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19 18:08 (화)
‘남양섬에서 살다 -조선인 마쓰모토의 회고록’ 세종도서 선정
‘남양섬에서 살다 -조선인 마쓰모토의 회고록’ 세종도서 선정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07.08 13: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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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사이판 북부 섬 야자원 관리원 전경운씨 회고록
제주대 조성윤 교수, 티니언 섬 조사 도중 기록 입수해 출간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대 사회학과 조성윤 교수가 펴낸 『남양섬에서 살다 -조선인 마쓰모토의 회고록』(‘끝내 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남양군도 ‘조선인’의 이야기’)이 2018년 상반기 세종도서 교양 부문에 선정됐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올해 상반기 세종도서 교양 부문도서 220종을 선정, 발표했다.

선정된 도서는 1000만원 이내로 구입해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등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공공도서관, 작은도서관, 학교도서관, 해외문화원 등에 보급하게 된다.

올해 세종도서 교양 부문도서 공모에는 모두 5173종이 접수돼 23.5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에 세종도서로 선정된 이 책은 일제강점기 시기 일본 남양무역의 야자원 관리원에서 사이판 북부에 있는 섬에 파견돼 일했던 전경운씨가 말년에 자신의 삶을 회고한 기록이다.

책을 펴낸 조성윤 교수는 2010년부터 일제강점기 이민, 강제 연행, 위안부, 경제활동 등 여러 형태로 태평양 섬에 갔던 조선인 관련 연구를 하던 중 티니언 섬을 조사하다가 전경운씨의 기록을 입수하게 됐다.

1915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난 전경운씨는 남양무역 관리원으로 사이판 섬에 갔던 1939년부터 6년간 사이판 북부의 섬들을 전전하면서 일본인 관리, 오키나와 사람들, 원주민, 일본군과 함께 지냈다.

그러던 중 태평양 전쟁이 끝난 후 사이판의 조선인 수용소에 가서야 한국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원주민 여성과 결혼을 한 상태여서 고국에 돌아오지 못했고 일제 시기 쓰던 이름 ‘마쓰모토’로 티니언 섬에 살다가 지난 2003년 사망했다.

전경운씨가 남긴 이 회고록은 개인의 기록을 통해 역사를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근대사의 소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당시 물가 상황과 경제적 이민과 일본군의 동태, 원주민의 삶의 모습이 솔직하고 생생하게 묘사돼 있고, 특히 글로 표현할 수 없는 내용을 삽화를 곁들여 설명한 점도 이채롭다.

화가 이중섭과 오산학교 동기였던 그가 이중섭과 함께 미술반 활동을 했지만 집안의 반대로 미술의 재능을 펼치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회고록에 그의 소질을 살려 당시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해냈다는 것도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제주의 1인 출판사로 이 책을 펴낸 당산서원의 김미정 대표는 “수용소에서의 기록 중에는 제주 사람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면서 제주지역 서점이나 도서관에서도 이 책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를 전했다.

한편 세종도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정부가 전국 공공도서관 등에 비치할 우수 도서를 선정, 구매해주는 사업으로 지난 1968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도다.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지난해까지 학술, 교양, 문학나눔 등 세 부문으로 나눠 심사를 진행해왔으나 올해부터는 문학나눔 부문을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 이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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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숙영 2018-07-08 22:03:48
제주사람들도 남양군도에 갔다는 내용이 있어서 궁금해집니다. 읽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