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03:47 (금)
녹지국제병원 설립 허가여부 공론조사 결국 ‘파행’
녹지국제병원 설립 허가여부 공론조사 결국 ‘파행’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08.13 1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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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조사위, 14일부터 도민 3000명 대상 1차 공론조사 시작 발표
도민운동본부 “끼워맞추기식으로 합의되지도 않은 여론조사” 성토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국내 제1호 영리병원으로 추진되고 있는 녹지국제병원 설립 허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공론조사가 결국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이미 피청구인인 녹지국제병원측이 이번 공론조사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논의에 불참하고 있는 가운데, 애초 숙의형 민주주의를 통한 공론조사를 요구했던 의료민영화 저지 및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한 도민운동본부측이 공론조사 문항 결정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공론조사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녹지국제병원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위원장 허용진)는 14일부터 도민 3000명을 대상으로 1차 공론조사를 실시한다고 13일 밝혔다.

공론조사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설문 내용은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칸타코리아, 코리아스픽스, 입소스에서 작성해 지난 9일 공론조사위를 거쳐 위원들의 의견을 반영, 13일 설문 문항이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9일 공론조사위 회의에서 설문 문항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음에도 제주도는 다음날 위원들에게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해달라고 해놓고 의견 수합 결과는 물론 최종 문항 결정 내용도 위원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녹지국제병원 관련 도민 공론조사 설문 문항 결정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되지 않은 데 대해 도민운동본부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공론조사를 보이콧, 공론조사가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사진은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 전경. ⓒ미디어제주
녹지국제병원 관련 도민 공론조사 설문 문항 결정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되지 않은 데 대해 도민운동본부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공론조사를 보이콧, 공론조사가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사진은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 전경. ⓒ미디어제주

이와 관련, 공론조사위의 모 위원은 <미디어제주>와 전화 통화에서 “지난 9일 회의에서 (공론조사 문항에 대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다”면서 “이후 다음날 위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한 후 의견이 어떻게 수합됐는지 알려주거나 최종 확정여부를 묻지도 않은 채 공론조사 일정을 발표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애초 지난 9일 회의 때 9명 전체 위원들 중 4명밖에 참석하지 않아 결론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회의를 열고 문항을 최종 확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허용진 공론조사위 위원장은 9일 회의에 5명이 참석, 거의 결론이 내려졌고 추가로 위원들의 의견을 수합해 최종 문항을 확정하게 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당일 회의 내용에 대한 진실 공방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애초 숙의형 민주주의를 통해 녹지국제병원 허가 여부를 결정해줄 요구했던 의료 영리화 저지와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는 “원희룡 도정이 이번 여론조사를 공론의 장을 외면한 채 날치기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여론조사를 즉각 중단하고 조사 문항부터 도민사회와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편파적인 설문 문항으로는 도민 뜻에 반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도민운동본부는 제주도가 14일부터 시작되는 여론조사를 13일 오후 5시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한 데 대해 “10여년 넘게 제주의 최대 현안인 이 문제에 대해 군사작전하듯 발표한 것도 이해할 수 없지만 공론조사위의 최종 합의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9일 열린 공론조사위 회의에서는 ‘영리병원’이라는 문구를 문항에 반영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13일 문항이 최종 확정됐다는 발표가 나온 데 대해서도 공론조사위 차원의 이메일 의견 수렴 과정이 있기는 했지만 위원회가 최종 합의된 의결을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민운동본부는 “원희룡 도정이 여론조사 업체의 사정을 감안하거나 자신들이 정해놓은 일정에 끼워맞추기식으로 합의되지도 않은 편파적인 여론조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도민운동본부는 설문 문항에 대해 “명시적으로 이번 공론조사의 핵심이 된 영리병원 허용이 제대로 설명되지 못한 근본적이로 편파적인 한계가 있다”면서 미래의료재단 문제를 포함해 시민사회단체가 문제를 제기한 비영리병원의 우회적인 진출 문제도 제대로 포함되지 못하는 등 공론화의 의미를 퇴식시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녹지국제병원 정책 결정의 핵심적인 내용인 여론조사 문항에 대해 비밀주의를 유지하고 있는 데 대해 “단 한 번도 언론 등을 통해 그 세부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여론조사를 지금처럼 강행한다면 그 결과에 대해서도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에 도민운동본부는 원 지사에게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여론조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면서 “편파적인 여론조사 강행의 책임은 공론조사의 의미를 져버린 정책을 일방적으로 강행한 원 도정에 있다”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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