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조선일보 사설 정면 비판하고 나선 오영훈 의원 “왜?”
조선일보 사설 정면 비판하고 나선 오영훈 의원 “왜?”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04.05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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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폭력 희생자들에 ‘혐오발언’ 일삼는 행태 규제하려는 것”

4일자 사설 “4.3특별법 개정안 명예훼손 조항 곡해” 지적
‘이적단체와 반미 시위하는 4.3 기념사업위’ 제목 사설도
오영훈 국회의원이 연이틀 사설을 통해 '4.3 흔들기'에 나선 조선일보를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 미디어제주
오영훈 국회의원이 연이틀 사설을 통해 '4.3 흔들기'에 나선 조선일보를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오영훈 국회의원이 5일 4.3 70주년을 맞아 연이틀 ‘4.3 흔들기’에 나선 조선일보의 사설 내용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조선일보가 4일자 사설에서 4.3특별법 개정안의 명예훼손 조항에 대해 “4.3위원회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4.3을 비판하는 징역을 살린다”는 식으로 곡해한 데 이어 5일 사설에서는 ‘이적단체와 반미 시위하는 4.3 기념사업위원회’라는 제목을 통해 노골적으로 이념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을 맡고 있는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이 대표 발의한 4.3특별법 개정안 제32조 제2항의 2 제5호에 ‘제12조 제3항을 위반하여 제주 4.3사건의 진실을 부정, 왜곡해 희생자와 유족들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고 제12조 제3항에서는 ‘누구든지 위원회의 결정으로 인정된 제주4.3사건의 진실을 부정, 왜곡해 희생자와 그 유족들의 명예를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우선 벌칙의 적용 범위가 넓고 과중하다는 지적이 있다면 국회 논의과정에서 얼마든지 야당과 협의를 통해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오 의원은 “70여년 전 3만여명의 제주도민이 ‘빨갱이’로 몰려 어처구니없는 죽음을 당했고 ‘빨갱이’로 낙인찍힌 유족들마저 긴 세월 동안 재갈을 물린 채 소리없이 울어야 했다”며 “이 법의 목적인 ‘명예 회복’을 위해서는 진상 규명 결과를 토대로 더 이상 희생자와 유족들을 향해 가해지는 ‘명예 훼손’을 막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그는 “조선일보는 이 조항이 포함된 배경과 목적은 간과한 채 위원회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면 벌칙을 받는 것처럼 곡해, 또 다른 이념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제주 4.3 유족들의 아픔을 함께 하고 치유하고자 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 근현대사에 존재했던 엄연한 국가 폭력의 희생자들에게 혐오 발언을 일삼는 행태를 규제하도록 한 해당 개정안의 내용을 ‘억압’으로 간주하는 비뚤어진 시선부터 거두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4.3 추념식에서 ‘화해’와 ‘상생’이라는 용어가 많이 쓰이고 있고, 제주경우회와 4.3유족회가 이미 조건없는 용서와 화해를 이뤘다는 점을 들어 “일각에서 아직도 4.3 당시 사망한 경찰들을 언급하면서 그들의 상처를 헤집고 갈등을 부추기는 모습과 지극히 대조적”이라며 “무엇이 제주 4.3의 아픈 역사를 거울 삼아 평화와 인권을 지향하는 모습인지 도민들은 물론 많은 국민들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이념 갈등의 망령이 살아있는 한 제주 43의 미래는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을 것”이라며 “제주 4.3 기념사위원회의 활동을 문제삼고 법안의 취지를 비틀어 국민에게 알리는 모습은 찬물을 끼얹는 것에 다름 아니다. 제주 4.3을 바라보는 조선일보의 냉전적 시각에도 빨리 봄이 찾아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5일자 ‘이적단체와 반미 시위하는 4.3 기념사업위원회’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제주 4.3 사건 70년을 계기로 만든 시민단체 모임 ‘기념사업위원회’가 7일 오후 서울 미국 대사관 앞에서 반미(反美) 집회를 열고 미·북 평화협정 체결과 한·미 합동훈련 영구 중단 등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며 “이 위원회에는 민노총 등 103개 단체가 포함돼 있고 올해 정부 예산 30억원을 지원받는다. 이 4·3위원회가 펼치는 올해 기념사업 40여 개 중 하나가 반미 시위”라고 썼다.

“위원회 홈페이지에는 찢어진 성조기와 함께 ‘대북 적대정책 폐기’, ‘제주 4.3 학살 진짜 주범 미국은 즉극 사과하라’ 등 구호가 적혀 있다”며 7일 반미 시위에 기념사업위 외에 30개 단체가 참여할 예정이며 그 중에는 대법원에서 이적단체로 규정된 범민련 남측본부도 포함돼 있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사설에서는 이 단체에 대해 “그동안 연방제 통일과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 등을 주장하더니 최근에는 ‘북미 동시 핵군축’, ‘한반도 전역 비핵화’ 구호를 외치고 있다”면서 “모두 북한 정권이 주장하는 내용들”이라는 논리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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