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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인이 좋아하는 음악인, 윤상
음악인이 좋아하는 음악인, 윤상
  • 미디어제주
  • 승인 2018.03.2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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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겸 가수 윤상씨(가운데)를 수석대표로 하는 '예술단 평양공연' 실무접촉 대표단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를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박형일 통일부 국장, 윤상씨, 박진원 청와대 통일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연합뉴스]
작곡가 겸 가수 윤상씨(가운데)를 수석대표로 하는 '예술단 평양공연' 실무접촉 대표단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를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박형일 통일부 국장, 윤상씨, 박진원 청와대 통일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연합뉴스]

20일 남북회담본부는 아침부터 카메라 셔터 소리와 함께 북적였다.

"공식적인 첫 협의를 하는 날인 만큼 좋은 공연이 될 수 있도록 잘 임하고 돌아와서 알려드리겠습니다." 

가수 겸 작곡가 윤상씨(본명 이윤상)는 이날 오전 7시 30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 모인 기자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예술단 수석대표 자격으로 북한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과 평양 공연을 논의하기 위해 판문점으로 떠나기 직전이었다. 

대중음악인이 남북 대화 수석대표가 된 것은 윤씨가 처음이다.

통일부는 "발라드부터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에 이르기까지, 또 7080에서 아이돌까지 두루 경험이 있어 발탁했다"며 윤씨의 수석대표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윤상의 데뷔 시기는 1987년이다. 가수가 아닌 작곡가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이듬해 발매된 김형식 4집 '여름밤의 꿈'을 비롯해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 등이 그의 작품이다. 2014년에는 몽환적이면서 현란한 음향의 곡인 '날 위로하려거든'이라는 노래를 선보였다. 아이돌 가수 곡의 비중이 높았던 당시, 해당 곡은 제12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노래로 선정돼 이목을 끌기도 했다.  

반듯한 이미지의 윤상은 학창시절 친구들과 잘 못 어울렸다. 예능에 나와 초등학교 때 비뚤어지기로 마음먹어 중학교에도 겨우 진학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이런 윤상의 엇나간 마음을 잡아준 것은 음악 선생님의 한마디였다. 중학교 2학년 음악시간 숙제로 곡을 만들어간 윤상은 음악 선생님에게 뜻밖의 소리를 듣는다. "네가 한 게 제일 좋다. 너 음악 따로 배운 적 있니?" 음악 선생님의 칭찬이 윤상의 인생을 바꿔놨다. 

윤상의 인생을 바꾼 사건은 하나 더 있다. 2003년 윤상은 다소 늦은 나이에 미국 보스턴 버클리음대로 유학길을 떠났다. 이미 한국에서는 명성을 크게 얻고 있던 터라 모든 것을 버리고 타지로 떠나는 큰 결심이었다.

음악 공부에 대한 갈증이 큰 이유였다. 대중음악을 공부하는 학교에 대한 로망도 잠재울 수 없었다. 2002년 결혼한 탤런트 심혜진이 함께 유학길에 오른 것도 큰 힘이 됐다. 

공부에 흥미를 느낀 윤상은 예상보다 길게 공부했다. 버클리음대에서는 뮤직 신서시스 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대학교(NYU) 대학원 뮤직 테크놀로지 석사를 마쳤다. 한국을 떠난 지 7년이 지난 2010년이 돼서야 유학생활이 끝났다. 한국에 돌아와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현재 용인대학교 실용음악과 학과장으로 있다. 

가수 윤종신은 지난 2012년 윤상과의 공동 작업물을 공개하며 "1990년 내가 데뷔했을 때 윤상은 이미 22살의 나이로 우리 가요계를 한번 뒤집고 업그레이드시켰다. 난 동료이기 전에 그의 팬이었고 그는 김현철, 정석원 등과 함께 나의 노래를 초라하게 느낄 정도로 세련되고 앞서나가는 음악을 했다"며 윤상에 대한 부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윤종신의 말처럼 윤상이 대한민국 음악인에게 주는 영향력은 생각보다 엄청나다. 섬세한 감성으로 다듬어질 윤상의 음악이 평양 시민에게 어떤 감동을 줄지 몹시 기대되는 이유다.

아주경제 윤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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