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싸우는 언론? ‘마을 신문’이 한다”
“권력과 싸우는 언론? ‘마을 신문’이 한다”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08.03 1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회적 자본 인식 확산을 위한 언론의 역할’ 토론회
<미디어제주> 김형훈 편집국장, 토론자로 참석
“‘마을 신문’이 곧 사회적 자본이 될 수 있다”
8월 3일,  ‘사회적 자본 인식 확산을 위한 언론의 역할’ 토론회에 참석한 사회자, 발표자, 토론자 등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사회적 자본이란, 주민과 행정 간 협력 관계를 통해 지역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유∙무형의 자산을 뜻한다.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협력, 참여, 규범, 신뢰, 네트워크 등 모든 범위의 자산을 포함하는 용어다.

어쩌면 제주 사회에 발생하는 각양각색의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러한 사회적 자본을 확보하는 것일 수 있다. 사회적 자본이 확보된다면, 도민이 주체로 행정과 소통해 분쟁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회적 자본 확충에서, 언론은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할까?

8월 3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이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의 주제는 ‘사회적 자본 인식 확산을 위한 언론의 역할’로 <미디어제주> 김형훈 편집국장, 제주국제대학교 문윤택 스마트미디어학과 교수, KBS제주방송 강민부 편성제작국PD가 토론자로 나섰다.

사회에는 제주대학교 김경호 언론홍보학과 교수가, 발제는 미국플로리다대학교 이서현 객원연구원이 맡았다.

<미디어제주> 김형훈 편집국장.

<미디어제주> 김형훈 편집국장은 사회적 자본 확산을 위한 대안으로 ‘마을 신문’을 제안했다.

김 국장은 “제주도에는 현재 80개가 넘는 언론사가 있다. 만약, 80개의 언론사가 서로 다른 뉴스를 생산한다면 환상적일 텐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비슷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언론의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수많은 언론이 자신만의 특색을 갖추지 못하고, 획일화되어가는 현상이 “권력과 자본이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본에서 자유로운 언론사가 제주도내에는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는 “2014년 기준, 제주도 등 행정기관에서 제주도내 언론사에 지원한 예산은 약 57억이다”라면서 “눈에 드러난 것만 이 정도고, 사단법인을 만들어 지원을 받는 언론사 등을 합치면 금액은 훨씬 많다”고 했다.

권력과 자본에 자유롭지 못한 언론사의 기자는 쓰고 싶은 글을 쓸 수 없다. 제주 사회에 아무리 중요한 이슈가 있더라도, 혹 행정의 문제가 눈에 보이더라도 권력이 “쓰지 마라”고 한다면 따를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에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김 국장은 ‘마을 신문’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마을 신문, 마을 미디어가 활성화된다면, 80개 제주 지역 언론사에만 기댈 게 아니라, 각 마을이 스스로 지역 현황을 보도할 수 있다”면서 "각 지역의 현황과 문제, 해결해야 할 과제를 가장 잘 아는 마을 단위로 신문이 만들어진다면, 마을은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만약, 이것이 이루어진다면 '마을 신문'은 그 존재만으로 ‘사회적 자본’이 될테고, 언론이 사회적 자본의 기능을 수행한다면 사회적 자본의 가치는 자연스레 알려진다는 뜻이다.

제주국제대학교 문윤택 스마트미디어학과 교수.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제주국제대학교 문윤택 교수는 “지역 언론은 각종 지역의 현안을 공론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상적인 현안을 지역 언론에서 다룬다면, 사회적 자본의 개념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KBS제주방송 강민부 편성제작국PD

KBS제주방송 강민부 PD는 “국민의 촛불혁명을 통해 탄생한 대통령처럼, 국민 스스로 나라를 이끌어가겠다는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다”면서 변화하는 현실 속, 지역 언론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현상을 보도할 때, 사실 전달에 그치는 게 아니라 현상 속에 숨은 본질을 간파해서 보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언론의 보도 방향에 따라 도민 여론이 바뀌고, 크게는 제주 사회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대학교 김경호 언론홍보학과 교수.

사회자로 나선 제주대학교 김경호 교수는 “제주 올레길의 순기능을 보고, 고향 여수에 갯가길을 만들었다”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그는 갯가길 400km 조성계획 중, 행정에서 제기한 ‘돈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대한 해결 방안을 ‘사회적 자본’에서 찾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굴착기, 봉사 단체, 현수막 업체, 건설 업체 등 다양한 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의 재능기부를 받았다. 그는 “현재 조성한 70km의 갯가길은 돈을 들이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는 “각각의 재능을 한데 묶으니 길이 생겼다”면서 “자신의 재능을 네트워크 함으로 이뤄내는 것이 바로 사회적 자본”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많은 사람의 선한 참여를 위해 글 쓰고,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 바로 언론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자본에 대한 인식 확산을 위해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야기하는 이날 토론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여기에 ‘무조건적인 정답’은 있을 수 없겠지만, 이러한 고민을 시작한다는 것에서부터 ‘사회적 자본 인식 확산’이 시작되는 것 아닐까.

도민이 주체가 되어 사회의 부조리 혹은 권력의 부당함을 알리고, 언론은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보도한다는 것.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를 이러한 이상향이 이루어질 제주를 기대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