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정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 어디로?
원희룡 제주도정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 어디로?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08.2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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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민선7기 도정 첫 행정시장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민낯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경자유전(耕者有田)’.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소유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돼 있는 규정이다.

헌법 제121조 1항을 보자.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농지의 소작제도는 금지된다”고 돼있다.

2항에서는 “농업 생산성의 제고와 농지의 합리적인 이용을 위하거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발생하는 농지의 임대차와 위탁경영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인정된다”고 적시돼 있다.

농지법 제6조 1항에서는 자신이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경우 농지를 소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물론 농지법이 개정되면서 도시 거주인도 농지를 소유할 수 있게 되고, 주말농장 제도가 도입되면서 세대당 1000㎡ 미만의 범위에서 농지를 취득할 수 있도록 완화돼 있기도 하다.

지난 2015년 4월 6일 원희룡 지사가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제주 농지기능관리 강화 방침’을 직접 발표하고 있는 모습.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지난 2015년 4월 6일 원희룡 지사가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제주 농지기능관리 강화 방침’을 직접 발표하고 있는 모습.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다시 시계를 2015년 4월 6일로 돌려보자.

원희룡 지사는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농지 기능관리 강화 방침’을 직접 발표했다. 농지 편법 취득과 목적 외 전용, 난개발로 인한 농지 잠식 때문에 농지 공급과 가격 왜곡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특단의 대책을 발표한 자리였다.

원 지사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제주의 농지는 추가 공급할 수 없는 한정된 자원”이라면서 헌법 정신과 농지법 틀 안에서 ‘비정상의 정상화’를 실현하기 위해 농지 관리에 나서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도내 농지 이용실태 전수조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비자경 농지에 대해서는 청문 절차를 거쳐 처분 의무를 부과하는 등 농지법 규정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후 제주도와 양 행정시가 내놓은 농지 기능관리 강화 방침 관련 후속조치에 대한 기사 제목만 봐도 ‘1년 자경기간 거쳐야 농지전용 신청 가능해진다’(2015. 5. 6), ‘농사용 임야 구입할 때 “반드시 사전허가 받아야”’(2015. 5. 29), ‘외국인·도외거주자 소유 농지 특별 전수조사’(2015. 9. 1), ‘취득세 감면 농지 규정 어긴 200건 적발, 5억여원 추징’(2015. 11. 2), ‘제주도 땅 사들이는 외지인들 “알고보니 농사 짓지도 않아”’(2016. 3. 2), ‘취득 목적대로 쓰지 않은 농지 1018명 ‘1년동안 처분 의무’ 통보’(2016. 5. 10) 등 제목의 기사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뜬금없이 ‘경자유전의 원칙’에 대한 헌법과 농지법 조항을 뒤지고, 3년 4개월 전 회견 내용을 다시 찾아본 이유는 민선 7기 원희룡 제주도정의 첫 행정시장으로 지명된 두 사람의 인사청문회를 통해 농지 소유 문제가 불거져나왔기 때문이다.

행정시장으로 임명된 이들이 모두 이 ‘경자유전의 원칙’을 천명한 헌법과 농지법, 그리고 제주도정의 농지 기능관리 강화 방침에 저촉된다면 이 지침이 과연 일반 도민들에게 얼마나 영이 설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도정의 정책이 도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추진되려면 그 정책을 수행하는 행정기관의 수장들부터 스스로 모범을 보여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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