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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 내 4.3 희생자 유해 발굴 8년만에 재개
제주공항 내 4.3 희생자 유해 발굴 8년만에 재개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04.25 1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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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평화재단, 25일 오전 공항 내 유해발굴 예정지 5곳 공개
본 발굴 작업은 8월 예정 … 27일까지 GPR 탐사 완료 예정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4.3 당시 대표적인 학살터로 꼽히는 정뜨르 비행장. 지금은 제주를 찾는 이들의 첫 관문이 된 제주국제공항에서 8년만에 희생자 유해 발굴이 다시 시작된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은 25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내 유해발굴 예정지인 5개 지점을 공개했다.

제주국제공항 내 4.3 희생자 유해 발굴작업이 8년만에 재개된다. 4.3평화재단 관계자가 유해발굴 에정지와 탐사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4.3평화재단
제주국제공항 내 4.3 희생자 유해 발굴작업이 8년만에 재개된다. 4.3평화재단 관계자가 유해발굴 에정지와 탐사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4.3평화재단

이날 유해발굴 예정지 공개는 “행방불명된 희생자들의 유해가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양조훈 이사장의 브리핑으로 시작됐다.

양 이사장은 “공항공사와 협의, 남북 활주로는 필요에 따라 잠정 폐쇄하도록 했지만 주활주로는 도저히 폐쇄할 수 없었다”고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공항 확장 과정에서 유해가 훼손됐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재단 측은 유해발굴 예정지에 대한 설명과 함께 탐사 방식을 소개했다.

이번에 실시되는 GPR 탐사는 지구물리탐사법의 일종이다. 고주파의 전자기파를 방사, 되돌아오는 신호를 분석해 지하 구조를 규명하는 최첨단 발굴방식이라는 게 재단 측의 설명이다.

오는 27일까지 현장 GPR 탐사를 완료한 후 데이터 정밀분석과 증언 조사를 토대로 본격적인 발굴이 시작된다.

발굴팀이 문화재 발굴에 사용되는 최신 3차원 GPR탐사 장비 STERAM-X를 이용해서 제주국제공항 유해 발굴 예정지를 탐사하고 있다. /사진=4.3평화재단
발굴팀이 문화재 발굴에 사용되는 최신 3차원 GPR탐사 장비 STERAM-X를 이용해서 제주국제공항 유해 발굴 예정지를 탐사하고 있다. /사진=4.3평화재단

전문 발굴기관과 함께 암매장 흔적을 조사하는 시굴조사는 5~6월에 이뤄질 예정이다.

제주공항 외에도 조천읍 선흘리와 북촌리, 대정읍 구억리, 도두동 등 4개 지점의 미발굴 암매장지 발굴 작업도 함께 시행된다.

공항 일대에 대한 본 발굴작업은 8월로 예정돼 있다. 증언 내용과 GPR 탐사, 시굴조사 결과를 종합 검토해 세부적인 발굴지역이 확정된다.

재단 관계자는 “법의학적 감식을 병행하는 한편 발굴 결과에 따라 개체 분류를 통한 체질인류학적 감식을 고려, 신원 확인 확률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지난해 10월 제주4.3연구소에 긴급조사를 의뢰, 4.3 행방불명인 유해발굴 예정지 9곳의 지점을 확정한 바 있다.

이에 4.3평화재단은 지난달 말 5개 지점이 위치한 제주공항 일대에서 지적 측량을 실시한 데 이어 지난 24일 탐가수역 측선 표시를 시작으로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에 들어간 상태다.

한편 4.3 당시 정뜨르비행장에서는 1948년 12월말 인근 지역 주민들이 학살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 2월에는 경찰서에 수감돼 있던 화북 등 지역 주민 76명이 토벌대에 의해 학살됐다. 또 같은해 10월에는 군법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된 249명의 사형수들이 총살됐고, 1950년 한국전쟁 직후에도 제주시와 서귀포 지역 예비검속자들에 대한 집단학살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7년 8월부터 2009년 6월까지 두차례에 걸쳐 진행된 제주공항 내 유해 발굴 결과 1차 발굴 때는 유골이 온전한 유해 54구를 비롯해 일부 유골 1000여점, 유류품 659점이 수습됐고 2차 발굴에서는 한 구덩이에서 완전 유해 259구가 수습된 것을 비롯해 유류품 1311점이 나왔다.

감식 결과 260구로 확인됐고, 신원이 확인된 시신은 48구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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