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21:53 (금)
“만덕 정신을 담으려 했어요. 비판 있다면 수용해야죠”
“만덕 정신을 담으려 했어요. 비판 있다면 수용해야죠”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8.02.01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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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뮤지컬 ‘만덕’ 지휘한 제주시 문경복 문화관광체육국장

초연이면서도 호평…예술의전당 무대 올리고 ‘상설’도 계획
​​​​​​​“제주예술인 수준 올리고 그 바탕이 될 아카데미도 만들 것”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거상 김만덕. 조선 때 정조 임금을 직접 만나기도 하고, ‘의녀반수’라는 직위까지 오른 인물이다. 이젠 거상을 뛰어 넘어 나눔의 증표가 되고 있다. 그런 김만덕이 뮤지컬로 만들어졌고, 호평을 끌어냈다.

뮤지컬 ‘만덕’은 제주시가 의욕적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공무원이 개입됐으니, 공무원 스타일이 아닐까라는 편견이 있을 수 있으나 그걸 과감하게 털어냈다. 뮤지컬 ‘만덕’을 지휘한 문경복 제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을 만났다. 그는 ‘만덕’은 자신이 해냈다기보다는 고경실 제주시장의 아이디어라며 자신을 드러내는 걸 애써 감추려 했다.

호평을 받은 뮤지컬 '만덕'이 무대에 오른데는 고경실 시장의 몫이 컸다고 설명하는 문경복 제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 미디어제주
호평을 받은 뮤지컬 '만덕'이 무대에 오른데는 고경실 시장의 몫이 컸다고 설명하는 문경복 제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 ⓒ미디어제주

“시장님이 사회현상을 보면서 제주 정체성을 생각해보자고 했어요. 제주정신의 상징은 조냥과 나눔인데, 이런 상징이 바로 김만덕이죠. 제주의 정체성을 살리자며 시작한 게 뮤지컬 ‘만덕’이죠.”

뮤지컬 ‘만덕’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건 뭐니뭐니해도 돈이다. 겨우 지난해 본 예산에 2억원을 집어넣었다. 2억원은 많게 보이긴 하지만 뮤지컬을 만들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추경 때 5억원을 추가로 집어넣었다. 합하면 7억원이다. 혹자들은 그것도 많다고 했다. 정말 많긴 할까. 요즘 뮤지컬은 장면이 다르다. 이른바 ‘스펙터클한’ 장면을 보여주려면 많은 걸 가지고 있어야 한다. 바로 돈이 아닌가.

뮤지컬 ‘만덕’은 남경주 등 유명 배우를 섭외하면서 효과를 극대화시키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7억원이 아까운 건 아니다. 오히려 부족하다. 이걸 기회로 뮤지컬 ‘만덕’을 더 확장시킬 수 있는지의 여부가 더 문제이다. 문경복 국장은 그래서인지 ‘상설’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선진국을 가면 그 지역을 대표하는 공연이 있죠. 우리나라에도 많기는 하지만 순수 우리의 소재를 가지고 있는 건 많지 않아요. 제주도가 도민들과 관광객을 상대로 한다면 수준 높고 완성도 있는 뮤지컬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문경복 국장은 뮤지컬 '만덕'의 상설화를 꿈꾸고 있다고 한다. 그 시작점으로 예술의전당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제주
문경복 국장은 뮤지컬 '만덕'의 상설화를 꿈꾸고 있다고 한다. 그 시작점으로 예술의전당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제주

그게 바로 ‘만덕’이라고 문경복 국장은 강조했다. 우여곡절 끝에 예산을 확보했고, 그 과정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젠 전국화이면서 세계화의 과정이 남았다고 한다.

“전국에 알려지면 ‘만덕’의 위상도 높아질 겁니다. 그 다음은 상설화 과정이죠.”

뮤지컬 ‘만덕’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공연장인 예술의전당 무대를 노리고 있다. 조만간 일정이 확정된다. 그만큼 예술의전당 공연은 성사됐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뮤지컬 ‘만덕’을 바라보는 예술인들의 관점은 어떨까. 뮤지컬 ‘만덕’은 제주에서 5차례 초연됐다. 이 자리엔 제주출신인 고학찬 예술의전당 이사장도 참관을 했고, 대국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배성혁 집행위원장도 얼굴을 비췄다. 그들은 초연이지만 완성도 높은 작품에 호평을 보냈다.

다만 뮤지컬 ‘만덕’은 제주의 것을 담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김만덕 이야기를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뜻일테다. 문경복 국장은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피력했다.

뮤지컬 '만덕'의 한 장면. ⓒ제주시
뮤지컬 '만덕'의 한 장면. ⓒ제주시

“뮤지컬 ‘만덕’은 창작입니다. 실제 그대로 제주 이야기를 담는다면 그건 다큐멘터리여야 하죠. ‘만덕’은 정신을 담은 겁니다. 완성도를 인정받기는 했으나 개선할 점이 있거나 비판을 받아야 한다면 겸허히 받아들여야죠. 모자란 게 무사 어시쿠과. 예술의전당에 올릴 땐 더 보완해서 올려야 하니까요.”

그러면서 그는 후임 시장이 오더라도 ‘만덕’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설무대에 올려지는 ‘만덕’은 꿈만은 아니다. 상설무대가 만들어지면 제주지역의 문화예술 수준도 업그레이드된다. 그러려면 배우도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제주도내 예술인을 키우는 아카데미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청년들이 뮤지컬 ‘만덕’을 펼쳐보이는 꿈 아닌, 꿈을 기대하고 있다. 20년, 더 빠르면 10년 후에는 수준 높은 제주출신 배우들이 펼치는 ‘만덕’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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