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법 “엄벌 탄원하지만 피고인들 반성하고 나이‧건강 등 고려”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지난해 3월 오토바이에 묶인 개가 끌려다니는 모습이 사진에 찍혀 1인 시위 및 인터넷 다음 '아고라' 청원까지 이어진 일명 '오토바이 개 학대' 관련자들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형사4단독 한정석 부장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모(80)씨와 동물보호법 위반 및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67)씨에게 각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제주지법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3월 25일 보신을 위해 지인에게 5만원을 주고 산 개의 도살을 윤씨에게 부탁했고 윤씨는 개에 묶인 끈을 자신의 오토바이에 연결, 탈진해 쓰러진 개를 계속 끌고가며 학대행위를 했다.
김씨는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윤씨의 오토바이 뒤를 따라갔고 이들은 윤씨의 집 옆 헛간에서 개를 매달아 죽였다.
김씨는 또 지난해 7월 12일 오후 11시 16분께 자신의 집에서부터 제주시 애월읍 경마공원 앞 도로까지 약 20km 구간을 혈중알코올농도 0.055% 상태로 운전한 혐의도 있다.
한정석 부장판사는 "개에게 상해를 입히고 죽인 점, 동물보호단체와 시민들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김씨는 음주운전까지 한 점을 볼 때 징역형을 선고함이 상당하다"며 "다만 피고인들이 반성하고 동물보호법위반 전과가 없으며 나이와 건강 등을 고려해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양형사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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