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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 의원 눈물의 호소 “‘유니버설 디자인 제주’를”
김경미 의원 눈물의 호소 “‘유니버설 디자인 제주’를”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07.2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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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본회의 5분 발언 “민선 6기, 가이드라인 실천사례 전무” 지적
제주도의회 김경미 의원이 5분발언을 시작하면서 일상에서 차별을 받고 있는 장애인으로서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도의회 김경미 의원이 5분발언을 시작하면서 일상에서 차별을 받고 있는 장애인으로서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장애인 당사자인 제주도의회 김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 유니버설 디자인의 도입 필요성을 눈물로 호소하고 나섰다.

김경미 의원은 24일 오후 열린 제36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 시간을 통해 “민선 7기 첫 조직개편 심사에 이뤄지는 시점에 맞춰 자신의 삶의 경험을 토대로 ‘유니버설 디자인 제주’를 조성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서 섰다”고 발언을 시작했다.

휠체어를 타고 있는 김 의원은 연단에 오르지 못하고 연단 아래 한 쪽에 별도의 연단을 마련, 발언을 해야 했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성별과 연령, 국적, 장애 유무에 상관 없이 누구나 손쉽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의 선거 공약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번 11대 의회에 가장 많은 장애 의원이 입성함에 따라 경사로 공사 등 의회사무처에서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그는 “저는 지금 홀로 다른 단상에서 말씀을 드린다”면서 자신이 42명의 다른 의원들과 구별돼 소외되는 감정은 모든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비일비재하게 느끼는 것이기에 더욱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휠체어에 올라탄 채로 턱이 없는 화장실에 들어가 세면대 높이를 조절해 세수를 하고, 저상버스를 타기 위해 전동 휠체어로 작은 들꽃들과 인사를 하고 콧노래를 부르면서 버스를 타는 일상적인 삶을 꿈 꾼다고 소박한 자신의 꿈을 들려주기도 했다.

이에 그는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상인 자유를 포기 당하고 선택을 강요당하는 차별적인 삶을 50여년 동안 살았다”면서 “저는 이러한 꿈이 단순히 꿈에 그치지 않고 일상이 될 수 있도록 현실화시키는 것이 저에게 주어진 사명이라 생각하면서 앞으로도 의정활동에 이를 최우선에 두겠다”는 다짐을 피력했다.

이어 그는 “유니버설 디자인 공약을 실행하기 위해 행정부지사 직속으로 도시디자인담당관실을 신설하는 조직 개편안을 환영한다”면서도 “의지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우려도 된다”고 말했다.

유니버설 디자인 공약이 민선 6기에서도 포함돼 있었지만 4년이 지난 지금 그 실천율이 미미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유니버설 디자인 조례를 제정하고 1억7000만원을 들여 유니버설 디자인 가이드라인도 완성했지만, 가이드라인이 실천된 사례는 전무한 것이 사실”이라고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원희룡 지사가 민선 7기 공약으로 ‘유니버설 디자인 도시 조성 및 장애인 보행환경 개선’을 내세우고 있지만 지난 4년을 반복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에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에 그는 공약 실천의 첫 단계로 도시디자인담당관이 민선 6기의 유니버설 디자인 정책에 대한 혹독한 평가를 토대로 제주도에서 추진하는 모든 정책과 건축, 디자인, 설계에 촘촘하게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조직 신설로 끝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가 있어야 한다”면서 “4년 전의 과오를 다시 범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와 강력한 추진이 필요하다”는 당부를 전했다.

그는 “제가 이렇게 홀로 된 발언대에서 발언하는 현ㄱ실이 지금의 유니버설 디자인의 현실”이라면서 “장애가 장애가 되지 않는 철학을 담는 도정의 의지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 자신이 이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민선 7기에서 ‘유니버설 디자인 제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는 다짐을 피력하기도 했다.

장애 때문에 휠체어를 타고 있는 김경미 의원이 연단에 오르지 못한 채 별도로 한쪽에 마련된 연단에서 5분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장애 때문에 휠체어를 타고 있는 김경미 의원이 연단에 오르지 못한 채 별도로 한쪽에 마련된 연단에서 5분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 의원의 5분 발언이 끝나자 김태석 의장은 “의장으로서, 10대 의회 때 유니버설 디자인 조례를 대표발의했던 의원으로서 직무에 충실하지 못했던 점 사과드린다”고 김 의원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김 의장은 “앞으로 조례 적용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나가겠다”고 다짐하면서 원 지사와 담당 공무원들에게도 공공 건축물에 유니버설 디자인을 철저히 적용해줄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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