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검 검찰시민위원회 역할 커진다
제주지검 검찰시민위원회 역할 커진다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8.02.0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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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기소독점주의 견제 차원 도입 지난 한 해 38건 심의
전년 24건 비해 58% 늘고 인원도 출범 때보다 20명 증가
‘시민 법 감정’ 고려…법적 문제없을 시 의견 대부분 수용
제주지방검찰청.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검찰청.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지역 형사사건이 늘어나면서 일반 시민의 법 감정을 묻고 이를 참고해 기소 여부를 판단하도록 한 검찰시민위원회 역할도 커지고 있다.

1일 제주지방검찰청에 따르면 검찰의 기소독점주의 견제를 위해 도입한 검찰시민위원회가 지난해 38건의 형사사건을 심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24건에 비해 58.3%(14건)나 늘어난 것이다.

검찰시민위원회에 회부되는 사건이 많아지면서 시민위원 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5월 18명이던 제주지검 검찰시민위원회 위원 수는 같은 해 12월 32명으로 증가했다.

2010년 8월 12명으로 시작한 검찰시민위원회 위원 수가 그동안 20명이 추가된 것이다.

검찰시민위원회는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사건을 시민들이 심의에 참여하고 재판에 넘길지(기소)에 대한 의견을 검찰에 제시하게 된다.

검찰은 특별히 법리적으로 어긋나지 않으면 시민위원회의 의견을 대부분 수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난해 제주를 떠들썩하게 했던 소방공무원 소방장비 구매대금 편취 사건의 경우 검찰은 시민위원회 의견을 반영해 처분했다.

검찰은 당시 수사과정에서 100명 이상의 소방공무원의 연루가 드러나 적정한 입건 범위 및 처분 등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며 일반 시민의 법 감정을 묻기 위해 시민위원회 안건으로 회부했다.

시민위원회는 예산이 부족한 소방당국의 현실 하에 회식비 마련을 위해 관행적으로 이뤄져온 일이지만 국가에산을 편취했고 국민 안전과 직결된 업무여서 더 엄격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시민위원회가 낸 의견은 계약 담당자 전원 입건, 편취액 500만원 이상 구공판(기소)이다.

제주지검은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13명 전원을 입건하고 8명은 불구속 기소, 5명은 약식기소했다.

시민위원회는 또 소방공무원이 구급차 운행 중 중앙선을 침범해 주행 중 마주오던 차량이 이를 피하며 돌담에 부딪쳐 차에 타고 있던 2명이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은 사안에 대해서도 기소 유예 의견을 제시했다.

소방공무원이 호흡 곤란자 구조 신고를 받고 응급출동 중이었고 피해 차량도 과속한 점, 집행유예 이상 형 선고 시 당연 퇴직 사유인 점이 고려됐다.

제주지검은 시민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해 기소유예를 결정했다.

제주지검은 그러나 지난해 보행보조용 전동휠체어에 탄 채 차도 횡단 중 차에 치여 사망한 사건은 시민위원회 의견과 다르게 결정했다.

시민위원회는 전동휠체어가 차도로 갑자기 나타났고 피의자가 유족과 합의한 점 등을 참작해 기소유예 의견을 냈다.

제주지검의 해당 사건 주임검사는 교통사고 사망사건임을 고려해 약식기소 처분했다.

제주지검 관계자는 “법리적으로 고도의 판단을 요구하는 사안보다 일반적인 사례에서 시민들이 상식적인 범위 내에서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듣고 기소 여부 등에 반영하고 있다”며 “시민위원회의 결론이 법적으로 크게 어긋나지 않는 이상 대부분 수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제주지검에 접수된 형사사건은 3만6014건으로 전년 3만8079건에 비해 5.4% 가량 줄었지만 2013년 2만7198건, 2014년 2만8967건, 2015년 3만3578건 등 최근 5년 동안 형사사건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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