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갓명곡’이 쏟아졌다. 대중들에게 ‘명곡’으로 기억되는 ‘어쩌다가’와 ‘어떤가요’의 주인공인 가수 1대 ‘란’ 전초아와 이정봉이 ‘슈가맨’으로 소환됐다.

지난 23일 방송된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2'는 지난 주에 이어 '갓명곡 특집' 2탄으로 꾸며졌다.

이날 유재석 팀의 ‘갓명곡’ 주인공은 1대 란인 전초아였다. 그는 ‘어쩌다가’를 부르며 등장, 청중들의 뜨거운 환호를 얻었다. 란은 변함없는 가창력과 감수성 풍부한 보컬로 판정단을 뭉클하게 했다. 추억의 ‘명곡’인 ‘어쩌다가’는 총 69불을 획득해냈다.

란은 “데뷔 14년 차인데 처음 완곡을 불러본다. 이 노래를 만 번쯤 불렀는데 너무 떨려서 걸어 나오는 데 넘어질 것 같았다”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최근 란은 24개월 된 딸의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고. 출산 전까지 실용음악과 교수로 재직했다고 덧붙였다.

란은 "사실은 시즌1 때도 섭외 전화를 받았는데, 당시 만삭이었다. 몸 풀고 나오려 했는데 시즌1이 끝났더라. 좋은 기회가 돼서 오늘 나오게 됐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어쩌다가’에 얽힌 비화였다. 그는 “30분 만에 녹음실 앞에서 가사를 썼다. 이 노래 가사를 쓰기 전에 미니홈피에서 파도타기를 하던 중 전 남자친구의 미니홈피에 들어가게 됐다. 근데 새로운 대문에 여자친구랑 찍은 사진이 있더라. 그걸 탁 보니까 마음이 안 좋았다. 가사를 쓰려는데 그게 생각이 나서 저의 솔직한 심정을 담았다”며 ‘어쩌다가’의 탄생 과정을 밝혔다.

이어 ‘슈가맨’의 공식 질문도 이어졌다. 란은 도대체 왜 사라졌을까? 그는 “사실 '어쩌다가'를 많이 사랑해주셨지만, 당시에 저는 신용 불량자였다. 그때만 해도 음원에 대한 개념이 없을 때여서 수익에 대한 부분이 계약서에 쓰여 있지 않았다. 가수 활동을 준비하면서부터는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었고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생활했기 때문에 계속 조금씩 빚이 생겼다. 한 달에 10만 원, 20만 원을 못 낼 정도로 가난한데 노래는 강남 바닥에도 울려 퍼지고 그랬다. 우울증이 심하게 왔었다. 제게는 애증이 깊은 곡이다”고 털어놨다.

이어 유희열 팀의 슈가맨은 가수 이정봉이었다. 그는 ‘슈가송’인 ‘어떤가요’를 부르며 등장, 80불을 기록했다.

KBS 대학가요제 출신인 이정봉은 1993년 대상을 수상했지만 데뷔가 3년이나 늦었다고.

이정봉은 “레코드사에서 저와 계약한 분에게 투자를 했는데 그분이 투자금을 가지고 도망쳤다. 이후 레코드사 소속이 됐는데 레코드사가 또 부도가 났다. 가수가 내 길이 아닌가 싶을 때 발표한 곡이 '어떤가요'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폭발적이었던 인기에 관해 “이 세상이 전부 제 노래 같았다. 라디오 순위 1위는 당연했고, 동네 레코드사나 길에서도 온통 '어떤가요'가 흘러나왔다. 클럽 차트라는 게 따로 있었는데, 거기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발라드 노래가 어떻게 클럽에서 인기인지 이해가 안 돼서 직접 가봤는데 블루스 타임에 나오더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렇다면 이렇게 인기를 끌었던 이정봉이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정봉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트렌드가 계속 바뀌는데 그 흐름에 많이 뒤쳐졌던 것 같다. 2006년에 레오라는 가명으로 활동했는데, 사람들이 노래를 듣자마자 '이정봉이네'라고 아시더라. 많이 좌절도 했지만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 많이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인사를 건넸다.

‘갓명곡’은 여전히 대중의 마음속에 남아있다. 요즘 세대에게 낯선 란과 이정봉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갓명곡’은 여러 기억으로 남아있었다. ‘갓명곡’을 소환, 대중들의 추억까지도 소환할 수 있었던 무대였다.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미디어제주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