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찾는 법
좋아하는 일을 찾는 법
  • 홍기확
  • 승인 2018.02.0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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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아빠의 특별한 감동]<154>

2016년 3월. 바둑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4승 1패로 격파했다. 2017년 5월. 알파고가 중국의 커제 9단도 3승으로 격파했다. 그리고 알파고는 은퇴했다. 아마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거둔 1승은 향후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거둔 유일한 승리로 남을 것이다.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에게 패배한 이후로 생각이 많아졌었다. 2년간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공부, 자녀교육, 삶의 태도를 어떻게 바꾸어야 할 것인지 맹렬히 천착(穿鑿)했다. 미래학 책 20여권을 읽고, 삶을 재설정하기 위해 50여권의 책을 추가로 읽었다.

하지만 끌려가는 듯했다. 내 의지와 다르게 세상의 흐름에 맞춰가는 것 같았다. 결국 고민이 거듭되었고 2017년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하지만 며칠 전 2018년의 계획을 기어코 세우고야 말았다.

팀 던럽은 『노동 없는 미래』에서 말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의문은 ‘로봇들이 우리 일자리를 빼앗아갈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싶은 사회는 과연 어떤 사회인가?’인 것이다.”

어려운 얘기부터 시작했지만, 결론부터 말해 본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 법은, 좋아하는 일을 찾을 때까지 닥치는 대로 이것저것 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은 고려하지 말고, 자신이 바라는 자신의 모습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나는 4차 산업혁명에서 기업 같은 ‘생산자’가 아닌, 소박한 ‘소비자’로 남을 것이다. 첨단기계니 뭐니 기업이나 열심히 만들라 하자! 나는 살짝 구입만 할 테다!

어느 술자리에서 20대가 하는 대화주제를 들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그런데 30대, 40대, 50대, 심지어 60대도 대화주제는 마찬가지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어떻게 하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부터 시작하면 되지 머.

시대가 변하고, 천지가 개벽해도 하고 싶은 일은 본인 스스로 잘 알고 있다. 다만 ‘하고 싶은 일’이 ‘해야 할 일’에 우선순위가 밀리고, 밀릴 것이라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밥벌이’가 직업(職業)이자 해야 할 일이라면, ‘좋아하는 일’은 천직(天職)이자 하고 싶은 일이다. 밥벌이로 돈을 얻는다면, 좋아하는 일은 만족을 얻는다. 다시 말해 좋아하는 일로 꼭 돈을 벌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어야 한다는 자기계발서의 주장이 문제고,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려 하는 순수한 착각이 문제다.

파레토 법칙, 혹은 20대 80 법칙이 있다.

개미의 사회구성원 100% 중에서 20%만 일을 하고, 80%는 논다는 것이다. 또한 백화점의 매출 중 상위 20%의 고객이 80%의 매출을 올린다.

더하여 앞서 말한 일하는 개미집단인 20%만을 모아 일을 시켜도 그중에서도 20%만 일을 하고, 80%를 논다. 마찬가지로 백화점 상위 20%의 고객 중 다시 상위 20%의 고객이 그들의 매출 80%를 올린다. 그래서 백화점에는 20%의 상위고객을 VIP로, VIP 중에서도 20%를 VVIP로 대우하여 차별화한다.

일도 마찬가지다.

나 같은 경우는 20%의 시간과 노력, 수고를 ‘밥벌이’에 배분한다. 그리고 나머지 80%를 ‘좋아하는 일’에 배분한다. 처음에는 50%, 50%였는데, 꾸준히 빠르게 일을 처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서 지금은 20%만 노력해도 밥벌이 정도는 잘 한다.

파레토 법칙처럼 20%의 밥벌이 시간에는 전력투구한다. 그리고 80%의 좋아하는 일은 설렁설렁한다. 어쨌든 100%의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니 가끔 지칠 때도 있지만, 하루 종일 잠만 자도 지치고, TV만 봐도 지치는 건 마찬가지다.

2018년의 계획을 세우며 ‘좋아하는 일’의 우선순위를 며칠 동안 적어보고 수정도 해 보았다. 많은 고민을 하고 철저하게 현실적으로 짜 보았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다 하고 싶은 걸 어떻게 하나?

그렇게 고민하던 중 아내가 보내온 글을 읽은 후 명쾌히 계획을 마무리했다. 그 글은 바로 내가 전에 쓴 글 이었다!

“ ‘날면 기는 것이 능하지 못하다’거나 ‘열두 가지 재주 가진 놈이 저녁거리가 간 데 없다’는 속담들이 있다. 선택과 집중이라고 한다. 약점을 보완하기보다는 강점을 더욱 키우는 것이 좋다고 한다. 다 시끄러운 얘기다.

해봐야 안다. 가봐야 안다. 인생의 막판까지 승부는 계속된다. 하나에 올 인하다가 피 본 사람 여럿 봤다.

바다에 그물을 던지는 어부가 물속에 있는 고기를 모두 낚으려는 생각을 할까? 다만 그물을 가능한 넓게, 최대한 멀리 던질 뿐이다.

이 놈 저 놈 어떤 놈들이든 잡히겠지.”

나의 2018년의 목표는 돌고 돌았지만 단순하다.

밥벌이를 하며, 여벌로, 하고 싶은 일을, 좋아하는 일을, 닥치는 대로 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이니 4차 산업혁명이니 나발이니 필요 없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면, 또 다른 일을 해보면 된다. 하고 싶은 일이라고 해 봤는데 하기 싫어지면 안 하면 된다.

자기가 산 물건도 어느 서랍에 있는지 잘 못 찾는다. 마음에 드는 옷을 여러 벌 사도, 안 어울려서 옷장 한 구석에 쳐 박힌 옷들도 많다. 못 찾으면 아내한테 물어보거나(그럼 바로 찾음), 찾을 때까지 짜증내면서 온갖 서랍들을 열어보면 된다. 옷장 한 구석에 박힌 옷들은 기부하거나 버려버리면 된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 법. 다시 말한다.

좋아하는 일을 찾을 때까지 닥치는 대로 이것저것 해보는 것이다.

뭐라도 걸리겠지.

 


 

평범한 아빠의 특별한 감동

홍기확 칼럼니스트

2004~2005 : (주)빙그레 근무
2006~2007 : 경기도 파주시 근무
2008~2009 : 경기도 고양시 근무
2010 : 국방부 근무
2010년 8월 : 제주도 정착
2010~현재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근무
수필가(현대문예 등단, 2013년)
서귀포시청 공무원 밴드 『메아리』회장 (악기 : 드럼)
저서 : 『평범한 아빠의 특별한 감동』, 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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