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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공간 vs 녹지공간 “원희룡 제주도정, 무엇이 먼저인가”
주차공간 vs 녹지공간 “원희룡 제주도정, 무엇이 먼저인가”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8.07.09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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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일도2동 129면 규모 공영주차장 조성 사업 추진 논란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시 일도2동 녹지공간을 이용한 주차장 조성 계획이 논란을 낳고 있다. 지역 주민 항의에 이어 도내 환경단체도 나섰다.

9일 제주시에 따르면 일도2동 신천지아파트와 혜성대유아파트 인근 녹지 일부를 활용한 노면 공영주차장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해당 녹지 전체 55280㎡ 중 3500㎡ 가량을 이용한 129면 규모이다.

제주시가 추진 중인 일도2동 공영주차장 주변 현황도. [제주시 제공]
제주시가 추진 중인 일도2동 공영주차장 주변 현황도. [제주시 제공]

제주시는 녹지 인근 혜성대유아파트의 경우 주민 소유 290대의 차량 중 170대 가량만이 아파트 단지 안에 세우고 신천지아파트는 702대 중 481대만 수용이 가능해 이들 2곳 아파트에서만 341대의 차량이 주변 도로(연수로)에 차를 세우는 등 주차난이 심각한 곳이라고 부연했다.

이 때문에 이 지역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주차장 조성을 요구해 이번 사업을 계획했다는 입장이다.

사업계획 공람 기간 의견을 제시한 226명 중 200명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이 주차장 계획에 반대하고 제주참여환경연대도 '완충녹지의 의미를 모르는 막장행정'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제주시가 추진 중인 일도2동 공영주차장 인근 주민들이 사업 현장에서 공무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제주참여환경연대 제공]
제주시가 추진 중인 일도2동 공영주차장 인근 주민들이 사업 현장에서 공무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제주참여환경연대 제공]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고 "지난 5일 (제주시에) 항의한 주민들 중 자신도 주차문제 해결을 위한 주차장 조성 계획에 찬성하지만 산책로 역할은 물론, 주변 대규모 LPG저장소로부터 삶터 보호 및 공해를 저감하는 완충녹지를 없애는 계획임을 알았다면 찬성하지 않았을 거라고 성토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들이 주차난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녹지를 지키려하지만 행정은 여전히 과거의 철학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주민 숙원사업이라는 이유로 녹지에 주차난도 정작 해소하지 못하는 주차장을 개발하려는 시대착오적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특히 "지금 제주에 주차문제가 심각하지 않은 곳이 어디 있으며, 제주의 모든 곳의 녹지를 주민숙원이라는 이유로 주차장으로 만들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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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참여환경연대는 주차장 계획 부지에 대해 "아름드리 나무가 울창한 완충녹지로 대규모 LPG 저장소 외곽에 조성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평소 미세 누출되는 가스를 흡수, 경관적으로 저장탱크를 차폐해 안정감을 주기 위해 조성된 곳"이라며 "일반 자연녹지와는 다른 안전상의 이유가 곁들여진 중요한 녹지"라고 설명했다.

제주시가 추진 중인 일도2동 공영주차장 인근 아파트와 LPG 충전소와의 거리. [제주참여환경연대 제공]
제주시가 추진 중인 일도2동 공영주차장 인근 아파트와 LPG 충전소와의 거리. [제주참여환경연대 제공]

더불어 "LPG 저장소는 여전히 존재하고 저장탱크가 집중된 서쪽 지역에서 주민들이 주거하는 지역까지 도로를 포함해 80m 밖에 안 된다"며 최소한 100m 이상을 확보하도록 한 완충녹지 규격도 충족하지지 않았는데 그나마 이마저 없애겠다는 결정을 내린 제주도도시계획위원회는 무엇을 심의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고 당장 변경한 도시계획을 원상회복하지 않는다면 위원회의 중대한 실책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이에 따라 "제주시는 즉각 공사를 중단하고 관련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며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변경된 도시계획도 원상회복해야 한다. 제주도정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처리가 민선 7기 도정의 됨됨이를 판단하는 척도가 됨을 명심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시는 현재 주변 도로(연수로)의 주차 상황을 고려하면 주차장 조성이 필요한 실정이고 주민 반대를 감안해 설계를 변경, 의견을 듣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제주시가 추진 중인 일도2동 공영주차장 인근 연수로3길의 야간 시간대 도로 양쪽에 세워진 차들. [제주시 제공]
제주시가 추진 중인 일도2동 공영주차장 인근 연수로3길의 야간 시간대 도로 양쪽에 세워진 차들. [제주시 제공]

제주시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제주>와 통화에서 신천지아파트와 혜성대유아파트의 차량 수용 능력을 이야기하며 “단독주택을 제외하고 아파트에서 길(연수로)에 나와 주차하는 차량만 300대가 넘어 양쪽에 차를 세우면 폭 6m의 소방도로 확보조차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주차장 조성을 위한 공사를 일시 중지한 상태로 이달 말 전에라도 설계를 수정해 주민 의견을 다시 들어볼 생각”이라며 “그래도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대한다면 사업을 재검토해야하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한편 제주도는 지난해 4월 10일 제주시 일도2동 46-2번지 전체 5만5286㎡ 중 9760㎡를 주차장(도시계획시설)으로 변경했고, 제주시는 이 중 3585㎡에 7억여원을 들여 오는 10월 29일까지 129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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