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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개동을 배워서 더 아끼게 됐어요”
“봉개동을 배워서 더 아끼게 됐어요”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06.23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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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아름 작은도서관 개관 1주년 기념식 개최
<미디어제주> 김형훈 편집국장에 감사장 수여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우리는 모두 어딘가에 보금자리를 두고 산다. 우리가 사는 보금자리는 크게는 군과 시 단위로, 작게는 마을 단위로 나뉜다.

하지만 막상 우리는 뿌리를 내리고 사는 스스로의 보금자리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삶이 바빠서, 혹은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대부분이 그렇다.

하지만 ‘봉개마을 아이들’은 조금 다르다.

2017년, <미디어제주>는 봉아름 작은도서관과의 협조로 ‘봉개마을 아이들’이란 동아리를 구성했다.

<미디어제주>의 김형훈 편집국장은 매주 동아리 구성원인 4명의 중학생 아이들과 함께 봉개동의 역사성을 지닌 장소, 사라져가는 제주의 옛 것, 봉개동 터줏대감 어르신이 들려주는 마을의 숨은 이야기 등을 찾아 기록했다. 그 결실이 바로 ‘봉개에서 살아가기’ 책이다.

‘봉개에서 살아가기’ 책은 지난 4월 말 발간됐다. 책은 봉개마을에 사는 아이들 4명이 마을 이곳저곳을 다니며 경험한 이야기를 다룬다. 책을 집필하고 편집하는 것은 <미디어제주>의 김형훈 편집국장이 맡았다.

그리고 2018년 6월 23일, 봉아름 작은도서관의 탄생 1주년 기념 행사와 함께 ‘봉개에서 살아가기’ 책 발간을 축하하는 자리가 함께 마련됐다.

봉아름 작은도서관의 탄생 1주년 기념 행사에서 관계자 및 <미디어제주> 김형훈 편집국장이 기념떡 컷팅식을 하고 있다.

행사에는 양성훈 봉아름작은도서관관장 및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안창남 제주특별자치도의원, 장동훈 제주도작은도서관협회장, 박인하 봉개동주민센터동장 및 봉개동 주민과 어린이들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양성훈 봉아름작은도서관관장.

양성훈 관장은 “도서관 개관 후, 지난 1년간 많은 도움을 받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쉴 수 있는 ‘쉼터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인사말을 밝혔다.

이석문 교육감은 축사를 통해 “지역과 학교를 넘어 모든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도서관이 되길 바란다”고 전하며 봉아름 작은도서관 1주년 행사 초대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왼쪽부터) 안창남 제주특별자치도의원, 장동훈 제주도작은도서관협회장.

안창남 도의원은 “봉아름 작은도서관이 아이들에겐 꿈과 희망을 키우는 교실로, 학부모에겐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 향유의 공간으로 잘 운용되길 바란다”면서 “도서관과 마을 아이들이 연계해 ’봉개에서 살아가기’ 책이 발간된 것처럼, 도서관 중심으로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좋은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동훈 협회장은 “작은도서관의 기능에서 도서 대여는 20% 미만에 불과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책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주가 되는 봉아름 작은도서관에서 도서 대여 수가 적다고 낙심할 필요는 없다”고 격려했다. 또한, “지역 학교, 어르신들과 연계하여 더욱 거듭나는 도서관이 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미디어제주> 김형훈 편집국장이 봉아름 작은도서관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행사에 참석한 관계자 및 인사의 축사가 끝난 뒤, 봉아름 작은도서관 측의 <미디어제주> 김형훈 편집국장에 대한 감사장 수여식이 있었다.

봉아름 작은도서관의 '청소년기자, 마을을 기록해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제주도교육청과 연계해 청소년과 함께한 마을탐방 결과물을 책으로 발간하는 등 큰 역할을 담당함에 수여된 감사장이다.

김형훈 편집국장과 함께 봉개마을 알기에 힘쓴 '봉개마을 아이들' 동아리 단원들도 작은 부상을 받았다.

'봉개마을 아이들’ 동아리는 고권영, 고권유, 이진혁, 홍수혁 네 학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주제일중학교 3학년 고권영 학생은 봉개동에서 태어나 봉아름 작은도서관의 프로그램 대부분에 참여하는 ‘봉아름 작은도서관 마니아(?)’다. 그는 “취재는김형훈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힘들지 않았는데, 책을 만들면서 글쓰기에 대한 창작의 고통을 처음 느껴보았다”면서 “그래도 ‘봉개마을 아이들’ 동아리 활동은 또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권영 학생의 동생인 제주제일중학교 2학년 고권유 학생은 봉개동이 마구 개발되는 것을 무척 아쉽게 생각한다. 그는 “처음에 동아리 활동을 시작할 땐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기회가 된다면 또 한번 봉개마을 탐방과 책 만들기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왼쪽부터)고권영 학생, 고권유 학생, 김형훈 편집국장, 홍수혁 학생

오현중학교 2학년 이진혁 학생은 화북동 출신이다. 할아버지 덕분에 봉개동으로 옮겨와 사는 그는 “처음에는 부모님의 권유로 시작한 활동인데, 막상 동아리 활동을 하다보니 봉개마을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글 쓰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했던 그의 기사 마지막 말머리엔 “봉개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지 몰랐다”라고 적혀 있다.

제주동중학교 2학년 홍수혁 학생은 봉개동에 중학교가 없어서 다른 지역에까지 가야 하는 걸 안타까워 하고 있다. 그는 막상 글 쓰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렇다면 기자가 되는 것은 어떨까” 물으니 쉽사리 답을 하지 못한다. 그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처음 해보는 것들이 많았다”면서 “활동을 통해 봉개동에 처음으로 정착한 ‘고이지’라는 인물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한편, ‘봉아름 작은도서관 1주년 기념식’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각종 체험행사도 마련됐다. 어린이들은 향초 만들기, 책갈피 만들기, 돌에 그림그리기 등의 체험을 통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봉개동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3학년 김예준 학생.

돌에 그림그리기 체험에 참여한 초등학교 3학년 김예준 학생은 국제 환경보호 단체 ‘그린피스’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다. 그는 “봉아름 도서관에서 도서관에서 논술을 배우고 있다”면서 “그림 그리기나 만들기를 할 수 있는 도서관이 참 좋다”라고 참여 소감을 말했다.

언제부턴가 사회 곳곳에서 ‘크고 거대한 것’보다는 ‘작고 소박한 것’에 대한 가치와 매력에 집중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좋은 현상이다.

작은 것에 대한 관심과 사랑에서 피어날 커다란 행복이 작은도서관을 통해서도 널리 퍼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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