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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체극 <한라> “4∙3의 거대한 흐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집체극 <한라> “4∙3의 거대한 흐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03.28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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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 오후 5시, 제주문예회관 앞마당에서 거리굿으로 시작
음악, 미술, 문학, 연극이 결합한 형식의 집체극으로 4∙3 표현
집체극 <한라>는 4월 1일 제주문예회장 앞마당에서 시작되는 거리굿에 이어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3∙1절 발포사건에서 시작해 제주도민이 겪은 핍박과 학살의 아픔이 시작된 4∙3에 이르기까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그들이 얼마나 아팠을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저 짐작할 뿐이다.

제주도를 넘어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라 불리는 4∙3의 거대한 서사를 더욱 쉽게 이해할 기회가 왔다.

사단법인 제주민예총은 4∙3 70주년을 맞아 제주문예회관 앞마당 및 대극장에서 집체극 <한라>를 선보인다. 집체극은 음악, 미술, 문학, 연극이 결합한 형식의 극을 말한다. 이는 초창기 4∙3 진상규명운동이 시작되던 1980년 말부터 1990년 초반까지 유행하던 형식이다. 4∙3의 서사를 이전에 유행했던 집체극 형식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현대보다는 과거의 상황을 보다 실감 나게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도 포함된다.

집체극 <한라>는 역사 맞이 거리굿으로 시작된다. 제주문예회관 앞마당에서 시작되는 거리굿은 역사를 맞이하는 예술가들의 몸짓이며 역사 집체극 <한라>의 서막이다.

1945년 8월, 우리 민족은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나 해방을 맞이한다. 하지만 일본을 점령한 미국이 군정을 실시하게 되면서 그에 항거하는 움직임이 1947년 3월 1일 제28주년 삼일절기념대회로 표출된다. “통일독립 전취하자!”라는 생존권이 달린 외침이 거리굿으로 승화되는 순간이다.

거리굿을 마친 광대들은 역사 속 그날의 사람들이 되어 공연장인 대극장으로 들어온다. 이후 총격으로 6명이 희생된 3∙1절 발포사건으로 3∙10 제주도민총파업이 일어난다. 그리고 이어지는 젊은이들의 입산 행렬. 4월 3일, 어둠 속 불빛은 반짝인다. 무장봉기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1947, 탄압이면 항쟁이다!”를 주제로 극은 계속된다.

“1948, 통일독립 전취하자!”는 제주인의 목소리는 이제 무장봉기가 아닌 민중항쟁이다. 미군정이 보낸 국방경비대장과의 협상은 양동작전이었고, 무서울 정도로 고요한 제주 마을에는 학살의 전조가 흐른다.

극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고향에서 쫓겨나 뿔뿔이 흩어져 격리된 제주 사람들. 뼈를 깎은 고통의 이별이며 분단이다. 해결된 것이 아무것도 없건만, 야속한 시간은 무던히 흘러간다. ‘순이삼촌’을 읽는 사람들. ‘잠들지 않는 남도’. 세월을 훌쩍 넘어 그날의 기억들을 들려준다. 4.3 역사를 알리려는 예술 행위들에 대한 헌정. ‘애기동백꽃의 노래’가 젊은 광대들로부터 불린다.

집체극 <한라>에서 시는 대사가 되어 표현되고, 연주 음악은 때론 잔잔한 물결로, 때론 거센 파도로 작품의 여백을 담당한다. 미술은 영상과 함께 전체 그림의 배경으로 완성된다.

해방정국, 미군정기에 발발한 4∙3의 과정을 다룬 4∙3 70주년 역사 맞이 집체극 <한라>는 4월 1일 오후 5시부터 펼쳐진다. 선착순 입장이며, 문의는 전화(064.758.0331)를 통해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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