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직자의 자세, 공과 사는 구분하되 친절하게
기고 공직자의 자세, 공과 사는 구분하되 친절하게
  • 미디어제주
  • 승인 2018.05.1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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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부보건소 박개정

타고난 기지와 능력으로 탐관오리들을 벌하고 백성들을 도왔던 암행어사로 유명한 박문수. 그가 공직자로서 공과 사를 구분하며 원수조차도 존중하고 인정하며 예의를 지켰던 이야기가 전해진다.

박문수는 일찍이 신임사화 때 이우당(二憂堂) 조태채(趙泰采,1660~1722)와 반대당이 되었는데, 식사 중 반드시 콩나물(한자어로 태채)의 머리를 잘라 먹는 등 사이가 굉장히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조태채의 아들 관빈이 모함을 당하여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그런데 오히려 박문수는 임금께 아뢰어 사사로운 일에서는 원수이지만, 그것으로 나랏일에 대한 판단을 흐릴 수는 없다고 하며 조관빈을 구원하고자 직접 나섰다.

공사를 엄격히 구분하고 정확한 판결을 바라는 박문수의 성품에 임금은 크게 감동하여 조관빈의 죄를 용서하였다는 일화이다.

이 글을 읽고 생각나는 일이 있어 적어 본다. 작년 마라도에 근무할 때 핸드폰으로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전에 서귀포보건소 근무하던 방문간호사 ○○○ 씨 인가요”

“예, 맞는데요”

“나 ○○아파트에 살던 ○○○인데 나 알아 지커라”

“그럼요. 제가 여기 근무 하는 거 어떻게 알았어요”

“지금 여기 다니는 직원한테 물어봐서 전화 하맨” 순간 당황했다. 무슨 일로 전화를 했을까?

“000씨 나가니까 생각이 나서 그동안 고마워서 전화 하맨. 지금 몸이 많이 아파서 병원 다녀 오랜만에 통화하니 반갑지”

“예, 몸조리 잘 하시구요 잊지 않고 전화해 줘서 감사합니다.”

그분이 나한테 전화를 할 거라고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과거 서귀포보건소에 서 방문간호사로 일할 때 민원인의 집에 가보면 남편은 거실에 있고 부인은 안방에서 생활했다. 시각장애가 있어 방문시기가 늦춰지면 늘 전화가 오던 분이였다.

원래 보험설계사 일을 하면서 바깥활동을 활발히 했었다고 울먹이면서 하는 말을 들은 후 왠지 측은함을 느끼게 되었고, 이와 함께 방문간호 대상자로 등록하여 정기적으로 방문간호 및 상담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그분의 요구인 즉 식전 혈당까지 재달라고 요청해옴에 따라 출근시간이 바쁨에도 사무실 출근 전에 가정을 방문해 혈당검사를 할 때는 약간 짜증이 나기도 했었다.

전화를 끊고나서 생각지도 않았던 그분의 전화에 마음이 짠하니 반갑고도 고마웠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당연히 내가 하여야 할일로 생각한 것과 달리 그 분은 나에게 정서적인 유대감을 쌓고 있었다는 것을 인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공적인 일을 수행 하다보면 민원인이나 업무수행자가 서로 의견이나 입장이 달라 불편한 관계에 놓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앞의 예와 같이 반대로 민원인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업무시간만 공무를 수행한다고 하였을 경우에는 그분의 불편함은 물론이고, 서로간의 교감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힘들고 어렵지만 공무수행자 본인이 민원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사적인 문제가 개입되지 않고 정당한 업무로서 적극적으로 그 안에서 해결하면 민원인과 갈등과 대립없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것이라 생각하며 방문간호 업무를 담당한 그 당시를 다시 한번 마음 속에 되새겨본다.

이제는 방문간호업무에서 대정읍 지역의 보건진료소 업무를 맡게되어 지역 마을 내 어르신들과 응대하면서 더욱 친절하고 마음으로 다가서는 친근한 보건진료소로 만들어 가도록 다시한번 마음을 다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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