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17:38 (금)
“제주도는 언제 오더라도 새로운 걸 발견하는 기분”
“제주도는 언제 오더라도 새로운 걸 발견하는 기분”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8.03.04 0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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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풍광에 푹 빠진 일본인 니시가와 유키오 화백
민속자연사박물관서 매월 한차례 담채화 교실 운영
자칭 ‘제주PR회장’…일본서 ‘제주 101경’ 홍보하기도
​​​​​​​“제주도 명예도민이 되는 게 앞으로의 희망입니다”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매월 첫째주 금요일이 되면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사회교육실은 하루종일 들썩인다. 일본인 강연에 흠뻑 젖어드는 날이기도 하다. 평범한 일반인도 있고, 동화작가도 있고, 글씨를 연구하는 이도 있고, 일본인도 이날 강연을 배우러 열심이다. 대체 무슨 강연이길래 그럴까.

30년간 담채화를 고집하며 가르치고 있는 니시가와 유키오(79) 화백의 강연이다. 그는 일본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에 살면서 매월 첫째주 교육을 위해 제주로 출장을 나선다. 길은 멀다. 예전 제주도와 후쿠오카 직항이 있을 때만 하더라도 쉽게 제주를 오갔으나 이젠 부산을 경유하는 불편이 뒤따른다. 그래도 제주가 좋아서, 제주사람들을 만나는 게 좋아서 제주로 발길을 옮긴다.

니시가와 화백의 강연은 민속자연사박물관이 연중 계획한 프로그램의 하나로 ‘제주향기를 그림에 담다’라는 주제이다. 그는 제주에 대한 애착이 무척 강하다. 자칭 제주홍보대사이기도 하다. 그가 느끼는 제주도는 어떨까.

니시가와 화백이 제주의 느낌을 설명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니시가와 화백이 제주의 느낌을 설명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언제와도 뭔가 발견되는 그런 기분이고, 제주도는 언제나 새로운 분위기죠.”

특히 그는 민속자연사박물관의 교육을 진행하면서 열정적인 제주인들의 모습에 반했단다.

“친절하고, 밝고, 마음과 마음이 가까운 걸 다시 한번 느낍니다. 원래 한국과 일본이 사이가 좋은 게 아닌가 그렇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니시가와 화백은 ‘제주도 자연과 문화 101경’이라는 그림을 통해 제주를 홍보하기도 했다. 2013년 4월에 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101경 전시를 열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제주와의 관계맺음은 꽤 된 편이다. 그가 제주와 관계를 맺게 된 데는 한 제주인의 역할이 컸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제주출신 손성국씨(대한상회 대표)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니시가와 화백은 손성국 대표와의 인연도 소개했다. 손 대표와의 만남은 2012년의 일이다.

“부산에 담채화 교실 수강생들과 여행을 왔다가 식당에 들렀는데 종업원이 식사 주문을 받질 못하는 겁니다. 그때 손성국 대표가 도와줬죠.”

니시가와 화백은 즉석에서 손 대표의 캐릭터를 그려줬고, 손 대표는 그걸 그냥 받을 수 없다며 밖에 나가서 양말로 값을 대신했다고 했다. 그 인연이 계속 이어졌다. 제주101경도 그렇게 탄생했다. 손 대표가 제주101경을 부탁했고, 니시가와 화백은 무려 8개월간 제주도내를 취재하며 101경을 만들어냈다. 그 101경은 제주 전시로 끝나지 않고, 일본어로 번역돼 홍보되기도 했다. 한일수교 50주년엔 민간인교류 모범사례로 방송까지 탔다.

니시가와 화백이 '제주101경'을 들고 있다. 그의 곁에 제주와의 인연을 만들어준 제주출신 손성국 대표가 있다. 미디어제주
니시가와 화백이 '제주101경'을 들고 있다. 그의 곁에 제주와의 인연을 만들어준 제주출신 손성국 대표가 있다. ⓒ미디어제주

니시가와 화백은 그걸로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작품을 민단에까지 적극 홍보하고 있다.

“오사카민단과도 접촉을 하고 있어요. 민단에 소속된 사람들이 ‘야! 이런 것도 있냐’라며 놀라워해요.”

그는 제주101경 일본어 책자에 자신을 ‘제주PR회 회장’이라고 소개를 한다. 그만큼 제주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올해는 제주4.3 70주년이다. 그는 사회적인 문제에도 관심이 많아 4.3평화관을 101경에 담기도 했다. 아울러 해녀 기획도 준비중이다. 해녀를 준비하는 이유는 있다.

“해녀는 제주사람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죠. 그걸 작품으로 남기고 싶어요. 제주해녀 70경을 만들 계획인데, 현재 1점만 완성됐어요.”

니시가와 화백은 담채화에만 몰두해왔다. 그의 담채화 교실은 모두 14곳이 된다. 제주를 포함하면 15곳이다. 제주에까지 담채화 교실을 두고 있는 그의 진짜 꿈이 궁금해진다.

“제주도 명예도민이 되고 싶죠.”

재차 물어봐도 제주도 명예도민이란다. 일본에서 자칭 제주PR회장이니 자격은 갖춰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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