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나 자신이 주인공 되는 책을 만나보세요”
“중학생 나 자신이 주인공 되는 책을 만나보세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12.27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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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개마을 아이들] <10> 기획을 마치며

결과물을 4명의 중학생 저자가 되는 책자로 발간
겨울방학 중 책 제목 작업과 지도 그리기 등 완성
다음엔 제주역사체험 활동 만들어달라는 요구도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누군가 어떤 일을 하게 되면 결과물을 내놓은 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 그러지 않고 열심히 활동을 했음에도 문서 한 장 없다면 어떨까. 자랑삼아 내놓기가 부끄럽다. 곰곰이 생각하다가 떠오른 건 책이었다.

책은 읽히는 걸 전제로 한다. 하지만 읽히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아울러 자신이 해낸 활동을 제대로 된 책으로 펴낸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봉개마을 아이들을 만난 건 2016년이다. 올해가 2년째가 된다. 지난해는 여름철 잠깐 만났으나, 올해는 다르다. 이유는 ‘책 발간’ 때문이다.

동아리 ‘봉개마을 아이들’은 봉아름작은도서관과 함께해오는 활동이다. 작은도서관의 연락을 받고,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해주겠다고 선뜻 약속을 해버렸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도움도 컸다.

지난해는 글쓰기 과정이었고, 올해는 한 단계 더 격상됐다. 바로 마을 알기 프로그램이었다. 마을을 알기 위한 프로그램에 아이들을 참여시키는데 그 학생들을 위한 교육을 해달라는 취지였다. 남을 가르치는 건 쉽지 않다. 더욱이 “나를 따르라”라는 식은 더 위험하다. 눈을 맞추고, 스스로 따라오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들의 관심도를 높이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그만 입에서 “책이다”라는 선언을 해버렸다.

책을 만들자고 먼저 아이들에게 제안했다.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자신이 글쓴이가 된 책이 나온다고 하니 정말 눈빛은 달라졌다. 중학생의 나이에 자신이 저자인 책을 받는 심정은 어떨까. 그러다 보니 올해 여름철 시작한 프로그램은 겨울까지 이어지고 있다.

매주 만나기도 한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 오는 아이들이 참 인상 깊다. 착하기도 하다. 주말에 자기 시간을 쪼개는 일은 중학생들에겐 너무 어렵다는 걸 안다. 아이들과 한창 놀 때이고, 공부라는 올가미에 씌워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저런 사정을 헤치고 참여하는 아이들이다.

알아간다는 건 무조건적인 지식습득으로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 왜냐하면 지치기 때문이다. 차근차근 알아가는 과정은 그래서 중요하다. 봉개동에 첫 자리를 틀었다는 고이지라는 인물을 아이들이 알 턱이 없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은 고이지 무덤과 조선시대 제주 한학의 거봉이던 명도암 김진용 선생도 알게 됐다.

차근차근 기억은 쌓인다. 그래서일까. 이번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를 물어본 결과 모두 ‘좋다’였다.

'봉개마을 아이들'이 만들어낸 책자가 내년 초에 나온다. 책자에 담길 지도를 열심히 그리고 있는 아이 모습. 미디어제주
'봉개마을 아이들'이 만들어낸 책자가 내년 초에 나온다. 책자에 담길 지도를 열심히 그리고 있는 아이 모습. ⓒ미디어제주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으로는 마을답사와 지도그리기였다. 지도그리기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기초 작업을 통해 책자에 담아내게 된다.

이런 프로그램이 다음에도 있다면 참여하겠다는 아이들이다. 다른 친구들에게도 소개를 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올해 참여 학생은 4명이다. 아이들은 이 문제를 콕 집어냈다. 봉개동의 더 많은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주문이었다.

어떤 활동을 하면 아이들의 참여를 끌어낼까. 하루를 신나게 노는 프로그램이라면 좋으련만. 그렇게 만들려면 바깥활동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제주역사체험 활동은 어떨까. 설문에서 아이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이 이런 종류였다.

봉개마을 아이들은 겨울방학 중에 책 만들기 작업을 할 계획이다. 제목을 무엇으로 정할지, 순서는 어떻게 할지, 내용에 더 추가하고 싶은 것 무엇인지 등등을. 4명의 아이들이 저자인 책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세상에 얼굴을 내밀까. 참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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