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07:39 (금)
“도민 안전 위협하는 버스정류장, 이대로 괜찮은가?”
“도민 안전 위협하는 버스정류장, 이대로 괜찮은가?”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03.14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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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참여환경연대, 버스정류장 개선 시민제안
한라병원 버스정류장 앞, 현장에서 문제 제기
14일 오후 한라병원 앞 버스정류장에서 열린 '대중교통 개선 시민제안' 기자회견. ⓒ 미디어제주
14일 오후 한라병원 앞 버스정류장에서 열린 '대중교통 개선 시민제안' 기자회견.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작년 8월, 제주도내 버스 노선개편과 함께 버스준공영제가 시행됐다. 시내버스는 대폭 증차됐고, 노선도 증설됐다. 이는 관광객과 도민들에게 더욱 편리한 대중교통체계를 제공, 승용차와 렌터카 수를 줄이고 교통환경을 개선하고자 함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출퇴근 시간을 막론하고 제주시 시내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하고, 차선 변경으로 인한 사고위험은 여전하다. 대중교통 우선차로제를 시행했지만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도민은 소수에 불과하다. 버스정류장 시설을 새로 했지만, 버스정류장의 버스 동시승하차 수용능력은 과거보다 못한 수준이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14일, 한라병원 앞 버스정류장에서 '대중교통 개선 시민제안' 현장 기자회견을 통해 이 문제를 지적했다.

서울에서 버스운전기사로 근무하다 제주로 근무처를 옮긴 손신철 기사(50)는 “제주도 버스정류장 정상화”를 촉구하며 “제주의 대중교통은 이미 ‘안정성’과 ‘정시성’을 잃어버렸다. 버스정류장의 구조적 문제는 버스의 근접 정차를 방해하고 있다”고 했다.

손 기사는 “버스운전기사가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근접 정차를 꺼린다는 오해를 풀고 싶다. 도민의 안전을 위해 우리도 근접 정차를 하고 싶지만, 백미러와 범퍼가 정류장 시설물과 충돌할 수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과 제주도, 버스정류장 비교 개념도

서울의 버스정류장은 기본적으로 시민과 버스 사이에 가로시설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덕분에 시민과 버스운전사 간 시야가 확보돼 불편함이 없고, 근접 정차에도 문제가 없다.

반면, 제주 버스정류장은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다른 지역과는 매우 다른 형태로 설치돼 있다. 버스정류장 전면과 측면에 설치된 투명창과 기둥 때문에 버스가 들어오는 모습을 정류장에서 확인하기 힘들다. 들어오는 버스의 번호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류장 밖으로 얼굴을 내밀어야 한다. 버스정류장의 위치도 차도와 밀착해 있어 버스가 도착하기 이전에 차도로 나가 기다리는 승객이 많다.

근접 정차의 어려움을 지적하는 손시철 기사. ⓒ 미디어제주
근접 정차의 어려움을 지적하는 손시철 기사. ⓒ 미디어제주

 손 기사는 한라병원 앞, 버스정류장에 멈춘 버스를 지적하며 직접 문제사항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라병원 버스정류장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정차한 버스를 보며, “버스는 정류장의 경계석으로부터 50cm 이내에 정차해야 하는데, 이는 승객이 도로에 내려서 걷지 않고 바로 승차할 수 있는 최소 거리다”라며 “서울시는 내규로 경계석으로부터 50cm 이내 버스가 정차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정했다. 하지만 제주도의 사정은 다르다. 버스의 근접 정차를 막는 주변 가드레일이나 화분 등의 장애물들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규정”이라고 날카롭게 비판했다.

가드레일, 화분 등 장애물이 많은 제주도 버스정류장의 모습. ⓒ 미디어제주
가드레일, 화분 등 장애물이 많은 제주도 버스정류장의 모습. ⓒ 미디어제주

손 기사는 마지막으로 “조용한 전원생활을 꿈꾸며 제주 정착을 결심했는데 버스정류장 문제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로 서울에서 보다 더 치열하고 각박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라며 “지금이라도 시민의 안전과 편의를 위협하는 버스정류장 정상화 과제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관련 기관에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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