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범죄 전력 놓고 볼 때 범행 장소만 ‘게스트하우스 내’로 추정
피의자 사망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 종결 예정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지금까지 제주 게스트하우스 여성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알려졌던 한정민(33)이 숨진 채 발견되며 사건의 전모가 미궁에 빠질 전망이다.
한정민은 14일 오후 3시1분께 충청남도 천안시 모 모텔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이날 피의자 사망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씨는 지금까지 뚜렷한 혐의가 발견되지 않은 사람을 일컫는 '용의자'로 표현돼 왔으나 경찰은 이날 범죄 혐의가 인정돼 정식으로 입건된 '피의자' 신분이라고 표현했다.
경찰은 한씨가 지난 11일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 받을 때부터 '살인' 피의자로 특정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한씨가 지난 11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 모 게스트하우스 인근 폐가에서 숨진 채 발견된 관광객 A(26‧여‧울산)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의 행적과 휴대전화 통화 등을 토대로 할 때 사망 시점은 지난 8일로 보고 있다.
A씨는 지난 7일 관광차 입도해 9일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8일부터 연락이 끊겼고 가족이 지난 10일 오전 실종신고를 했다.
A씨의 시신인 실종 신고 접수 하루만에 찾았지만 피의자 한씨마저 숨진 채 발견되면서 구체적인 범행 정황 등에 대해서는 파악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피의자가 사망해 A씨를 살해하게 된 동기와 경위, 범행 장소 등을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경찰은 다만, 한씨가 지난해 자신의 방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점을 놓고 볼 때 A씨를 살해한 범행 장소도 같은 곳으로 추정할 뿐이다.
한씨는 지난해 같은 게스트하우스서 술에 취한 여성을 상대로 준강간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제주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던 중이었고, A씨의 시신이 발견된 폐가와 A씨가 몰고 다닌 렌터카 등에서는 싸운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은 오리무중인 상태다.
제주경찰 관계자는 "현재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으나 앞으로 공범 여부에 대해서도 명확히 확인해 나갈 것"이라며 "A씨의 부검 결과가 나오면 범행 동기도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씨는 A씨에 대한 실종신고가 접수돼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 10일 오후 8시35분께 항공편을 이용, 제주를 빠져나가 14일 오후 숨진 채 발견되기 전까지 도주행각을 이어왔고 경찰은 지난 13일 한씨를 공개수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