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산림훼손 처벌 받고도 버젓이 건축허가 신청
불법 산림훼손 처벌 받고도 버젓이 건축허가 신청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06.0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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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관리법에 구체적인 원상회복 기준 미비로 제도개선 시급
지검, 도 관련부서와 간담회 갖고 기준 정비 필요성 등 논의
지난해 7월 자치경찰에 적발된 제주시 애월읍 산림 훼손 현장. /사진=제주도 자치경찰단
지난해 7월 자치경찰에 적발된 제주시 애월읍 산림 훼손 현장. /사진=제주도 자치경찰단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불법 산림훼손에 대한 원상복구 명령이 내려진 후에도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편법적인 방법으로 개발행위 허가를 받는 사례가 확인돼 제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지관리법 등 관계 법령에 훼손된 산림에 대한 구체적인 원상회복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지검에 따르면 불법 산지전용이나 무허가 벌채 등 산림 훼손행위로 지난 2015년 90건, 2016년 52건, 지난해 36건이 적발됐다.

하지만 산지관리법 시행규칙에는 ‘복구를 위한 식재 수종은 복구 대상지의 임상과 토질에 적합하게 선정돼야 한다’고 복구설계서 승인 기준이 규정돼 있을 뿐 원상복구 수목에 대한 구체적인 수종과 지름, 높이, 수령 등에 대한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높이 1.5m 이상’이라는 자체 기준을 마련해 적용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원상복구 감독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현행 복구기준으로는 불법 산림훼손 직후 건축허가를 신청하더라도 복구한 수목들이 무입목지로 산정돼 건축허가를 받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빚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 소재 한 임야의 경우 지난 2016년 11월 1심에서 징역 1년,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곧바로 지난해 1월 26일 건축허가를 신청, 항소심에서도 징역 10월에 벌금 3000만원이 선고된 후 4월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돼 판결이 확정된 사례가 확인됐다.

행정에서도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됐지만 아직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이에 최근 제주지검은 제주도 담당 부서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원상복구 기준 정비를 통해 실질적인 산림 회복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제주지검 최경규 차장검사는 “현행 원상복구 기준대로라면 실질적인 원상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자치경찰단에서 산림 훼손행위에 대한 단속을 하고 있지만, 이후 조치에 대한 부분과는 별도로 지검 차원에서 토지주와 연계된 다른 비리가 없는지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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