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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전문 미디어, ‘마을 공화국’ 실현 위한 네트워크 역할”
“마을 전문 미디어, ‘마을 공화국’ 실현 위한 네트워크 역할”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12.21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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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인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마을자치와 마을미디어’ 발제 통해 강조
“청와대 읍면동장 주민선출제 구상, 정치권 반발‧언론 무관심으로 무산” 지적
‘마을자치와 마을미디어 개선을 통한 대안 모색’을 주제로 한 제1회 마을공화국 포럼이 21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열렸다. ⓒ 미디어제주
‘마을자치와 마을미디어 개선을 통한 대안 모색’을 주제로 한 제1회 마을공화국 포럼이 21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열렸다.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일상의 촛불’ 역할을 하게 될 마을 전문 미디어를 통해 ‘마을 공화국’ 실현을 위한 제주특별법 개정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열린 ‘마을자치와 마을미디어 개선을 통한 대안 모색’ 토론회에서 신용인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마을자치와 마을미디어’를 주제로 한 발제를 통해 내놓은 제안이다.

신 교수는 ‘제주에서의 마을공화국 실현 방안과 마을미디어의 필요성’이라는 부제로 발표한 발제를 통해 우선 자신이 주창한 ‘마을공화국’에 대해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마을 주민 모두가 자유와 평등을 누리면서 존엄하고 행복한 삶을 보장받는 마을자치공동체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정치적으로는 중앙집권이 아닌 마을원권을, 경제적으로는 돈벌이 경제가 아닌 살림살이 경제를, 문화적으로는 소비문화가 아닌 생태문화를 지향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같은 ‘마을공화국’을 주장한 대표적인 인물로 인도 독립운동의 지도자인 마하트마 간디의 사례를 들었다.

간디가 인도의 70만 개 마을에 각 주민들이 선출한 5~11명의 판차야트 위원으로 정부를 구성, 마을공화국 건설을 제안하면서 각 마을공화국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생활영역에서 고도의 자치를 누리며 자급자족을 실현한다는 구상을 제주에서 실현해보자는 제안인 셈이다.

마을공화국의 구성 원리로 추첨선발제, 보충성의 원리, 연방주의 등 3가지를 제시한 그는 도내 43개 읍면동을 마을공화국으로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우선 현행 주민자치위원회를 마을정부로 격상시키고 읍면동 대표기관인 제주특별자치도 민회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그는 청와대가 지난 8월 11일 문재인표 첫 번째 사회혁신 구상으로 2018년부터 읍면동장 공모제와 주민선출제를 시범 도입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발표 내용을 소개했다.

청와대가 예시로 든 읍면동장 주민선출제를 보면 해당 읍면동 주민 1000여명으로 주민추천인단을 구성, 투표를 통해 1‧2위 후보를 선출해 지방자치단에 인사위원회에 결과를 제출, 임명권자가 주민 의사를 존중해 1위 후보를 임명하는 제도다.

하지만 기득권 상실을 우려한 정치권의 심한 반발과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결국 행정안전부가 읍면동장 주민선출제와 공모제 모두 혁신 읍면동 사업에서 제외시켰다.

이에 대해 그는 “청와대 의지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외면으로 읍면동장 주민선출제는 전혀 공론화되지 못하고 무산되고 말았다”면서 최근 일도2동 주민자치위원회와 12개 자생단체가 동장 주민선출제를 일도2동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할 것을 청원한 것을 두고 “전국 최초로 풀뿌리 단위에서 동장 주민선출제를 공식 요구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사건인데 제주 지역 언론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 이 역시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제주 지역에 제대로 된 마을 전문 미디어가 하나라도 있어 읍면동장 주민선출제를 기획특집으로 다루면서 풀뿌리 자치를 구현하는 선진국의 사례와 비교하고 필요성과 찬반 양론에 대해 심층 보도했다면 지금처럼 읍면동장 주민선출제에 대한 여론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채 그냥 묻혀버리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그는 “제주에서 43개 읍면동 마을공화국을 제도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공론화 과정을 통해 여론이 형성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지난 8월부터 미디어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제주마을미디어협동조합’이 창립된다면 마을공화국 이슈를 공론화하고 마을네트워크 형성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토론자로 나선 마을미디어 ‘성산포 소도리’의 김현지 편집국장은 마을신문을 만들면서 자신이 나고 자란 마을을 떠나 있었던 5년이라는 시간을 메꿔보려 노력중인 상황을 소개하면서 “마을미디어는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오한흥 옥천신문 발행인도 1989년 9월 30일 군민주 방식으로 창간해 28년째 어엿한 마을신문으로 자리잡은 옥천신문의 성공 사례를 소개하면서 초창기부터 지켜왔던 △기자들의 광고 수주 및 구독자 확보 관련 의무부담 배제 △기성언론의 불합리한 관행으로부터 벗어나기 △편집권 독립을 통한 건강한 신문 제작 △명절을 제외하고 단 한 번의 결호 없는 신문 △광고영업직 사원의 고정월급제화 등 원칙을 설명했다.

한재림 제주주민자치포럼 집행위원장은 “풀뿌리 주민자치 실현은 읍면동장 주민선출제 실시로부터 시작된다”면서 읍면동을 기초자치단체로 전환시킴으로써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제주, 제주대 리걸클리닉센터가 공동 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제주마을미디어협동조합 준비모임 주관하는 제1회 마을공화국 포럼으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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