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8 19:18 (목)
“가장 큰 권력 쥔 지사가 가장 약한 일반시민만 고발 … 왜?”
“가장 큰 권력 쥔 지사가 가장 약한 일반시민만 고발 … 왜?”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03.30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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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앞두고 음해성 의혹 차단 위한 ‘입막음’용?
원 지사측 “시민단체, 도의원 예비후보는 사과 입장”
원희룡 지사 측이 최근 신화련 금수산장 업체와 자신과의 관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일반 시민을 고발한 것을 두고 같은 의혹을 제기한 시민단체와 예비후보를 제외하고 가장 약한 일반 시민만 상대로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디어제주
원희룡 지사 측이 최근 신화련 금수산장 업체와 자신과의 관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일반 시민을 고발한 것을 두고 같은 의혹을 제기한 시민단체와 예비후보를 제외하고 가장 약한 일반 시민만 상대로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고발(告發)의 사전적인 의미는 가해자나 피해자가 아닌 제3자가 어떤 범죄 사실을 경찰이나 검찰에 신고, 수사 또는 기소를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고소와 마찬가지로 범죄사실을 수사기관에 고발, 그 범죄의 기소를 바란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행위지만 고소와는 달리 고소권자 외에 제3자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뜬금없이 고소‧고발이라는 법률용어 얘기를 꺼낸 이유가 있다. 최근 원희룡 지사측이 일반 시민을 고발한 사건 때문이다.

지난 22일 제주지검에 따르면 최근 신화련 금수산장 관광단지 개발사업과 관련, 사업자인 블랙스톤리조트와 원희룡 지사가 관련돼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A씨(48)애 대한 고발장이 접수됐다. 고발장을 접수한 사람은 원 지사의 종친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인이 A씨를 고발한 이유는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유포) 혐의다.

A씨가 지난 3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국 신화련과 블랙스톤리조트를 설립한 회사가 신화련금수산장입니다. 블랙스톤리조트가 원씨 성을 소유한 사람의 것이네요”라는 내용과 “원○○이라는 사람이 원희룡과 같은 종친이며, 원희룡 후원인이라는 카더라 통신이 있습니다. 찾아봅시다”라는 글을 올린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이에 대해 고발인은 A씨가 원 지사를 당선되지 못하게 하기 위해 허위 사실을 공표, 정보통신망을 통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경실련도 19일 성명을 통해 “중국자본 금수산장개발(주)와 합자회사를 경영한다는 블랙스톤 회장이 원희룡 지사의 후원회장 역할을 해온 사실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6.13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부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의 중국자본 금수산장 개발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을 요청한다”고 원 지사와 업체 관계자의 연관성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후 강영진 도 공보관이 브리핑을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제주경실련의 성명 발표에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정정과 사과를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 지사와 블랙스톤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후원금을 받은 적도, 후원회장을 맡은 적도 없다”고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경실련은 “후원 여부에 대해 충분한 사실 확인을 거치지 못했다”고 인정하면서 “이로 인한 오해가 생기지 않길 바라며 관련 당사자에게 사과한다”고 전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애초 도 공보관이 브리핑에서 ‘최초 유포자’를 고발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이후 원 지사의 종친으로 알려진 사람에 의해 실제로 고발 조치가 이뤄지면서 다시 이 사안이 새롭게 주목을 받게 됐다.

더구나 SNS를 통해 원 지사와와 블랙스톤 사업자간 연관성 의혹을 제기했던 다른 사람이 또 있었음에도 원 지사측이 A씨 한 사람만을 고발한 데 대해서도 “선거를 앞두고 자신에 대한 음해성 의혹 제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입막음’용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성명 내용이 언론 보도로까지 이어졌던 제주경실련과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지역구 도의원 예비후보가 SNS에 관련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으면서 가장 힘이 없는 일반 시민에 대해서만 고발장을 접수한 것을 두고 “제주에서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원 지사측이 가장 힘이 없는 일반 시민을 상대로 싸움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라는 비판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원 지사측 관계자는 <미디어제주>와 전화 통화에서 “경실련의 경우 사과와 함께 성명 내용을 정정한다는 입장을 발표했고, 다른 SNS 유포자의 경우도 여러 차례 사과 입장을 밝혀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피고발인 A씨는 제주 출신이지만 현 주거지가 경기도 수원시여서 사건을 주거지 인근 경찰서로 이첩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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