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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함식 제주 결정 ‘해군만 있고 지역은 없었다’
국제관함식 제주 결정 ‘해군만 있고 지역은 없었다’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8.07.31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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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강정마을 주민과 해군 갈등 치유…화합‧상생위해 추진”
제주도 ‘공문’ 문의도 없이 “지역 여론‧기관 의견 고려” 운운
31일 확정 발표도 반대 주민 등 ‘생명평화대행진’ 나선 뒷날
국제관함식 해상 사열 이미지. [2018 국제관함식 홈페이지 갈무리]
국제관함식 해상 사열 이미지. [2018 국제관함식 홈페이지 갈무리]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해군본부가 2018년 대한민국 국제관함식의 제주 개최를 31일 확정 발표했다.

국제관함식의 제주 개최가 결정되는데 있어 지역의 의견은 거의 수렴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해군제주기지전대 내 김영관센터에서 윤정상 국제관함식 기획단장(소장)은 "2018년 국제관함식의 개최가 확정됐다"고 알렸다.

윤정상 단장은 "국제관함식을 제주에서 개최함으로써 그간의 어려움을 딛고 민과 군이 함께 상생할 것을 확신한다"며 "성공적인 개최로 제주를 전세계에 알리고 대한민국의 국제 위상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윤정상 국제관함식 기획단장(소장)이 31일 해군제주기지전대 내 김영관센터에서 2018 국제관함식 제주 개최 확정을 말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윤정상 국제관함식 기획단장(소장)이 31일 해군제주기지전대 내 김영관센터에서 2018 국제관함식 제주 개최 확정을 말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해군은 그러나 국제관함식 개최지로 제주가 결정된데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

윤 단장을 대신해 나선 박성우 국제관함식 기획팀장(대령)은 '제주 개최 이유'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해군기지가 지어진 이후 강정마을 주민과 해군 간 갈등과 아픔이 치유되지 않았기 때문에 민군 화합 상생을 위해 추진했다"고 답했다.

박성우 팀장은 특히 "해군이 지역 여론과 관련 기관 등의 의견을 고려해 제주를 최종적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하지만 '어느 기관을 말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제주에 있는 여러 기관 등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라고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게다가 '최종 결정 전 제주특별자치도와의 협의 여부'를 묻는 말에도 "행사를 진행하려면 개최 가능성에 대해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실무적으로 접촉이 있었다"고만 했다.

'공식 문서(공문)로 오간 의견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박성우 국제관함식 기획팀장(대령)이 31일 해군제주기지전대 내 김영관센터에서 2018 국제관함식 제주 개최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박성우 국제관함식 기획팀장(대령)이 31일 해군제주기지전대 내 김영관센터에서 2018 국제관함식 제주 개최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가 제주특별자치도에 문의한 결과 국제관함식 개최와 관련해 의견을 묻는 해군 측의 공문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31일 확정 발표 당일까지도 제주도에 의견을 묻지 않은 것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실무자 수준에서 강정마을 동향 파악 정도를 알아보는 전화 통화는 있었는지 모르지만, 정식 공문이 접수된 것은 없다"고 확인했다.

결국 국제관함식 제주 개최는 해군이 일방적으로 계획하고, 해군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셈이다.

또 해군제주기지전대 내 김영관센터에서 국제관함식 제주 개최 확정 발표 기자회견 일정도 문제로 지적된다.

2018 제주생명평화대행진 참가자들이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해군기지 정문 앞을 돌아 나오고 있다. ⓒ 미디어제주
2018 제주생명평화대행진 참가자들이 지난 30일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행진에 나서고 있다. © 미디어제주

31일은 국제관함식을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과 활동가 등이 서귀포시 성산읍을 향해 '2018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을 떠난 뒷날이다.

평화대행진은 이날 표선체육관에 도착하고 8월 1일에는 성산국민생활체육센터에 도착할 예정이다.

박 팀장은 '굳이 오늘(31일) 확정 발표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제관함식 행사가 (앞으로) 70여일 밖에 남지 않았다. 중대한 과정이어서 최대한 빨리 확정하고 행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18 국제관함식은 오는 10월 10일부터 14일까지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 등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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