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지키지 못하면 남도 지킬 수 없다”
“자신을 지키지 못하면 남도 지킬 수 없다”
  • 문영찬
  • 승인 2018.02.19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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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찬의 무술 이야기] <17> 나 자신을 바로 세우고 지키는 것

지난 주 무술지도가 계획되어 있어 제주경찰서를 들렀다. 가기 전 경찰들의 무술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기에 여기 저기 자문을 구했다. 공통적으로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교육을 해달라는 얘기가 많았다.

무술적 기법을 배운다고 바로 사용할 수 있을까? 경찰들이 배운다는 호신술 교안 및 체포술 교안도 살짝 봐 보았다.

배운 것을 써 먹어본 적이 있느냐는 물음을 가끔 듣는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영화처럼 써 본적은 없다. 1년 전 쯤 데이트 폭력에 노출된 여성을 보호한 적은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갑자기 달려든 남성에게 그때 사용된 기술은 양어깨 잡기 호흡던지기였다. 상대도 나도 여성도 다치지 않게 상황은 종료 되었지만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무술이라는 학문은 상황을 이리저리 만들어 놓고 계속적인 반복을 통하여 자신의 습관을 바꾸는 커리큘럼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사람 저사람, 그리고 이런 저런 상황을 계속 설정하고 실전처럼 훈련한다.

그러나 그런 훈련을 했다고 해서 어떤 상황에서든 100%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요즘 핫한 이종격투기나 MMA 등도 그들만의 규칙을 정해놓고 반복적인 훈련을 하며 그 안에서 승부를 가린다. 허용되지 않는 규칙을 가장 적게 정했으니 거칠고 강한 기술들이 많이 보인다.

격투기 선수나 MMA 선수라해서 어떤 상황에서든 100%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위험하다. 경기장 안에서 또는 훈련 중에는 실전이겠지만 그것이 모든 실전을 대변하지는 못한다.

어찌 보면 경찰이 가장 치열한 실전의 최전방에 있는 것 같다. 가까운 파출소만 가 봐도 경찰이 대응 대처하는 상황은 정말 끔찍할 정도다.

교육 중에 경찰 한분을 선택하여 관절기로 제압하는 시범을 잠깐 보였다.

그랬더니 바로 “그렇게 하면 민원 들어옵니다.”

그렇다. 이게 실전인 것이다.

그래서 교육 방향을 바꾸었다. 자신의 몸을 다루고 보호하는 수신부터 상대방과 대치 시 안전한 위치 선정하는 법을 1순위 교육으로.

자칫 실무에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명분하에 폭력적인 기술을 사용하게 되면 작게는 민원부터 시작하여 크게는 범죄자로부터 고소 고발에 시달리게 된다.

그런 스트레스로 인해 경찰 관계자들의 대처가 소극적으로 변했을지 모른다.

실무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은 상대방과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상황을 살피는 능력과 순간적인 상대의 움직임 등에 의해 위험에 노출됐을 시 자신의 몸을 위험으로부터 좀 더 안전하게 만드는 방법이었다.

범죄자를 잡는 것은 경찰의 직무이니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러나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것 또한 자신의 직무만큼 중요한 일이다. 자신을 지키지 못하면 남을 지킬 수 없다.

나 자신을 바로 세우고 지키는 것! 이것이 실전인 것이다.

문영찬의 무술 이야기

문영찬 칼럼니스트

(사)대한합기도회 제주도지부장
제주오승도장 도장장
아이키도 국제 4단
고류 검술 교사 면허 소지 (천진정전 향취신도류_텐신쇼덴 가토리신토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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