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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해서 더 특별한 그림작품, 직접 느껴보세요”
“순수해서 더 특별한 그림작품, 직접 느껴보세요”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05.16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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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최초 장애인 미술 공모전 수상작 전시회 오픈
제주돌문화공원 內 오백장군갤러리 오는 30일까지
장애인 미술 공모전 수상자 단체사진.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주도 최초로 열린 에이블아트(Able Art), 장애인 미술 공모전의 시상식이 지난 15일, 제주돌문화공원 內 오백장군갤러리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신종호 이사장을 비롯한 스페셜아트의 김민정 대표 및 관련 단체장 및 회원, 도민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신종호 이사장이 격려사를 전하고 있다. 

신종호 이사장은 “제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장애인 미술공모전 작품을 직접 관람하고자 비행기를 타고 왔다”라며 “나는 50년 동안 바이올린과 비올라 연주를 해왔다. 소리는 사라지는 것이지만, 미술은 공간을 채우며 우리의 눈과 마음속에 오랫동안 간직되는 것이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또 다른 이름은 ‘이음’이다. 미술로써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 나아가 육지와 섬을 잇는 이 자리에서 최고의 피카소가 탄생하길 바란다”면서 “장애인의 예술세계를 이해하고 협력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어 함께 살아갔으면 좋겠다”라고 격려사를 전했다.

대상 수상자 우정훈(뇌병변2급, 41세) 씨.

이번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우정훈(뇌병변2급, 41세) 씨는 2005년부터 독학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한창 그림에 빠졌을 땐, 석 달 동안 방 안에서 하루에 5~6점씩 그림을 그려내기도 했단다.

그의 작품은 <산방산과 나의 뇌>라는 제목의 수묵화다. 가로 151cm, 세로 74cm 거대한 크기의 그림을 처음 마주했을 때, 관객 대부분은 그 압도감에 감탄하게 된다.

우정훈 씨는 자신의 그림을 “숨은그림찾기”라고 말하며 “그림 속에 숨어있는 요소들을 찾아내며, 그것이 무엇을 나타내고 있는지 생각해본다면 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정훈 씨가 자신의 작품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그동안 그린 작품이 너무 많아 보관할 장소가 없어 그림을 불태우기도 한다는 우정훈 씨는 “최근 슬럼프에 빠진 것 같다”고 고백했다.

머릿속에 영감이 떠올랐을 때 한필에 그려내는 작업방식을 선호하는 그는 “대상 수상 후, 부담감 때문인지 난생처음으로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 그의 고백에 한 예술인은 “그것이 바로 진정한 예술가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이라고 격려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최은주(지체장애1급, 46세) 씨는 <나를 건들지 마!>라는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사)제주장애인연맹에서 운영하는 자조모임의 ‘그림 교실’을 통해 1년 동안 그림을 배웠다.

최우수상을 받은 최은주(지체장애1급, 46세) 씨.

최은주 씨는 “그림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강습비나 재료비가 비싸 형편상 미루고 있었다”면서 “열악한 상황에서 연맹과 강사님이 배려를 해줘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녀는 “평소 내재 되어있던 가슴 속 응어리를 해소시키는 데, 예술활동이 큰 도움이 된다”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자조모임에 많은 분이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장려상을 받은 부정훈(뇌병변2급, 32세) 씨가 꽃다발을 들고 있다.

장려상을 받은 부정훈(뇌병변2급, 32세) 씨는 제주의 평범한 돌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그려냈다.

부정훈 씨는 고등학교 때 공예를 전공해 작품활동을 하기도 했던 다재다능한 예술인이다.

그는 “평소 제주의 자연풍경을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라며 “산이 어떻게 생겼나, 돌이 얼마나 다양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는가 등을 관찰하며 그림을 그린다”고 밝혔다.

‘차와 선에 취하다’라는 뜻의 취다선 명상센터 리조트를 운영하며 차문화를 대중에게 알리고 있는 일소 안대진 예술가는 “장애인이 자신의 특별한 세계를 순수하게 표현했을 때, 관객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뜨거운 무언가를 느끼게 된다. 이것이 에이블아트가 가진 힘이다”라고 작품 관람 소감을 밝혔다.

<에이블아트, 제주 제1회 장애인 미술전> 전시관 내부.

<에이블아트, 제주 제1회 장애인 미술전>은 오는 30일까지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2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스페셜아트 김민정 대표가 서울에서부터 가져온 국내 에이블 아티스트의 작품도 이곳에서 함께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에이블아트는 일본에서 처음 쓰기 시작해 현재 ‘장애인 예술활동’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된 용어다. 장애인도 예술활동을 할 수 있으며, 훌륭한 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긍정을 내포하고 있다.

전시실 입구.
전시회에 참가한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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