2004∼2006. 2011. 제주대학교 시간강사
2006∼2014.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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