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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신화 팔아먹으려는 제주국가정원 조성 사업 중단하라”
“제주 신화 팔아먹으려는 제주국가정원 조성 사업 중단하라”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02.06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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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민예총 정책위원회, 물영아리오름 일대 국가정원 구상 중단 촉구
“짜맞추기식 스토리텔링으로 테마파크 건설하려는 발상” 지적도
제주도가 물영아리오름 일대에 제주국가정원 조성 사업을 추진,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물영아리오름 분화구에 물이 차있는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 홈페이지
제주도가 물영아리오름 일대에 제주국가정원 조성 사업을 추진,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물영아리오름 분화구에 물이 차있는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 홈페이지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에 있는 물영아리오름 일대에 제주도가 추진중인 국가정원 구상이 중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민예총은 6일 제주민예총 정책위원회(위원장 김동현) 명의로 낸 성명을 통해 “제주도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정원 구상은 환경적, 인문학적 재앙을 일으키는 무모한 사업”이라며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 제주국가정원 조성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 2차 중간 보고회에서 제주도가 물영아리오름을 ‘신화의 고장 제주도내 신령이 깃든 랜드마크’라면서 ‘전 세계 유일의 명소로 창조하겠다’는 장밋빛 구상을 꺼낸 데 대한 비판 성명이다.

이같은 구상에 대해 제주민예총은 “제주 신화와 그것을 탄생시킨 대자연을 바라보는 제주도정의 빈곤한 철학을 여과 없이 증명해주고 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물영아리오름의 경우 이미 람사르 습지로 지정 보호되고 있고, 인공의 때를 타지 않았기 때문에 천연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제주민예총은 도의 이번 구상에 대해 “물영아리오름을 제주도 신화의 메카로 둔갑시켜 국가정원을 빌미로 장소와 무관한 짜맞추기식 스토리텔링으로 테마파크를 건설하겠다는 발상”이라면서 “이는 제주 신화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태도이며, 개발의 명분을 얻기 위해 제주 신화를 파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제주신화역사공원 조성 사업이 정작 제주의 ‘신화’를 찾아볼 수 없는 ‘신화역사공원’이 돼버린 사례를 들기도 했다.

이어 제주민예총은 “제주 신화는 제주인들의 구체적 삶을 바탕으로 한 제주의 인문 자산”이라면서 “서귀포시 남원읍 일대에 풍부하게 산재한 지역의 신화와 민속 등 자산은 외면한 채 그럴듯한 언어로 포장해 제주 신화를 상업화하려는 시도는 제주의 인문자산을 아전인수격으로 왜곡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제주에서 오랜 세월 동안 신화가 전승돼온 이유는 자연과 사람이 공생하는 가치를 제주 사람들의 삶의 경험으로 체득했기 때문이라면서 “지금의 제주도정은 신화를 제주의 자연을 훼손하는 무기쯤으로 여기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또 제주민예총은 “신화를 비롯한 제주의 정신문화는 상당 부분 소멸돼 사라졌고 제주의 자연 또한 그 전철을 밟고 있다”면서 “신화를 앞세워 개발을 정당화하는 것에 불가한 제주국가정원 조성 기본계획은 취소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오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조성될 제주국가정원에는 ‘이공본풀이’, ‘삼승할망본풀이’, ‘세경본풀이’, ‘차사본풀이’를 테마로 자청비 정원, 할락궁이 정원, 서천꽃밭 정원, 강림차사 정원, 삼승할망 정원 등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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