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양경찰서 ‘A순경 구하기’ 결국 본청 ‘눈치보기’였나
제주해양경찰서 ‘A순경 구하기’ 결국 본청 ‘눈치보기’였나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8.08.08 1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청장 참석 ‘개청식’ 이전 사건은 적극 항변 이후는 침묵
“조직원 일탈이 ‘분위기 띄우기’에 악영향 우려 있어” 인정
‘누구의 지시’로 설명자료 작성됐는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해양경찰서가 지난 해 9월 성추행 혐의로 입건된 A순경에 대한 기관 공식 설명자료가 ‘실체’는 있는데 ‘과정’이 없다. 결국 지방청 개청식을 앞둔 상황에서 ‘눈치보기’ 등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해양경찰서가 지난해 9월 21일 A순경을 변호하기 위해 배포한 보도자료. ⓒ 미디어제주
제주해양경찰서가 지난해 9월 21일 A순경을 변호하기 위해 배포한 보도자료. ⓒ 미디어제주

제주해양경찰서는 지난 해 9월 A순경이 경찰에 입건된 다음 날인 21일 오전 ‘‘제주해경 직원 여성 성추행 물의’ 보도와 관련,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라는 제목의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제주해경서는 설명자료를 통해 A순경의 억울함을 항변하며 언론의 추측성 보도 자제를 요구했다. 조직원 개인의 ‘일탈’에 대해 기관이 적극 나서서 해명에 나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이며 해당 설명자료로 인한 파장도 만만치 않았다.

제주해경서는 그러나 같은 해 10월 16일 성추행 혐의로 입건된 B경위에 대해서는 별도의 해명자료를 내지 않았다. 비슷한 사안임에도 누구는 적극 항변해주고, 누구는 방치해둔 셈이다.

이 때문에 지난 해 9월 언론에 배포한 설명자료가 어떤 이유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서 생산된 것인지 의문을 낳았다.

<미디어제주>가 8일 확인한 결과 해당 자료는 배포된 ‘실체’는 있지만, 해경은 누구의 지시에 의해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함구했다. 다만 당시 설명자료가 배포된 배경에는 같은 달 열린 제주지방해양경찰청 개청식(신청사 준공식)이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 해 9월 29일 열린 제주지방해양경찰서 개청식. 이날 개청식에는 박경민 해양경찰청장이 참석했다. ⓒ 미디어제주
지난 해 9월 29일 열린 제주지방해양경찰서 개청식. 이날 개청식에는 박경민 당시 해양경찰청장이 참석했다. ⓒ 미디어제주

지난 해 9월 29일 열린 제주지방해양경찰청 개청식에 해경 본청장이 참석하는데 분위기 저하를 우려했다는 것이다. 개청식은 A순경이 성추행으로 경찰에 입건됐다는 내용이 보도(2017년 9월 21일)된 이후, B경위가 입건되기 이전에 열렸다.

<미디어제주>가 이날 만난 제주지방해양경찰청과 제주해양경찰서 관계자는 모두 이 부분에 대해 인정했다.

이들은 “당시 박경민 해양경찰청장이 개청식에 참석하는데 일부 조직원의 일탈이 개청식 분위기를 띄우는데 악영향을 우려한 부분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개청식 뿐만 아니라 해경이 전국적으로 새롭게 태어나는데 개인의 일탈이 나쁘게 보도될 경우 전국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하는 점도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설명자료가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는지는 답을 내놓지 않았다. 설명자료 배포 당시 제주지방해양경찰청 홍보담당과 제주해경서 홍보담당은 모두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다.

이들은 “홍보담당이 자리에 없었다면 홍보가 속한 기획운영과에서 작성했을 공산이 크다”고만 답했다. 여기에 “직원 인사로 자리이동과 전출 등으로 누가 작성했는지 지금으로선 파악이 힘들다”며 “누구의 지시로 (설명자료가) 만들어졌는지도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제주해경서장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장은 모두 바뀐 상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