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에 거대 철탑이 필요한 이유가 있을까요?"
"우도에 거대 철탑이 필요한 이유가 있을까요?"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07.18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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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 짚라인 사업을 바라보며... <3>
검멀레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 위에서 찍은 우도봉의 모습.
검멀레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 위에서 찍은 우도봉의 모습.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친 것은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는 말이다.

어쩌면 마구잡이 개발로 망가진 제주에 딱 필요한 사자성어일지도 모른다.

제주도가 청정지역이라는 말은 이미 옛말이다. 도민 대다수가 몸으로 느끼고 있다.

물론,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과 비교한다면 제주는 양반이다. 미세먼지를 제외한다면 아직 공기는 맑고, 산은 푸르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무분별한 개발이 만들어낸 문제 역시 제주 곳곳에 존재한다.

각종 환경단체 및 시민단체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제2공항 건설, 강정마을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해군국제관함식, 일부 양심 없는 업자들의 분뇨 불법 배출 등 모두 제주 사회가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들이다.

우도에 설치될 짚라인 역시 같은 맥락이다. 결국엔 ‘환경 문제’란 것이다.

개인이 자기 돈 내고 사업하겠다는데, 무슨 문제냐고?

첫째, 짚라인 설치물은 우도의 자연경관을 해치는 시설이기 때문에 문제다.

둘째, 만약 장기간 방치되어 철거해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소유자가 원치 않는다면 제재 수단이 없다.

짚라인 사업이 성공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기자는 지난 13일, 이와 관련 <우도를 찾는 관광객이 과연, 짚라인을 원할까요?>의 제목으로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짚라인 업체가 내세운 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타당성에 문제를 제기한 내용이다.

만약, 기자의 우려가 현실화되어 사업이 어려워진다면? 짚라인 업체는 우도에서 철수할 것이고, 설치된 시설물은 그대로 방치될 가능성이 크다.

짚라인이 들어설 영일동 마을의 관계자는 "시설물 철거 비용을 약 1억원 보전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사업이 망해 철수하는 마당에, 제돈을 들여 설치물 철거까지 친절히 해줄 사업자가 얼마나 있을까?

만약 사업자의 마음이 변해 '철거할 수 없다'고 한다면? 짚라인 설치물은 곧 해풍을 맞아 녹이 슬 것이고, 이는 곧 보기 싫은 ‘흉물’이 될 것이다.

 

돈 때문에 개발하다가, 돈 때문에 개발을 멈추고 방치되어 흉물이 된 시설물 사례는 이미 많다.

인간의 욕심으로 착공에 들어간 건물이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그대로 방치되었을 때, 그 모습은 어떨까? 제주지역 내 사례를 통해 ‘우도 짚라인’ 문제를 다시 한 번 되짚어보자.

아래 사진은 애월 해안도로에 위치한 건축물이다.

애월 해안도로변에 위치한 폐건물의 철근 골조.

사진에서 보다시피 건물은 오랜 시간 방치된 대형 폐건물이다. 해풍을 맞은 철근은 모두 녹이 슬었고, 건물 위쪽에 남은 슬레이트는 아슬아슬하게 구조물에 매달려 있다.

아름다운 애월 바다의 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안전상의 문제로 언론에서도 문제를 제기한 바 있는 이 건물은 소유자의 자금 사정 등의 이유로 철거가 잠정 중단된 상태다.

방치된 건축물 사례는 또 있다.

성산읍에 위치한 건물 골조. 13년 동안 공사가 중단된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위 사진은 성산읍에 위치한 관광숙박시설 건물 모습이다. 한적한 멋이 있는 푸른 들판 위, 덩그러니 남아있는 잿빛 골조의 경관이 안타깝다.

이 건물은 관광숙박시설로 사용될 예정이었으나 현재 골조공사만 약 50% 마친 상태다. 13년 동안 방치된 탓에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장기 방치 건축물’로 분류했다.

장기 방치 건축물은 도에서도 어쩔 수 없는 골칫덩이다.

제주특별자치도 관계자는 “장기간 방치되어 문제가 제기되는 건물을 제재할 뚜렷한 방법이 없다”면서 “건물 관리나 철거 문제는 재산권을 소유하고 있는 이의 재량에 달렸다. 도에서는 안전 문제가 우려될 경우, 최소한의 안전조치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만약 우도에 짚라인이 설치된다면, 그리고 장기간 방치된다면? 해풍이 센 지역에서 거대한 짚라인 철탑이 처음과 같은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까?

또한, 짚라인을 가동하기 힘든 12월~2월 비수기에 짚라인 사용을 멈춘다면? 철근 구조물은 금세 녹이 슬테고, 거대 철탑은 머지않아 우도의 ‘흉물’로 전락할 것이다.

 

‘자연을 그대로 두라’는 목소리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들린다.

하지만 도무지 지켜지지 않는 탓에 기자는 다시 한번 말하고 싶다.

“우도를 그대로 두라. 제주를 그대로 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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