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7:37 (목)
“희생 속에 핀 제주 4.3, 죽음에서 부활로”
“희생 속에 핀 제주 4.3, 죽음에서 부활로”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01.19 15: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천주교회, 제주교구 중심으로 다양한 공동사업 마련
주교회의 민화위‧정평위, 제주교구 공동 70주년 기념사업

4.3 기념주간 부활절에 맞춰 주교회의 명의 담화문 발표 예정
천주교 제주교구 제주4.3 70주년 특별위원회 기자간담회가 19일 오전 제주교구청 2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 미디어제주
천주교 제주교구 제주4.3 70주년 특별위원회 기자간담회가 19일 오전 제주교구청 2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한국 천주교회가 제주4.3 70주년을 맞아 제주교구를 중심으로 4.3에 대한 신학적 성찰과 함께 화해와 상생의 길을 도모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에 나선다.

천주교 제주교구 제주4.3 70주년 특별위원회는 19일 오전 교구청 2층 대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 ‘희생 속에 핀 4.3, 화해와 상생으로 – 4.3 죽음에서 부활로’라는 슬로건과 함께 지난해 주교회의를 통해 확정된 제주교구와의 공동 사업과 교구 차원의 70주년 기념 사업 내용을 소개했다.

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와 정의평화위원회, 제주교구가 함께 진행하는 공동 사업은 우선 다음달 22일 명동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열리는 4.3 7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이 있다.

심포지엄에서는 강우일 주교의 기조강연과 ‘4.3의 역사적 진실과 한국 현대사에서의 의미’(박명림 교수), ‘4.3의 철학적‧역사적 의미’(김상봉 교수) 주제발표와 토론이 진행된다.

4.3 70주년 기념 주간이 시작되는 4월 1일에는 부활절을 맞아 주교회의 명의로 된 70주년 부활 담화문 또는 특별 담화문 발표가 예정돼 있다.

오는 3월초 춘계 주교회의에서 논의되는 발표문에는 4.3 70주년을 추념하면서 남북 통일과 남남 화합을 염원하는 메시지가 담겨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인권‧평화‧화해‧용서’라는 제주 4.3이 지닌 가치를 신자들의 삶과 신앙에 연결시키기 위한 신앙 실천지표와 기도문을 배포하고 4.3 70주년 기념 영상자료를 제작해 평화방송을 통해 전국 교구에 배포할 예정이다.

특히 4.3 70주년 기념주간을 정해 무지개 혁신 7일 기도 바치기 외에도 정평위 주관으로 명동성당에서 추념 미사를 갖고 광화문에서 열리는 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 주최 국민 문화제에도 합류하기로 했다.

아울러 전국의 청년‧학생들을 제주에 초청, 4.3의 평화 메시지를 전국에 홍보하는 ‘4.3평화 신앙 캠프’를 개최한다.

제주교구 차원에서도 9~10월 중 남부지구 신앙대회를 다크투어리즘 형식으로 중문 지역 5곳의 학살터 순례행사로 치르고 5월 교구 성모의 밤 행사를 4.3평화공원에서 개최, 제주 지역사회의 아픔을 함께 하고 4.3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남부지구 신앙대회는 4.3 당시 학살터 자리에 세워진 중문성당과 천제연 학살터 등을 돌아보는 순례 행사로 진행되며, 순례에 사용한 십자가는 중문성당에 기증, 설치하기로 했다.

제주교구 제주4.3 70주년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문창우 주교가 특위 발족 배경과 주교회의 민화위, 정평위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올해 70주년 기념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교구 제주4.3 70주년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문창우 주교가 특위 발족 배경과 주교회의 민화위, 정평위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올해 70주년 기념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문창우 주교는 “4.3이 제주의 사건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70주년을 맞아 어두웠던 지난 날을 공감하면서 천주교 신자로서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남부지구 신앙대회 순례 장소 중 한 곳인 중문성당에 대해 “일제시대에는 신사 터였고 4.3 당시 71명의 중문 지역 주민들이 학살당한 곳”이라면서 “주민들이 천제연에 물을 뜨러 다니면서도 두려워했던 장소에 세워진 성당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문 주교는 신학교에서 ‘제주도의 한(限)에 관한 신학적 고찰’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이재수의 난에 대한 연구를 통해 천주교와 지역 사회가 화합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한 바 있다.

임문철 신부는 “(이재수의 난 때)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였던 천주교회와 유족, 시민단체 사회학자들이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면서 협력하자는 선언이 있었는데 지역사회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문 주교가) 그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하셨던 분인 만큼 앞으로도 4.3에 대해 신학적, 사목적으로 계속 관심을 갖고 제주교구를 이끌어나가실 것”이라고 소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