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성산 제2공항, 폭설 때 제주공항 마비 해법 될 수 있나?
성산 제2공항, 폭설 때 제주공항 마비 해법 될 수 있나?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01.13 12:3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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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窓] 국토부, 제2공항 필요성 역설 엉뚱한 보도자료 ‘빈축’
제주공항 확충 타당성 검토, 풍속‧안개와 달리 적설량은 미포함
지난 11일 오후 활주로 제설작업이 이뤄져 항공기가 제주공항에 착륙하고 있는 모습. ⓒ 미디어제주
지난 11일 오후 활주로 제설작업이 이뤄져 항공기가 제주공항에 착륙하고 있는 모습.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지난 11일 폭설로 인한 활주로 폐쇄 조치가 내려지면서 제주에 발이 묶인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은 것과 관련, 국토교통부가 해명 자료를 통해 활주로 폐쇄 조치가 불가피했다는 점을 설명한 것을 두고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국토부가 12일 내놓은 보도자료의 말미에 엉뚱하게 제주 제2공항 건설 추진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입장을 내놔 빈축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폭설로 인한 제주공항의 상황을 제주에 제2공항이 필요하다는 근거 논리로 삼는 것은 실제 제주 상황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토부는 보도자료에서 우선 이번 활주로 폐쇄 조치가 제설 장비와 시설 부족 때문이 아니라는 해명을 내놨다. 제주공항의 시설 구조와 기상 조건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또 제주공항의 경우 김포공항이나 김해공항과 달리 활주로가 1개여서 강설로 활주로 결빙이 발생하면 제설 작업을 위해 활주로가 폐쇄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활주로가 2개인 경우 교대로 활주로 제설작업이 진행돼 항공기 운항이 가능하다”면서 제주공항에는 보조 활주로가 있지만 길이가 짧아 중‧대형 기종은 착륙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토부는 11일 활주로 폐쇄 조치와 관련, “윈드시어(순간 돌풍) 특보가 계속 발효중이었고 오전에는 시정까지 매우 불량한 상황이었다”면서 안전을 확실하게 담보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했다고 활주로 폐쇄가 안전 운항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음을 강조했다.

제주공항이 활주로 용량 대비 교통량이 많이 지연, 결항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교통이 혼잡한 상황에서 제설 작업 등 추가 지연 변수가 겹쳐 상황이 악화된 측면도 있다고 상세한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 대목에서 국토부는 활주로 1개인 제주공항이 가장 혼잡한 수준이라며 활주로가 2개인 김포공항보다 교통량이 많다는 점을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해가면서 비교 설명했다. 하루 평균 교통량이 제주공항 419대, 김포공항 374대이며 활주로 3개인 인천공항의 경우 하루 교통량이 1032대라는 것.

이어 국토부는 지난 2016년 1월 폭설을 겪고 난 뒤 제설장비와 시설을 보강했지만 공항의 구조적인 한계 극복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항변했다.

2년 전 대규모 결항 사태 후 고속송풍기 1대와 다목적 제설차 1대를 신규로 구입했고 노후된 제설차 2대를 교체하는 등 장비를 보강했으며, 제‧방빙 시설도 2곳에서 4곳으로 늘렸다면서 일부 언론 보도에서 지적한 제설 장비나 시설 부족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해명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참고로 정부에서는 이러한 제주공항의 용량 한계에 따른 교통 혼잡, 안전사고, 국민 불편 등을 해결하고자 제주 제2신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토부의 이같은 논리는 제2공항 예정지인 이번에 성산 지역이 평년에도 도내 다른 곳보다 적설량이 많다는 점에서 제2공항의 입지를 성산지역으로 정한 논리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공항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부분과 제주 제2공항의 입지를 성산 지역으로 정한 부분은 엄연히 분리해서 타당성이 검토돼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제주 사람들은 제주에서도 동부 지역, 특히 성산‧구좌 지역이 다른 곳보다 눈이 더 많이 온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안다. 실제로 기상청 자료를 보면 제주 동부지역인 성산의 경우 지형적인 영향으로 평년에도 눈과 강수량이 많은 곳이다.

성산 지역의 평년 적설량을 고려하면 제2공항이 성산에 들어선다면 폭설로 인한 결항 사태가 기존 제주공항보다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구나 국토부의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도 바람과 안개 등 기상 요인이 중요하게 다뤄진 것과 달리 적설량은 포함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 관계자도 <미디어제주>와 전화 통화에서 “이번 폭설에도 제주공항의 적설량은 고작 6㎝였지만 성산 지역은 22.5㎝의 적설량을 기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폭설로 인한 제주공항 활주로 폐쇄와 운항 중단 사태를 핑계로 제2공항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홍보전을 펼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11일 제주공항 활주로에서 제설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
지난 11일 제주공항 활주로에서 제설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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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2018-01-14 21:40:57
기사는 객관적 사실을 보도해야 하고, 기자의 사견이나 일부인들의 이견이 맞는것처럼 쓰는것은 기사가 아니다. ㅉㅉ. 반성하고 공부좀 하시길

비회원 2018-01-17 08:51:55
객관적인 사실로, 성산지역과 제주공항지역의 연평균 적설량을 조사해보고 기사를 써야하지 않을까요?
단지 하루이틀 성산지역 눈이 더 많이 왔으니 성산공항의 겨울철 운항에 문제가 더 많을 것이라고 하는건 너무 억지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