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적으로 맞는 행태인지 판단하고 책임있는 모습 보여야”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 서귀포시 남원중계펌프장 내 하수처리 오수중계 배관 교체 작업 중 가스에 질식한 고(故) 부경욱 주무관이 사망한 날 자신의 팬 클럽 행사에 참석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제주지역본부(본부장 김충희, 이하 공무원노조)는 고 부경욱 주무관의 영결식 날인 28일 성명을 내고 지난 24일 자신의 팬클럽에 참석한 원희룡 지사를 비난했다.
이 날은 고 부경욱 주무관이 병원에서 숨을 거둔 날이다.
공무원노조는 성명을 통해 "지난 24일 오후 3시께 부경욱 주무관을 숨을 거뒀고 그로부터 2시간 뒤 원 지사는 동료 공무원이 숨진 병원이 아닌 자신의 팬클럽 행사에서 웃음 띤 얼굴로 참가자들을 만났다"며 "아무리 사전에 계획된 행사였어도 도정의 수장으로서 이런 행태는 함께 근무하는 공무원으로서 이해할 수 없다"고 힐난했다.
이어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희생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도정 책임자에게 강력히 요구한다"며 "명확한 사고원인 규명은 물론, 드러난 문제에 대해서는 감사위원회 등의 철저한 조사로 상응하는 책임을 묻고 필요 시 사법기관에 고발 조치 등을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이라도 안정적인 전문인력 충원, 이에 걸맞는 예산확보 및 전문교육 강화 등 현장 노동자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고인이 위험에 처한 도민과 동료를 살려내고 생을 마감한 당일 도정 최고책임자의 행태에 공무원 조직의 한 축으로서 자괴감을 느낀다"며 "숨진 동료를 뒤로하고 팬클럽에 참석한 행태가 도지사로서 도의적으로 맞는 행태였는지 판단하고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고인이 다른 공무원들의 귀감이 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고 유족의 슬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게 국가유공자로서 순직처리하고 의사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공무원노조는 "이번 참사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 내 안전의식 고취와 더불어 관습적인 안전 불감증을 개선해 나가는데 앞장설 것"이라며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도민과 함께 힘을 모아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한편 원 지사는 고 부경욱 주무관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사망한 지난 24일 오후 제주시 마리나호텔 웨딩홀에서 열린 팬클럽 모임 ‘프랜즈원’의 일일찻집 겸 호프 행사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