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에어컨을 팡팡 돌려도 전기세 걱정없는 마을이죠”
“여름철 에어컨을 팡팡 돌려도 전기세 걱정없는 마을이죠”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12.25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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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개마을 아이들] <8> 동회천 알아보기

회천쓰레기매립장 보상으로 마을 발전소 가동 효과
고려 때부터 사람들 거주…600년 넘는 역사를 지녀
‘쌍둥이 골목’이 있다는 사실에 봉개마을 아이들 ‘깜짝’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제주시 봉개동 다섯 개 마을 가운데 동회천을 향하는 날은 비날씨였다. 현장답사를 해야 하는 날이었으나 비날씨 때문에 동회천 마을회관에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동회천은 봉개 본동에서는 북쪽으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이다. 마을은 작지만 공동체가 탄탄하다는 게 특징이다. 지난 2013년엔 마을의 역사를 담은 아주 알찬 향토지인 <새미>를 펴내기도 했다. 김재호 마을회장으로부터 동회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동회천 마을에서 펴낸 황토지 '새미'. 미디어제주
동회천 마을에서 펴낸 황토지 '새미'. ⓒ미디어제주

동회천은 신석기유적이 발굴된 지역이다. 도련으로 향하는 도로가 개설될 때 문화재 지표조사를 하면서 유적이 드러났다고 한다. 신석기 초기에 해당하는 집터가 발견되기도 했다고 마을회장은 전했다.

실제 역사에 등장하는 건 ‘천미(泉味)’라는 말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340년 전의 지도에 그런 기록이 나온다. 조선시대에 마을이 있었다는 뜻이 된다.

하지만 마을회장은 더 오랜 시기에 마을이 구성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로 ‘역적수월’이라고 불리는 숲 때문이었다.

역적수월은 화천사 뒤에 있는 숲을 말한다. 7000평은 됨직한 널따란 숲은 다름아닌 곶자왈이다. ‘역적수월’에서 ‘수월’은 숲이라는 제주어다. 그런데 수월 앞에 ‘역적’이 붙어 있다. 역적은 반역을 저지른 사람이라는 뜻인데, 왜 그런 단어가 붙었을까.

역적수월은 원래는 새미수월이었다고 한다. 고려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는데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들어오면서 두 임금을 모실 수 없다는 ‘불사이군’을 외친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동서로 오고 가는 진상품을 빼앗곤 했다고 한다. 그 본부가 새미수월이었고, 조선의 입장에서는 역적이었기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고려 입장에서보면 충신이었고, 조선에 바치는 조공을 약탈한 셈이 된다. 그런 연유를 따지면 동회천의 역사는 600년까지 올라간다.

화천사에 있는 다섯 개의 돌불상도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 다섯 개여서 ‘오석불’로 불리는데, 동회천 사람들은 여기서 마을제를 지낸다. 마을제는 원래 유교식이다. 매년 한차례 치르는 마을제에 빠질 수 없는 게 육고기이다. 석불제엔 육고기를 올리지 않는 걸 보니 불교식 색채도 있는 모양이다.

또한 석불제라는 마을제와 함께 아주 큰 당제가 열린다. 하로산당이라는 당제로, 1년에 두 번 만나게 된다. 마을회장의 말을 들으니 자신이 어렸을 때 무척 크게 치렀다고 한다.

요즘 제주도는 그야말로 사람들이 찾는 섬이 됐다. 마을마다 공사장이다. 집도 많이 들어선다. 동회천에도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예전 마을사람들의 힘으로 회천분교를 만들었는데,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한때 학생수가 100명을 넘었다고 한다. 학교가 새로 만들어지기를 기대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 됐다.

동회천은 특이한 건 마을발전소를 통해 전기를 공급받고 있다. 집집마다 태양광 시설을 들여놓았고, 회천쓰레기매립장 보상금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덕분에 전기세 걱정은 없다. 올해 더운 여름에 에어컨을 팡팡 가동했음에도 여름철 전기요금은 한달 기준으로 6000원에서 7000원에 불과했다고 한다.

동회천은 또 마을회관에 사무장을 두는 몇 안 되는 곳이다. 사무장을 두려면 급여를 줘야 한다. 바로 발전소 운영으로 얻은 수익금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한다.

마을회장의 말을 들으며 특이한 것 하나를 알게 됐다. 아이들도 마냥 신기했다. 바로 ‘쌍둥이 골목’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 골목은 여덟 집이 쌍둥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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