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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남‧문대림, 화끈한 난타전 끝에 훈훈한(?) 마무리
김우남‧문대림, 화끈한 난타전 끝에 훈훈한(?) 마무리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04.11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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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별 주도권 토론 순서에서 불꽃 튀는 공방 이어져
상대 장점 얘기해달라는 사회자 요구에 덕담 주고받기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 토론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문대림 예비후보와 김우남 예비후보가 손을 잡고 들어올리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 토론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문대림 예비후보와 김우남 예비후보가 손을 잡고 들어올리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경선토론회는 예상했던대로 후보 검증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김우남 예비후보는 ㈜유리의성 주식 백지신탁 문제와 부동산 투기 및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 문대림 후보의 도덕성 문제를 물고 늘어졌고, 문 후보는 가장 최근에 언론 보도를 통해 제기된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해명을 위주로 방어에 나섰다.

11일 오후 2시부터 JIBS제주방송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토론회는 두 후보의 출마의 변에 이어 핵심공약 소개 및 공약 검증, 각 후보가 주도하는 상호토론, 마무리 발언 등 순으로 진행됐다.

사회자 공통질문은 원희룡 제주도정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과 상대후보의 장점을 얘기해달라는 질문 2가지였다.

먼저 주도권 토론에 나선 쪽은 김우남 후보였다.

김 후보는 가장 먼저 문 후보의 ㈜유리의성 주식 백지신탁 문제에 대해 “몇 년 동안 유한회사 지분으로 신고했다가 2017년 청와대에 들어가면서 주식으로 신고했는데 기자회견에서는 ‘그 때 알았다’고 얘기했는데 진짜 그때 알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애초에 착오에 의한 재산 항목에 오류가 있었고 몇 년간 이어지다가 2010년 지방선거 출마 때까지도 착오가 이어졌고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회계책임자가 발견했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그러면 그 때 회견에서 분명하게 국회의원 선거 때 알았다고 하면 될 것을 해명 기자회견에서 ‘그 때 알았다’고 했다”면서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의 사례를 들어 “닉슨이 탄핵을 당한 이유는 도청을 했다는 게 아니라 도청한 사실이 없다는 거짓말 때문이었다”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문 후보가 이에 대해 “제가 백지신탁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출자금 명목으로 올렸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 김 후보가 다시 “주식회사의 주식과 합자회사의 지분을 모른다고 하면 그건 아니지 않나. 법과대학 나오지 않았느냐”고 묻자 “상대는 안 나왔다”고 맞받아쳤다.

송악산 일대 땅 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김 후보가 “선거 때마다 개발지역으로 해서 공약도 했고 부동산 업주와 공동으로 경매물건을 경매를 통해서가 아니라 협의매수한 것 아니냐”고 추궁하자 문 후보는 “지금 하는 얘기 법적으로 책임질 수 있느냐”고 역공에 나섰다.

이에 김 후보는 “책임지겠다. 고발해놓은 상태 아니냐”며 “그렇게 5억원이라는 수익을 올렸는데 어떻게 서민경제와 소득주도형 성장을 얘기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원희룡 도정 출범 당시 민주당 소속 도의회 의장 출신으로서는 유일하게 인수위 상임고문에 위촉된 부분을 문제 삼은 데 이어 토론회 바로 전날 언론 보도를 통해 제기된 논문 표절 의혹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24년 전 석사 학위 논문을 썼고 그 과정에서 논문과 단행본 107개를 참고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부적절한 인용이 있었다면 그런 부분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24년 전의 일을 지금의 잣대를 들이대면서 도덕성 문제를 얘기한다면 ‘카피 킬러’라는 장치가 있는데 얼마나 표절을 했는지 돌려봤더니 15% 정도가 나왔다. 책임이 있다면 나름대로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곧바로 “저도 김 후보의 의원 시절 정책자료집 카피킬러에 돌려봤더니 적게는 33%, 많게는 50% 중반까지 나왔다”고 지적하자 김 후보는 “정책을 표절했다는 얘기는 태어나서 처음 듣는다. 지금 문 후보가 내놓은 정책 중에 문 후보에게서 나온 게 몇 개나 되느냐”고 반문했다.

