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10:04 (토)
“제주4‧3 군법회의 재심 결정 ‘70년 고통’만큼 절실히 환영”
“제주4‧3 군법회의 재심 결정 ‘70년 고통’만큼 절실히 환영”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8.09.04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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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수형인‧가족‧시민단체 4일 도민의 방서 기자회견
“자료 부족해 걱정 많았지만 법 정의‧양심 기대 청구”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지방법원의 4‧3수형생존인 18명에 대한 재심 결정에 수형생존인과 가족들이 환영했다.

4‧3수형생존인과 가족, 제주4‧3진상규명과명예회복을위한도민연대가 4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제주지방법원의 재심 결정에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회견문은 수형생존인 박동수씨가 읽었다. ⓒ 미디어제주
4‧3수형생존인과 가족, 제주4‧3진상규명과명예회복을위한도민연대가 4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제주지방법원의 재심 결정에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회견문은 수형생존인 박동수씨가 읽었다. ⓒ 미디어제주

4‧3수형생존인과 가족, 제주4‧3진상규명과명예회복을위한도민연대는 4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제주지방법원 결정 환영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재판부가 ‘법은 죄인을 처벌하는 것만 아니라 국가 권력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을 지켜내기도 해야 한다’는 형사소송의 기본 이념을 들어 우리들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이는 역사적인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들은 회견에서 “지난 시기 재심 청구소송을 두고 70년 세월이 흘러 재판기록도, 판결문도 남아있지 않아 자료 부족으로 재심 (개시) 결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이 많았다”고 피력했다.

이어 “그러나 엄연히 수형인명부라는 국가기록이 존재하고 모진 고초 속에 실제 형을 살다 온 우리들이 아직 살아 있기에 법의 정의와 양심을 기대하며 지난 해 4월 19일 재심 청구를 했다”고 설명했다.

“수형인명부 등재 2530명 명예 회복 새로운 길 열려”

“살아있는 동안 기대하는 결말 보도록 빠른 진행 부탁”

이들은 “이번 제주지방법원의 결정이 앞으로 4‧3해결 과정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며 “4‧3희생자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70년 전 세세한 자료가 남아있지 않더라도 이뤄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2530명 수형인명부에 등재된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린 것”이라며 “이번 재심 청구에 참여하지 못 한 다른 수형생존자들에게도 스스로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희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우리는 앞으로 재심 과정을 통해 지난 70년 세월의 통한을 푸는 것은 물론이고 모든 4‧3수형인들의 명예회복과 제주4‧3 진상규명을 위해서 노력을 다 하겠다”며 “개개인의 명예회복을 위한 노력이 4‧3 진상규명을 이뤄가는 과정이자 인권의 소중한 가치를 세우는 미바탕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이미 우리 재심 청구인들은 너무 많은 나이”라며 “지난 1년 5개월에 이르는 재심 청구 재판 기간에도 거동조차 못 할 분들이 늘어가고 있다”며 “우리가 살아생전에 기대하는 결말을 볼 수 있도록 빠를 (재판) 진행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4일 열린 제주지방법원 재심 결정 환영 기자회견에서 양근방(오른쪽)씨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박동수(왼쪽)씨가 귀가 잘 안들려 귀에 손을 댄 채 듣고 있다. 가운데 앉은 이가 생존수형인 양일화씨다. ⓒ 미디어제주
4일 열린 제주지방법원 재심 결정 환영 기자회견에서 양근방(오른쪽)씨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박동수(왼쪽)씨가 귀가 잘 안 들리는 듯 귀에 손을 댄 채 듣고 있다. 가운데 앉은 이가 생존수형인 양일화씨다. ⓒ 미디어제주

이날 회견에 참석한 양근방(85)씨는 “지난 70년 악몽같은 세월을 지냈다”며 “어제(3일) 재심 청구 결과에 대한 기쁜 소식을 들어 앞날에 희망을 가졌다”고 이야기했다.

양씨는 “제주도민들이 우리를 많이 성원해줘 이런 결정이 나왔다.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양일화(89)씨 역시 “재심이 결정된 (기쁜) 마음이야 이루 말할 수 없고 빨리 성공적으로 이뤄져 아픈 마음을 다스려주길 바란다”며 “빨리 그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한편 재심을 청구한 생존수형인 18명은 모두 80대 이상이며 90대가 6명이다. 이날 기자회견문은 4‧3생존수형인 박동수(85)씨가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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