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0:08 (목)
“있던 관사도 없애는 판에 ‘9억원’ 아파트 관사라뇨?”
“있던 관사도 없애는 판에 ‘9억원’ 아파트 관사라뇨?”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07.27 14:2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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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2018년도 제1회 교육비특별회계 추경예산안’ 심의
부교육감 관사에 9억원? "상식을 벗어난 과도한 예산" 지적
(좌)고수형 제주도교육청 행정국장에게 (우)김황국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이 부교육감 관사에 대한 9억원 예산 편성 문제를 질의하고 있다.
(좌)고수형 제주도교육청 행정국장에게 (우)김황국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이 부교육감 관사에 대한 9억원 예산 편성 문제를 질의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새로 부임할 부교육감을 위한 관사로 9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논란이 예상된다.

7월 27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는 <2018년도 제1회 제주특별자치도교육비특별회계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했다.

도교육청이 발표한 추경예산안에 따르면, 새로 부임할 부교육감을 위한 관사 취득에는 총 9억원이 사용될 예정이다.

이에 김황국 의원(자유한국당, 용담1동·용담2동 선거구)은 "도 행정부지사 관사는 현재 부교육감 관사와 취득 시기와 평수가 비슷하다. 하지만 도는 관사를 다시 취득하겠다는 방침이 없다”면서 도교육청의 예산 편성을 지적했다.

김황국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도청 행정부지사 관사의 경우 25평을 1억 2천만원에 취득했다. 그런데 이번 교육청 취득 계획을 보면 대단지 아파트 내에 있는 34평형 관사다. 가격도 무려 8억이다. 거기에 리모델링비로 1억이 책정됐다.

고수형 제주도교육청 행정국장: 전임 부교육감의 경우, 가족 모두 내려올 여건이 되지 않아 혼자 생활해야만 했다. 전임 부교육감님이 퇴임하시면서 하신 말씀이 있다. 임기 중에는 당사자라서 말하지 못했지만, 다음 부교육감을 위해 관사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는 요청이 있었다.

김황국 의원: 그 부분은 인정하지만, ‘9억원’이다. 기존 25평 관사에서 이번엔 34평이고. 제가 볼 땐 (평수) 규모를 보았을 때, 가족들 다 못 내려온다. 주말에만 내려올 수 있을 거다. 그리고 34평에 8억이면 평당 2000만원이 넘는 돈이다. 이 돈은 도민 혈세 아닌가.

고수형 행정국장: 저 역시 걱정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검토하도록 하겠다.

김 의원은 부교육감 관사 취득 문제를 두고 “어느정도 상식적인 수준에서 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김 의원은 “통상 부교육감의 임기가 길면 2년, 짧으면 1년 수준인데 부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도배와 리모델링을 또 해야 한다. 그런 부수적인 부분을 생각한다면, 이것(9억원 예산)은 과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관사를 확보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가구나 집기 교체, 도배 등의 사유로 새로운 예산이 들어가므로 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 등을 위한 관사를 국민 세금으로 구매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관사는 권위주의 시대의 유물이고, 없어져야 할 잔재’라는 목소리가 커지며, ‘관사를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자치단체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용섭 광주시장. (사진=광주시 제공)

지난 16일,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입장문을 통해 “관사를 사용하지 않겠다”라고 공식 선언했다.

전임 윤장현 시장이 없앤 관사를 부활시키려고 하다가 언론과 시민에게 호된 뭇매를 맞은 결과다.

관사 부활 논란의 중심에서 이 시장은 결국 “시 명의로 계약된 현재 관사를 자신의 명의로 다시 계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승옥 강진군수. (사진=강진 군청 제공)

이승옥 전남 강진군수는 관사를 폐지하기로 했다.

그는 자택에서 출퇴근하며, 현 관사를 관광종합안내소로 활용할 예정이다. 접근성이 좋은 위치에 있기에, 관광객을 위한 강진군 홍보 장소로 적합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관사를 폐지하거나, 시민을 위한 시설로 새롭게 활용하는 것은 전국적인 흐름이자, 국민의 바람이다.

있던 관사도 폐지하는 판국에 9억을 들여 새로운 관사를 확보하겠다는 도교육청의 ‘간 큰’ 계획, 실현해도 되는 걸까?

'관사'의 존폐여부를 놓고 갈리는 찬반 여론은 비단 도교육청 부교육감 관사에만 해당하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단, 분명한 것은 '군사정권의 산물'이라고도 불리는 관사가 민주사회에 필수적일 이유는 없다.

꼭 필요한 곳에, 필요한 이에게, 상식적인 수준의 관사라면 이같은 문제 제기는 없지 않을까?

이러한 맥락에서 살핀다면, 도교육청이 발표한 9억원의 부교육감 관사 예산 편성이 '상식적인 수준'인지는 공론화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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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호 2018-07-27 22:23:41
시대에 역행하시려나...
집 없는 천사에 집 마련해 줘야 하나...

압생트 2018-07-28 16:22:51
과거에 중앙에서 관리가 내려오던 시절에는 ;관사'라는게 필요했겠지만,
지방자치 시대에 관사라니????,
혹시 부교육감이 서울에서 부임해오는 제주에 집이 없는 사람인가요?
타 지방에서는 있는 관사도 없애는 상황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