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17:38 (금)
고은영 녹색당 제주도지사 후보의 ‘특별한’ 마지막 주말
고은영 녹색당 제주도지사 후보의 ‘특별한’ 마지막 주말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06.10 1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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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하루 내내 성산읍 일대에서 “제주 제2공항 반대” 집중유세
“제2공항이 아닌 제주의 미래, 다른 제주의 모습 만들자” 호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도 역사상 최초로 서른 두 살의 여성으로 제주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녹색당 고은영 후보의 마지막 주말 유세 현장은 제주 제2공항 입지 후보지로 선정된 성산읍 지역이었다.

고은영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 주말인 10일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를 돌면서 제주 제2공항 반대를 주제로 한 집중유세를 벌였다.

고은영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난산리사무소를 시작으로 신산농협 앞, 온평초등학교 앞, 신양어촌계 앞, 성산파출소 앞, 동남로터리를 돌면서 유세를 진행한 데 이어 오후 4시 수산1리사무소를 마지막으로 성산읍 일대 제2공항 반대 유세를 마무리했다.

고은영 녹색당 제주도지사 후보가 유세 차량으로 만든 트럭 지붕 위에 올라서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고은영 후보 선거운동본부
고은영 녹색당 제주도지사 후보가 유세 차량으로 만든 트럭 지붕 위에 올라서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고은영 후보 선거운동본부

고 후보는 이날 성산 지역 유세에서 우선 올 1월 35개 사업에 1조1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다는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주변지역 발전 기본구상(안)’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도 진행되지 않은 채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관련 용역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그는 “주민들에게 정보는 공개하지 않은 채 돈이 얼마 풀린다는 소문만 무성하고 실제로 어떤 사업이 진행되는지, 그게 주민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며 “왜 주민들이 모르는 개발 계획이 진행돼야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그는 언론을 통해 알려진 기본구상안의 내용이 공항과 기존 시가지, 관광지를 잇는 도로망 건설과 공항 건설에 따른 지원시설 마련, 지역 주민 지원방안이 포함돼 있다면서 세부적인 사업비 내역을 설명했다.

우선 그는 가장 많은 예산이 쓰이는 곳이 신성장 산업 동력을 위한 산업단지에 2000억원, 물류센터 700억원, 스마트시티 시범사업 4800억원 등 모두 7600억원으로 전체 사업비의 2/3가 이 부분에 투입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더구나 컨벤션센터와 복합상업시설, 숙박시설 등은 외국자본을 유치해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기본구상안에 포함돼 있는 내용을 설명했다.

반면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사업은 성산읍 관내 석면슬레이트 지붕 주택 1000호에 대한 철거 및 지붕개량 비용 85억원, 이주사업 120억원, 해안변 환경 정비 30억원, 가로환경 및 경관 개선을 위한 전선지중화 사업 100억원, 올레길 코스 주변 올레쉼팡을 조성하고 주민들이 공동 운영하는 데 25억원이 책정돼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그는 “주민들에게 엄청난 혜택이 돌아갈 것처럼 얘기하고 있지만 실제로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토지보상비를 제외하면 이게 전부”라면서 더구나 석면 지붕개량이나 전선 지중화, 주민소득 창출 사업은 제2공항이 지어지지 않더라도 제주도가 해야 할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고 후보는 “결국 행정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지원을 해주는 것처럼 생색을 내고, 실제 개발이익은 건설사와 투기자본이 챙기는 방식”이라면서 “제주도가 또 주민들을 속이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그는 “이득이 이렇게 추상적인 반면 손해는 매우 구체적”이라면서 우선 정든 고향을 떠나야 하는 건 물론이고 다시 재이주할 수 있다고 하지만 스마트시티, 혁신도시에 주민들이 살 수 있을 것이며 농민들의 일자리가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비행장을 짓는 동안 주민들이 분진과 소음, 공사차량을 감당해야 한다는 점을 들기도 했다.

또 그는 “비행장이 건설된 후에도 주민들은 소음에 시달려야 하고 24시간 이용하는 공항이 완성되면 24시간 소음에 시달려야 한다”면서 “공항 예정지 인근에 있는 온평초, 수산초, 신산초, 성산중 등의 학생들이 학업에 몰두할 수 있을지, 지금껏 일궈온 땅과 살아온 삶의 가치에 대해 누가 가격을 매길 수 있겠느냐”는 물음을 던졌다.

고은영 후보와 녹색당 고은영 후보의 선거운동본부에 함께 하고 있는 이들이 '제2공항 결사 반대'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고은영 후보 선거운동본부
고은영 후보와 녹색당 고은영 후보의 선거운동본부에 함께 하고 있는 이들이 '제2공항 결사 반대'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고은영 후보 선거운동본부

제2공항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관광객들이 제주도 전체에 피해를 입히게 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오폐수가 바다로 흘러넘치고 쓰레기가 곳곳에 쌓이고 소음이 심해지고 도로가 막히면 결국 관광객들도 줄어들 것”이라면서 그 문제를 가장 먼저 감당해야 하는 곳이 성산읍 지역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그는 “관광객이 줄어들어 항공편이 줄어들게 되면 공항은 어떻게 사용되겠느냐”며 민군복합항으로 건설된 강정 해군기지가 실제로는 군함만 드나들고 있는 강정마을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그는 이날 성산 지역 유세에서 “오늘 저는 제2공항을 반대하자는 얘기를 전하러 왔다”면서 “불 보듯 예상되는 주민들의 피해와 파괴되는 제주도를 모른 척 넘길 수 없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저와 함께 제2공항이 아닌 미래, 다른 제주의 모습을 만들어 가자. 기호 6번 고은영이 주민들과 함께 그 방법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주는 팔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 사람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평화의 섬이어야 한다. 반드시 그 길을 만들겠다”며 녹색당과 자신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서른 두 살의 사상 첫 여성 제주도지사 후보가 제주의 가치와 미래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주말유세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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