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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보는 6.13지방선거 '선거권' 이야기
청소년이 보는 6.13지방선거 '선거권' 이야기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06.13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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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생각하는 '선거권'이란 무엇일까?
선거권 없는 청소년이 보는 6.13 지방선거의 모습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우리는 ‘선거’를 두고 ‘민주주의의 꽃’이라 부른다. 아마 선거권은 한반도에 민주주의를 꽃피게 한 밑거름이자, 미래를 만들어갈 소중한 씨앗이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선거권을 가지는 나이는 만 19세 이상으로,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1999년 6월 14일 이전 출생자에 국한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나이다. 미국, 영국, 일본 등 32개국은 18세부터 선거권을 가지고 있으며, 오스트리아는 만 16세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선거 가능 연령을 가진다.

사실, 국내에서도 선거 가능 연령을 낮추자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제주도 예외는 아니다. 청소년의 정치 참여에 대한 열망은 갈수록 뜨겁다. 5월 29일 제주청소년정책연대는 ‘6.13 지방선거에 따른 청소년정책과제 제안’ 회견을 통해 청소년 정책 및 관련 사업 결정 과정에 청소년의 참여를 보장해달라는 주장을 펼쳤다. '6.13 지방선거 모의투표 및 청소년 정책 참여 제주운동본부'는 6월 13일 선거 당일  제주시청 어울림마당 및 서귀포 광장 등에서 청소년 모의 투표를 진행한다.

제주의 청소년들은 선거권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이번 지방선거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 청소년의 대변인 교육감 선거, 우리도 참여하고 싶어요!

부건휘 (제주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2학년, 만 16세)

부건휘 학생.
부건휘 학생.

제주청소년정책연대에서 제주지역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부건휘 학생은 “지방선거는 그 결과에 따라 제주도 전역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선거다”라며 “선거 가능 연령을 만 16세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기본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며, 이는 곧 청소년 역시 정치적 의견 표출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뜻한다.

그는 청소년의 자유로운 정치 참여를 위해 만 16세 이상 연령의 선거권 보장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만 18세 이하 선거권 보장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교육감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교육감 선거는 청소년의 미래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청소년에게도 선거권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지방선거를 넘어 대통령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청소년 스스로 미래를 이야기하는 선거권을 부여해준다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 청소년 모의 투표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어떨까?

심영은 (제주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2학년, 만 17세)

심영은 학생.

심영은 학생은 선거권이 없어 그동안 선거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직접 후보자들과 질의응답을 했던 경험을 계기로 선거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되었다.

그녀는 "선거 가능 연령을 특정하기보다는 외국의 사례처럼 청소년들이 모의 투표를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미래에 선거권을 가지게 될 청소년들의 모의 투표 결과에 따라 정치인들이 자극을 받고, 자신의 정책을 다시금 생각해볼 것이라는 논리다.

그녀는 "모의 투표를 통해 청소년들은 자신의 정치적 선택에 대한 책임과 자부심, 의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청소년 모의 투표로 이어진 정치적 관심으로 성인이 되어 투표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을 예상했다.

그녀는 자신이 선거권을 가지고 있다면 “청렴하고 진실한 후보, 청소년뿐 아니라 도민의 의견에 항상 귀 기울여 듣고, 행동해주는 후보”를 뽑을 것이라면서 “정치에 대한 깊은 이해와 도민의 관심을 바탕으로 선거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끝으로 그녀는 “다음 선거에는 저도 선거권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이번 6.13 지방선거를 보고 느낀 점을 바탕으로 값진 한 표를 행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네거티브 선전은 그만! 정책 선거를 원해요!

멍멍 (가명. 대안학교 학생, 만 17세)

가명인 '멍멍'으로 인터뷰에 응한 그녀.

서귀포의 한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교 밖 청소년 멍멍(가명)은 이번 지방선거를 “정책이 구별되지 않고 이루어지는 네거티브 선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녀는 당이나 정치색을 내세워 상대 후보를 비방하기에 급급한 선거판을 안타까워하며 “유력 후보들이 제2공항이나 환경 문제에 비슷한 입장이라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녀는 “교육감은 학생들의 손으로 뽑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만 16세, 고등학교 1학년 정도면 좋겠지만, 더 어려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만 16세 나이의 청소년이라면 충분히 판단 능력이 있고, 오히려 다양한 편견에서 벗어나 어른들보다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말을 자꾸 바꾸는 후보, 여성을 혐오하는 후보는 안 뽑을 것”을 강조했다.

평소 제주의 자연환경과 생태계 파괴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에 관심이 많은 그녀는 “정치인들은 생태 감수성이 없는 것인지 너무 건설만 한다”며 “제주 생태계가 망가지면서 제주에 사는 사람들도 위험해지고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제주에 무분별하게 자행되는 공사, 환경 파괴를 바라보며 “환경이 파괴되면서 사람들도 떠나고, 마을까지 사라지고 있다. 제주의 먼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이 도지사가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그녀는 “거리에서 큰 소리로 유세하는 선거 문화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오히려 토론을 더 자주 하고, 정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해 공약 비교를 한눈에 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또한 “제주에는 광화문 광장처럼 시민들이 쉽게 모일 수 있는 광장이 없다. 탐라문화광장은 이름만 광장이고, 광장이 아니다”라며 “오프라인 광장이 당장 어렵다면, 온라인 광장이라도 만들어 도민이 보다 쉽게 정치적 목소리를 내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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