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법자라도 다치지 않게 제압하는 방법이 있죠”
“범법자라도 다치지 않게 제압하는 방법이 있죠”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8.04.18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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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동부경찰서, 올해 2월부터 무도 교육에 ‘아이키도’ 도입
​​​​​​​“경찰 스스로 보호하고, 사건 일으킨 시민도 보호할 수 있어”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세상에 쉬운 직업은 없다. 특히 민원인을 수시로 대하는 이들은 더욱 힘들다. 경찰은 그런 직업 가운데 하나이다. 사건이 터져서 출동을 하게 되면 흉기를 든 이들을 만나기도 하고,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이들도 있다. 경찰이 그들과 대응을 하다가 정도가 지나치면 과잉진압이라는 타이틀이 붙고, 그러지 못하면 대응미흡이라는 질타가 쏟아진다. 대체 어쩌란 말인가.

생명은 하나이다. 자칫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목숨을 잃기도 한다. ‘과잉진압’을 하지 않으려다가 되레 피해를 입곤 하는 처지가 되고, 하나뿐인 생명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 이런 때 경찰관 자신도 보호하고, 범죄자도 보호하는 방법은 없을까.

18일 제주동부경찰서 4층에 있는 체력단련실. 색다른 무도가 선보였다. 바로 ‘아이키도’이다. 흔히 ‘일본 합기도’라고 부르지만 합기도와는 개념이나 지향하는 게 다르다.

제주동부경찰서에서 매주 한차례 아이키도 무술 강습이 열린다. 미디어제주
제주동부경찰서에서 매주 한차례 아이키도 무술 강습이 열린다. ⓒ미디어제주
정다희 지도원(오른쪽)이 경찰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미디어제주
정다희 지도원(오른쪽)이 경찰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미디어제주

아이키도가 동부경찰서에 모습을 비친 건 올해 2월부터이다. 매주 한차례, 한달이면 4차례 아이키도 수련이 진행된다. “무슨 무술이지?”라고 반신반의하던 경찰의 마음이 서서히 아이키도로 다가가고 있다.

아이키도가 왜 경찰서에 등장했을까. 대체 무슨 무술일까.

동부경찰서에 아이키도를 끌어들인 이는 서진덕 경무계장이다. 그는 유도 2단의 유단자이다. 아이키도가 어떤 무술인지는 어깨너머로 알고 있었지만 직접 해본 경험은 없다. 그런데 왜 경찰서에 그 무술을 오게 만들었을까. 이유는 있었다.

“아이키도는 상대방의 힘을 이용해서 다치지 않게 제압하는 무술입니다. 경찰에겐 딱 맞는 호신술이죠. 경찰은 법을 집행해야 하는데, 법을 집행하는 의무를 지닌 경찰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데, 아이키도가 적합했다고 봤습니다.”

서진덕 경무계장은 제압만을 목적으로 하는 무술이 아니었기에 아이키도를 경찰서로 끌어들였다는 설명이다.

매주 수요일 아이키도를 만나는 동부경찰서의 경찰은 20명에서 30명이나 된다. 경찰은 의무적으로 매월 한차례는 무도를 배우도록 돼 있다. 한달에 4번이니, 동부경찰서 본청에 소속된 경찰이라면 다들 아이키도를 접하는 셈이다.

서진덕 경무계장은 아이키도를 접하고는 개인적으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쓸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상대방이 다치지 않게 하는 게 마음에 들죠.”

문영찬 오승도장 도장장(맨 오른쪽)과 정다희 지도원(왼쪽)이 제주동부경찰서로부터 무술교관으로 위촉장을 받은 뒤 박규진 경찰서정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문영찬 오승도장 도장장(맨 오른쪽)과 정다희 지도원(왼쪽)이 제주동부경찰서로부터 무술교관으로 위촉장을 받은 뒤 박혁진 경찰서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때문에 매주 경찰서를 들락날락해야 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아이키도를 지도해야 하는 이들이다. 2월부터 경찰서를 제집처럼 드나들고 있는 문영찬 오승도장 도장장과 정다희 지도원이다. 그들은 이날 제주동부경찰서로부터 무도교관 위촉장도 받았다.

정다희 지도원은 아이키도 때문에 경찰서를 처음으로 들렀다고 한다. 매주 들르다보니 익숙해졌고, 아이키도를 대하는 경찰관의 달라진 모습을 느낀다고 한다. 상대를 무조건 잡아들이고 제압만 하려는 경찰이 아닌, 상대를 안전하게 제압하려는 경찰관의 모습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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