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 지지기반‧세력 등 제대로 방향 잡았는지”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과 연계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재신임 당원 투표 결과 지난 31일 재신임이 결정됐다.
이에 따라 양 당의 통합이 속도를 낼 전망으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 정가에도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
하지만 제주지역 바른정당 소속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양 당의 통합에 부정적인 견해여서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달 28일 가진 제주도인터넷기자협회(회장 이승록)와의 대담에서 자신이 속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 추진에 반대의 뜻을 피력했다.
대담 당시 양 당의 통합 추진과 관련한 안철수 대표의 재신임 투표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원 지사의 이야기 속에서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원 지사는 ‘결과에 따라 합당하게 태도를 결정하겠다’는 전제하에 “보수가 혁신돼야 한다고 해서 새누리당을 탈당, 바른정당에 합류했는데 보수의 혁신과 그것을 해낼 수 있는 현실적인 지지기반 결집, 세력의 확장성 등의 부분에서 제대로 방향을 잡고 노력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른정당과 국민의 당이 이런 식으로 통합한다면 그 부분을 동의할 수 있을지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보수’로 대변되는 대구‧경북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둔 바른정당과 호남의 지지기반을 중심으로 한 국민의당의 통합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원희룡의 정치‧원희룡의 길 전면적으로 다시 성찰해야 할 때”
바른정당 도의원 자유한국당 입당 추진은 “각자의 소신 존중”
원 지사는 또 내년 지방선거 출마와 관련 ‘양 당의 통합이 본인의 재선 출마 여부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질문에 “원래 바른정당으로 합류했을 때의 ‘보수 혁신’이, 바른정당 속에서 동지들과 함께하겠다고 한 상황 자체가 바뀌는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단순히 지방선거를 떠나 원희룡의 정치와, 원희룡의 길에 대해 전면적으로 다시 성찰하고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정당 선택에 대한 고민에서도 “새누리당 때나, 바른정당 때나 건강한 보수로서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 내가 정치를 하는 이유이고 방향성”이라며 “새누리당이냐, 바른정당이냐는 하나의 상황이다. 탄핵 당시 바른정당이 축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현재까지 변한 게 없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바른정당이) 국민의당과 합치게 된다면 ‘보수 혁신’이라는 나의 뜻과 방향에 대해 앞으로 더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점검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바른정당 소속 제주도의회 의원 일부의 자유한국당 입당 추진에 대해서는 “도의원 각자 상황과 소신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존중한다”면서도 “바른정당에 합류할 때 혁신 보수의 뜻을 갖고 나왔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큰 틀에서, 그 점은 끝까지 할 것이라 믿는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