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와 입만 커지고 손발은 보이지 않는 제주도정”
“머리와 입만 커지고 손발은 보이지 않는 제주도정”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07.2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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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7기 제주도정 첫 조직개편안, 도의회 행자위에서 ‘뭇매’
소통혁신정책관·대변인실 신설 등 비판 끝에 심사 보류키로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민선 7기 제주도정의 첫 조직 개편안을 두고 “머리와 입만 키우고 손과 발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혹독한 비판이 제기됐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강성균)는 26일 제주도가 제출한 행정기구 설치 및 정원 조례 개정안과 사무위임 조례 개정안 등 개정 조례안에 대한 심사를 벌인 끝에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심사보류 결정을 내렸다.

강 위원장은 “제주도의 조직 개편은 도정 운영은 물론 도민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상임위 내 토론도 필요하다”면서 “집행부로서도 의원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시간을 좀 더 갖고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심사를 보류하고자 한다”고 심사보류 이유를 설명했다.

민선 7기 제주도정의 첫 조직개편안이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날선 비판이 쏟아진 끝에 심사보류 결정이 내려졌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민선 7기 제주도정의 첫 조직개편안이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날선 비판이 쏟아진 끝에 심사보류 결정이 내려졌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머리와 입만 키웠다”는 발언은 강성균 위원장이 도지사 직속으로 3급 직제인 소통혁신정책관과 대변인실이 신설된 부분을 지적하면서 꺼낸 얘기다.

강 위원장은 “우선 행정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민했는지 묻고 싶다”면서 공보 분야에만 29명이 배치돼 있는 부분을 짚었다.

특히 그는 “도지사를 위한 권한 강화가 아니라 도민들의 권익 신장과 보호 차원에서 도지사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이 조직 개편에 담겨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내외 환경 분석 등을 통해 구체적인 행정수요를 분석이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대외적으로 동북아 평화체제 전환과 미국·중국간 교역 마찰에 대한 대응, 국제 관광지로서 앞으로의 전략 등이 조직 개편에서 보이지 않는다”면서 제주의 근간인 1차산업 분야에 대해서도 전담 부서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별자치도 출범 당시 행정의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공무원을 감축하겠다고 했던 도민과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데 대한 원희룡 지사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 갑)은 “특별자치도 출범 때 1600명을 줄인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단 한 번 줄여놓고 계속 늘려오지 않았느냐”면서 “공무원 수를 줄이겠다고 해놓고 공무직을 늘려서 운영한 것은 대도민 사기극이다. 이제라도 공무원 증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게 솔직한 거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이중환 도 기획조정실장은 “행정 수요가 있는데 공무원 정원을 억제해놓고 공무직을 늘리는 것은 도민 서비스 차원에서도 맞지 않다고 본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강철남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 을)은 ‘읍면동 주민자치 강화’라는 특별자치도의 출범 원칙과 달리 오히려 읍면동이 홀대를 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인력은 늘려주지 않으면서 주정차 단속, 해양환경 쓰레기 등 사무는 너무 많이 위임돼 있다”면서 읍면동에 대한 정책적 고민이 부족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 실장은 이에 대해 “읍면동이라고 해서 달리 생각할 이유가 없고 조직관리 부서 입장에서는 적은 수의 공무원으로도 같은 효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나름의 사정이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강 의원이 대변인실 조직 신설과 관련, “41명 규모라면 전국 광역시도 중 4번째다.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하자 이 실장은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인력을 증원하려는 거다. 도의 정책을 정확하게 알리면서 피드백을 받고, 최근 새롭게 대두되는 홍보 전략을 통해 제주도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데도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강 의원은 “선거 이후에 벌써 채용된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조직이 만들어기지도 전에 공무원 생활을 20년씩 해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자리가 아닌 사무관에 벌써 2명이 채용된 것은 문제”라고 거듭 지적했다.

정민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삼도1·2동)도 이번 선거에서 ‘제주가 커지는 꿈’이라는 원희룡 지사의 슬로건에 빗대 “조직개편안을 보면서 ‘제주가 커지는 꿈’이 아니라 ‘도청이 커지는 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정 의원은 “행정시에 법인격이 없기 때문에모든 사무가 도청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중앙 정부의 권한을 이양받아와도 도청에서 받아야 하기 때문에 도청 인원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원래 구도는 행정시를 두지 않고 읍면동 기능을 강화하는 거였는데 여전히 제도적으로 미비한 상태라는 점을 신랄하게 꼬집기도 했다.

또 그는 “소통혁신정책관은 옥상옥이 될 수 있다”면서 “지사의 정책과 공약을 관리하다 보면 도청 내 전 부서를 여기서 관리하는 구조가 돼 도청 컨트롤타워가 기획조정실이 아닌 소통혁신정책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조직 개편 후에도 평가 결과를 토대로 1년 후 조직 개편에 반영할 수 있을 거다”라고 의원들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을 운영해본 후에 조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좌남수 의원(더불어민주당, 한경·추자면)도 “지난 10년 동안 늘어난 인원이 243명인데 241명을 한꺼번에 늘리겠다고 하면 도민들이 받아들이겠느냐”고 공무원 정원이 늘어나는 데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고, 홍명환 의원은 추가 질의순서에서 “4개 과 미만인 6개 실국에 대해서는 수정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고시 위반 문제를 거론했다.

한편 도의회 행자위는 집행부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를 가진 후 이번 임시회 회기 중에 다시 회의를 열고 조직개편 관련 조례안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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