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은 소유주와 협상 되지 않자 2016년에 아예 손 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옛 현대극장이 결국은 팔렸다. 현대극장을 지켜야 한다고 호소(제주시 “문화보다는 쓰레기 감시가 더 중요”-2018년 1월 5일자)했건만 먹히지 않았다. 현대극장을 사들인 주인공은 ㈜아라리오이다.
현대극장은 지난해 말 매물로 나왔다. 소유주는 행정과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현대극장을 매물로 내놓았다.
현대극장 매입은 아라리오 본사 관계자로부터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아라리오 관계자는 지난 1일 <미디어제주>와의 통화에서 “매입이 완료됐다. 회장님이 종종 (부동산을) 매입하는데 그 중의 하나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매입 일시와 금액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렇다면 현대극장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아라리오측은 답을 주지는 않았다. 매입은 했으나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통상적인 부동산 매입인지, 현대극장을 잘 꾸밀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뜻이다.
아라리오는 부동산 매입을 하며 뮤지엄 사업도 해오고 있다. 충남 천안과 중국 상하이에 갤러리를 개관한 데 이어, 2014년엔 고(故) 김수근의 작품인 공간사옥도 매입하며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를 개관했다.
아라리오는 제주에도 눈독을 들였다. 2014년 10월 아라리오 뮤지엄 탑동시네마, 동문모텔, 바이크샵을 개관했고, 2015년 4월에는 동문모텔 2도 문을 열었다.
그나저나 행정의 약속은 공염불이 됐다. 원희룡 지사는 2016년 4월 도의회 임시회 자리에서 “경제가 아무리 성장하더라도 역사와 기억을 만들 수 없다. 돈을 주고 새로 짓는 것과 현대극장은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했다.
제주시 역시 10억원을 주고 매입에 나서기는 했으나 원희룡 지사가 발언한 그 해에 매입자체를 포기해버렸다.
옛 현대극장은 이젠 아라리오의 손에 운명을 맡길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제주시 원도심 일대에 있는 뮤지엄처럼 변신을 할지, 아예 헐릴지는 아라리오만 안다.
정말 한심한 행정이 아닐까 싶어요.
도시재생사업은 왜 하는가를 묻고 싶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