문 후보가 “‘김우남’ 이름으로 나간 정책집이라면 ‘카피 킬러’를 돌려볼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김 후보는 “그 정책자료집으로 석사를 획득했느냐, 박사를 취득했느냐”고 맞받아쳤고, 다시 문 후보가 “정책자료집으로 우수의원이 될 수도 있었다”고 공세를 이어가자 김 후보는 “문 후보가 국회에서 보좌관으로 있을 때 순수하게 자기 생각만 갖고 했느냐. 국회 생활을 했으면서 그런 얘기를 하면 안되지 않느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문대림 후보가 주도권을 쥔 토론 순서에서 문 후보는 우선 김 후보측 대변인이 지난 4월 7일 ‘문 후보가 돈을 쓴 혐의로 선관위 조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가 정확히 5시간21분만에 대변인 명의로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사실과 다르니 정정을 요청한다’고 알린 일이 있었다고 설명한 뒤 “저는 그 논평을 보고 피눈물을 흘렸다”면서 “법적 대응을 하려다가 참았다. 도민들 보기가 부끄러웠다. 어떻게 열심히 경쟁하는 후보에 대해 인격 살인에 준하는 논평을 냈다가 5시간이 지난 후에야 문자를 보낸 거냐”고 울분을 토로했다.

김 후보는 이같은 문 후보의 성토에 “저는 몰랐고 오늘 확인해서 제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면서 “그런 사실이 있다면 굉장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김 후보를 비롯한 다른 후보들이 중앙당 공천관리위에 자신의 검증 문제와 관련한 별도의 문서를 제출한 부분에 대해서도 문 후보는 “그런 것들이 다 반영돼 중앙당에서 검증을 했고, 몇 번 기자회견도 하고 논평도 냈다”면서 “결격 사유가 있으면 법적으로 책임을 물으면 되는 것 아니냐. 부동산 관련해서는 하도 왜곡이 심해서 법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김 후보는 “법은 정치의 아들”이라면서 “정치가 법을 만드는 거다. 정치로 해결해야 할 사안을 왜 법으로만 하느냐”고 문 후보측의 법적 대응을 문제 삼기도 했다.

또 김 후보가 “없는 사실을 갖고 간 게 아니라 언론에 나온 얘기를 스크랩한 건데 그게 무슨 죄가 되느냐”고 묻자 문 후보는 “부동산을 경매로 산 게 아니었다”고 반박했고 다시 김 후보가 “경매물건을 협의 매수한 게 더 지능적인 거다. 왜 해명하지 않느냐”고 다시 공세로 전환했다.

문 후보가 이에 대해 “그래서 언론중재위에 제소했다”고 하자 김 후보는 “중재할 게 아니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해명을 해야지. 그러니 의혹이 증폭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문 후보는 “유리의성과 관련해서 수많은 의혹이 있었지만 재산항목 분류에 대한 오류는 인정하겠지만 그게 중대한 사유도 아니고 후보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하도 왜곡이 심해서 부정적으로 비쳐질 수도 있지만 캠프에서 고발조치한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 후보는 “자꾸 법으로만 하려고 하는데 정치적으로 승화해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겠느냐. 본인이 해결하면 될 일을 갖고 법으로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시간을 벌기 위한 것 아니냐. 이명박도 다스니 뭐니 이제야 밝혀지지 않느냐”고 발언을 이어가자 문 후보는 “갖다붙일 걸 갖다 붙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신랄하게 김 후보의 발언을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 토론회가 11일 오후 JIBS제주방송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 미디어제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 토론회가 11일 오후 JIBS제주방송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 미디어제주

한 시간 동안 진행된 토론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자 진행자인 김경호 제주대 교수가 상대 후보의 장점을 얘기해달라는 진행 덕분에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먼저 문대림 후보는 “지방의회 선배이자 제주대 출신으로 모범적인 국회의원 활동을 했고 고집스럽게 1차산업을 지켜온 길을 걸어오신 분으로서 경험과 연륜이 큰 장점”이라면서 “저도 정책적인 부분이나 정책 비전, 소신에 대해 나름 배우고 있다”고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김우남 후보도 문 후보를 “기대가 큰 정치인”이라고 띄워주면서 “4년 전 도지사 선거를 같이 했던 고마운 동지다. 정치 감각도 탁월하고 바라보는 시각도 굉장히 정교하고 치밀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의 돈독한 관계와 청와대 근무를 통해 형성된 인맥이 앞으로의 정치 인생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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